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미디어 스타트업 ‘디에디트’
하경화·이혜민 공동대표
독자들에게 정보와 재미 주려
콘텐츠 재가공에 아낌없이 투자
미디어도 캐릭터가 중요해진 시대
신문사들, 스타 기자 적극 키워야


최근 핫한 미디어 스타트업인 ‘디에디트’의 창업자이자 CEO인 하경화 이혜민 공동 대표를 만났다. 디에디트는 IT 등 테크분야 제품을 주로 리뷰하는 미디어지만 유튜브 채널은 한편의 예능을 보는 것 같은 재미가 있다. 독자들도 에디터들이 쓴 기사에 열광하는 팬덤현상까지 보인다. 창업한지 두 달도 안돼 미디어스타트업을 주로 투자하는 메디아티에서 투자도 받았다. 이들을 만나 디지털 세대 독자들을 어떻게 공략하고 ‘취향저격’ 콘텐츠들은 어떻게 만드는지 들어봤다.

- ‘사는 재미가 없으면 사는 재미라도’라는 슬로건이 재미있다. 누가 만들었나.
이혜민 대표(이하 이) : 하경화 대표가 만들었다. 사이트를 만들 때 저희가 만들려는 것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소비재를 다루는 미디어라 ‘사는 것’(Buy)에 대한 재미와 ‘산다는 것’(Live)에 대한 재미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 영상이 무척 재미있다. 편집 실력이 공중파 TV를 능가하는 수준이던데. 
이 : 편집에 공을 많이 들이는 편이다. 영상을 만드는 것과 관련해 직접 하는 것은 없다. 기획하고 출연만 한다. 촬영과 편집을 해주는 직원이 따로 있다. 초반엔 외부 프로덕션을 주로 활용하다가 올해 들어 PD를 새로 뽑았다.
- 네이버 인스타그램 등 여러 채널들을 잘 활용하던데 채널별 특화 전략이 있나   
이 : 초반에는 ‘쓰고 싶은 글을 쓰자’라는 생각에 순진한 마음으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누구든 보러 와줄 거란 정말 순진한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콘텐츠라는 게 물이 흐를 길이 없으면 유통이 안 되는 걸 절감했다. 아무리 좋은 걸 써도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그때부터 제휴할 곳을 찾아다녔다. 네이버포스트도 그때 시작했다. 카카오브런치, 1Boon 등 제휴할 수 있는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하려 했다. 콘텐츠에 공을 들이다 보니 자연스레 여기저기서 많이 연락 왔다. 이후 믿을 만한 플랫폼 중심으로 콘텐츠를 유통하기 시작했다.
하경화 대표(이하 하) : 채널을 다각화하려고 한다. 카카오를 보는 독자가 있고 네이버,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독자가 다 다르다. 독자들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찾아가야 된다고 본다. 그것이 콘텐츠 만드는 사람들이 해야 되는 기본적인 의무라 생각한다. 우리의 전략은 딱 하나다. ‘어떤 플랫폼이든 올인하지 말자’라는 것. 무리해서라도 다각화에 노력하고 있다. 페이스북 사태에서 보듯 페이스북에만 의존했던 미디어들은 힘들어하고 있다. 디에디트는 페이스북 기반이 아니라 크게 타격은 받지 않았다. 특정 플랫폼에 의존하기보다는 웹사이트 중심으로 가려고 한다. 
- 좋은 포인트다. 사실 전통 미디어들이 네이버 의존도가 지나치게 큰 것이 문제이긴 하다.    
이 : 3년 정도 일하다 보니 다른 채널들은 콘텐츠가 흐를 수 있는 ‘유통’일 뿐이고 중심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이트가 있으면 사이트가 중심이 된다. 생각보다 사이트에 직접 방문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사실 콘텐츠는 일주일에 5~6개 정도가 올라가는데 그걸 매일매일 보러 온다. 일과처럼 찾는 독자들에게 감사하다.
- 유튜브는 마치 인기 예능을 보는 것 같았다. 재미있게 정보를 잘 풀어 내던데. 
하 : 재미있어하니 고맙다. 하지만 우리도 10~20대가 진행하는 유튜브에 비하면 굉장히 딱딱하고 정형화된 방송 느낌이 든다. 유튜브를 즐겨보는 10대, 20대들의 문법은 또 되게 많이 다른 것 같다. 그건 못 따라간다.
