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센스‧창의 넘치는 뉴스 지휘자…‘온‧오프’ 함께, 시대의 강 건너.


- 입대 후 첫 휴가 나온 막내아들 맞듯 버선발로 달려 나갈까 말까. 가을 단풍 맞듯 울긋불긋 가슴 으로 안아 줄까 말까. 묘한 심정, 엉거주춤한 자세 로 그를 맞는다.  

아무튼 그가 왔다. 한국편집상에 마침내 온라 인 편집이 ‘온’됐다. 온이 ‘온’됐다고 오프라인이 ‘오프’되지는 않는다. 피사의 사탑이 불편한 몸으 로 2천년 세월을 버텨 왔듯, 신문편집도 탈 것을 바꾸고, 기름칠 해가며 시대의 강을 건널 것이다. 대상을 받은 경향신문 임지영 차장의 ‘당신의 회사는 어디에 있습니까’는 기획의 힘을 보여준 작품이다. 이런 결과물을 얻으려면 여러 사람의 조력이 필요하다. 아이디어를 내고 재료를 모으 고 이를 실행해 나가는 과정이 일사불란해야 한 다. 리더는 물론 편집 기자다. 그래서 칭찬이 아깝지 않다. 

최우수상을 받은 ‘우리의 발은 그들의 손보다 빨랐다’를 편집한 동아일보 하승희 차장은 분명 발 빠른 사람일 것이다. 제목과 사진을 잘 매칭시 켜 메시지 전달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또 하나의 최우수상, 부산일보 김동주 차장의 ‘곧 결혼식이 중계됩니다. 하객 여러분은 접속해 주십시오’는 트렌디하다. ‘시작’ 대신 ‘중계’, ‘착석’ 대신 ‘접속’을 대입한 센스가 돋보인다. 

백지 한 장 차이로 우수상에 머문 작품들이 많다. 

한국일보 박새롬 기자의 ‘내걸린 욕망, 도시가 묻혔다’는 지면을 과감하게 사용했다. 현수막과 제목, 사진을 함께 내걸어 시각적 집중도를 크게 끌어 올렸다.        

조선일보 신상협 차장의 ‘산으로 가는 文정부 탄소정책’은 사진과 제목이 한 몸처럼 엮여있다. 민둥산 사진에 딱 어울리는 제목으로 지가(紙價) 를 높였다. 

아시아경제 이근형 기자의 ‘이쪽이 싫다고, 저 쪽으로 가지는 않아요’는 지면 전체의 구도가 눈 에 쏙쏙 들어온다. 의미로 볼 기사에 재미를 가미 해 가독성을 높인 수작이다.

강원도민일보 김영희 차장의 ‘들숲날숨 들숨 날숲… 크게 숲(숨) 한번 쉬어가게요’는 오징어 게 임을 하듯 말을 가지고 놀고 있다. 언어 유희는 자칫 유치해 보일 수 있는데, 이를 극복하면 작품이 된다.  

중앙일보 임윤규 차장, 방진환 기자의 ‘국보(1 호 Delete) 숭례문’은 평범한 제목을 공글려 작품 으로 변신시켰다. 임 차장의 우뇌와 방 기자의 좌 뇌가 시너지 효과를 낸 좌우합작품이다. 전자신문 김상희 기자, 박새롬 기자의 ‘내 안에 네안데르탈인 있다?’는 아이디어와 비주얼이 잘 버무려진 작품이다. 콜라보는 고득점에 도움이 된다. 많이들 도전하시라.

서울신문 김경희 차장의 ‘퀵, 목숨 건 불법질 주… 안전을 배달하세요’는 사진을 제대로 활용 했다. 재료가 가진 물성을 잘 살려내는 것도 편집 기자의 능력이다.  

머니투데이 권수정 기자의 ‘공연, 다시 띄어앉 기… 수익, 다시 거리두기’는 공연계의 고민을 시 류에 맞춘 제목으로 잘 대변했다. 제목 안팎의 여 백처리가 적절하다.  

온라인 부문. 출품작이 적어 아쉽긴 했지만 작 은 물에서 큰 고기를 낚았다. 경인일보 박주우 차 장의 ‘디지털스페셜- 방치할 수 없는 비극, 산업 재해’는 디지털 편집의 모범을 보여줬다. 잘 참고 해 내년 시즌을 대비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