- ‘친엄마의 아이패드 경험기’나 ‘기가지니로 영어공부하기’ 등 그런 취재 아이템들은 어떻게 선정하나.
하 : 기가지니는 콘텐츠는 아니고 KT랑 협업으로 한 네이티브 광고형식이다. 유튜브나 사이트에는 업로드가 돼 있진 않다.   
- 그럼 그런 비즈니스 모델들은 어떻게 만들고 있나. 
이 : 네이티브 광고 모델이 현재 가장 큰 수익 구조다. 주로 인바운드로 들어오는 것들 중에서 ‘저희랑 맞다’ 혹은 ‘하면 재미 있겠다’ 이런 것들을 골라 가지고 하고 있다.
하 : 아무래도 리뷰를 하는 곳이다 보니까 제안을 넣기가 쉬운 구조다. 요즘은 이런 마케팅이 활발한 것 같다. 비슷한 모든 채널이 아마 상당히 많은 제안을 받고 있을 것이다. 지금 시대의 트렌드다. 영업을 거의 하지 않는데도 운이 좋은 편 같다. 하지만 많이 하지는 못한다.
- 보다보니 광고인지 순수한 리뷰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오리지널 콘텐츠와 광고 콘텐츠 비율은 어떻게 되나.   
이 : 하하. 광고는 크레딧이 붙어있다. 비율은 채널별로 조금씩 다른데 텍스트로는 10% 안팎이고 영상은 조금 더 높다.
- 하루에 생산하는 콘텐츠는 몇 개인가. 기사 마감일은 따로 있나. 일주일 단위로 올리는 횟수는
이 : 일주일에 기사 5건, 영상 2~4건 나간다. 텍스트 같은 경우는 무조건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에 한 개씩 올린다.
하 : 사이트를 찾는 독자들이 많다. 매일매일 방문 때 새로운 기사가 하나씩은 있어야 하니까 매일 업데이트를 하는 편이다. 그래야 독자들이 출근길에 열어보고 ‘일을 했구나’하고 생각할 것이 아닌가. 빨간 날이면 절대 안 올린다. 유튜브는 쉬는 날과 상관없이 올리고. 쉽지 않다. 정말 많은 양이다. 이미지도 다 직접 찍는다. 발품 손품을 파는 게 노가다에 가깝다.    
- 사진과 이미지들이 깔끔하다.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것들을 찾는 능력이 대단한 것 같던데.
이·하 : 글 쓰는 시간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디지털로 보는 잡지 같은 느낌을 주고 싶다. 안에 있는 내용들은 잡지보다 훨씬 더 친근하고 더 많은 정보들을 주려고 노력한다. 처음 시작할 때 ‘좀 더 전문적이지만 잡지보다는 조금 가볍고 그렇지만 이미지 퀄리티는 잡지만큼 뛰어나게’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만들었다. 우리들이 읽고 싶은 콘텐츠를 생각해보니까 딱 그런 콘텐츠들이었다. 잘 아는 친근한 동네 언니, 누나가 “야. 요즘은 이런 것도 있데. 이런 거 한 번 써볼래. 되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방식이다. 독자들이 스크롤하며 내려갈 때 시선을 확 끌 수 있는 이미지를 넣고 싶었다.   
하 : 저희가 엄청 감각이 있는 건 아니고 거기에 시간과 돈과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 것일 뿐이다. 기존 미디어에 있을 때 아쉬웠던 게 콘텐츠 투자에 대해 인색한 부분이었다.그래서 창업할 때 생각했다. 우리의 몫은 신경 쓰지 말자고. 장소 장비에 대한 투자는 절대 아끼지 말자고. 그래서 아직 젊으니 시간과 몸으로 떼우고 있는 중이다.
- 어머니를 통해 아이패드를 소개한 콘텐츠가 신선했다. 그런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게 됐다.
하 : 창업할 때 3년 전에는 인플루언서란 표현을 많이 안 썼다. 지금은 인플루언서 마케팅 개념이 많이 알려졌다. 결국은 한 명의 캐릭터가 뛰어난 개인에 대한 선망이 마케팅으로 이어지고 트렌드로 이어진다는 게 지금이다. 그 캐릭터가 꼭 연예인이나 공인이 아니더라도 그렇다. 그래서 콘텐츠를 보는 사람들에게 에디터가 누구인지 주지시키고 싶은 생각이 많다. 요즘은 언론사에도 스타 기자를 키우려는 시도가 많은데 원래는 미디어 톤에 맞춰서 기자들의 목소리는 낮추는 게 보편적 이었다. 팩트만을 말해야 되고 기자의 목소리는 칼럼이나 취재수첩이 아니면 넣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기존 미디어와는 다르게 마음껏 에디터들의 주관적인 목소리를 넣자. ‘나는 옛날에 연예를 해봤을 때 이랬는데 그때 처음 써봤던 제품이 뭐고’ ‘우리 엄마아빠가 이랬는데’하면서 그냥 솔직하게 일기 쓰듯이 제품 후기를 쓴다. 아이패드 미니같은 경우는 제 어머니 환갑 기념 선물로 명품백을 사드렸는데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패드 미니 사줄까” 했더니 정말 좋아했다. 퍼즐도 하며 즐기는 모습을 보고 ‘이런 게 기술이 주는 거고, 이것이 물건이 주는 가치구나’라는 걸 전달하고 싶어서 만든 콘텐츠다. 인기가 많았다.
- 메디아티에서는 언제 투자를 받았나.
하 : 시작하고 얼마 안돼서 받았다. 콘텐츠를 돋보이게 하는 장치들이 많은 것 같다.    
- 유튜브 구독자 수는 어느 정도인가.
하 :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는 2년쯤 됐다. 본채널은 13만명이고 새로 시작한 채널은 4만명이 채 안 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통합채널로는 24~25만명 쯤 된다. 
- 콘텐츠를 유료로 전환할 생각은 있나
이·하 : 전혀 없다. 유료로 전환한다면 지면으로 따로 책을 내서 할 계획이다. 책은 물성으로 소유할 수 있는 것 이니까 완전히 다른 가치다. 저희는 저희 콘텐츠가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유료라는 장벽을 굳이 세울 필요를 못 느낀다. 사이트에 구글 애드센스도 없다. 없는 이유는 보는 독자들에게 콘텐츠가 더 쉽고 아름답게 보여 졌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다.
- 컨튜리비팅 에디터는 뭔가.
하 : 외부 필자들이 많다. 에디터들이 다 커버할 수 없다. 그 분야 전문가의 능력을 빌려 쓰기도 한다. 외부 필자는 다양하다. 음악PD도 있고 허핑턴포스트 편집장도 있다. 외부와의 협업은 계속 늘려갈 예정이다.
- 추가로 투자의사를 타진하는 곳은 있나
이 :작년부터 관심을 보인 VC들은 있다. 미팅은 많이 하지만 사실 우리가 진심으로 투자를 받고 싶어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진짜 원하는 걸 찾으면 돈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한 건 아닌 것 같다.
- ‘디에디트’와 ‘디에디트 라이프’로 채널이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고 했는데 라이프는 무언가.
이·하 : 라이프는 작년 5월에 포르투에 전직원이 가서 한달살기를 했었다. 그때 만든 채널이다. 지금 디에디트 채널이 테크나 제품 리뷰에 집중돼 있다면 라이프는 사는 이야기, 여자들도 관심있게 볼만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 콘텐츠로 채우려 한다. 여행 인테리어 등을 올리고 있다.
- 구독자 중에 남녀 성비 구성은 어떻게 되는가.
이·하 : 디에디트가 주로 테크를 다루다 보니 유튜브에선 30대 남성 독자들이 많았다. 카테고리가 IT 테크에 묶여 있어 독자의 외연 확장이 어려웠다. 유튜브 특유의 알고리즘에 갇히게 된 것이다. ‘외국에서 일해보자’라는 디지털 노마드 프로젝트로 시작된 ‘포르투 한달살기’는 여행 인테리어 패션 등 일상 콘텐츠인데 유튜브 디에디트 채널에 올리면 IT 테크 범주에 묶이게 된다. 그래서 라이프 카테고리를 새롭게 만들어 채널을 분리해 올리고 있다. 디에디트는 남성 구독자들이 70%인데 디에디트 라이프는 여성이 70%다. 유튜브를 하게 되면 채널을 여러 개 만들 수 밖에 없다. 단일 채널로 여러 콘텐츠를 소화하는 게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