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이번 수상의 공은 100% 멋진 모델들 덕분"

  1등 세계일보 김창환 차장                                                                                                                 - 가족사진 수상 소감-


"아빠랑 재미있는

 가족사진 찍어볼까. 근데 가족사진에는 신문이 꼭 나와야 한대."

한국편집기자협회에서 진행하는 사행시 및 가족사진 공모전 접수 마지막 날 저녁. 아이들과 재미있고 의미 있는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꺼낸 말 한마디가 이렇게 큰 결과를 안겨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가족사진’, ‘신문’ 두 단어로 시작된 사진 촬영 준비는 종이배, 바다, 망원경, 선장모자 등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갔다. 정말로 일사천리로 신문과 가위, 테이프가 등장했고 유튜브에 ‘종이배 만드는 방법’으로 검색된 영상들을 함께 보며 거실 바닥에 신문을 한 장 한 장 펼치기 시작했다. 모처럼 동심으로 돌아가 만들어 본 종이배. 큰 크기 탓에 신문지를 몇 겹씩 겹쳤지만 여기저기 쭈욱~ 쭈욱~. 찢어지고 구멍 난 종이를 바로바로 테이프로 보강공사해가며 어렵사리 ‘신문 종이배’가 완성됐다. 

넓게 깔린 신문 위에 완성된 종이배를 옮겨 놓고 아이들은 종이 외투를 걸치고, 모자를 썼다.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아이들을 모델 삼아 수 십장의 사진을 찍으며 망원경과 종이비행기가 추가됐다. 흐르는 땀방울에도 그치지 않았던 웃음소리. 뭐가 그리 신나는지 더위도 잊은 채 10여 분을 찍고 또 찍었다. 어설픈 사진작가의 손에서 힘들게 탄생한 작품들은 흔쾌히 재능기부를 해준 아이들 엄마의 노력 덕분에 ‘정보의 바다를 항해하다’라는 제목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근사해졌다.

평일에는 학원, 주말에는 숙제. 아빠보다 더 바쁜 삶을 살고 있지만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예쁘게 자라주는 아이들에게 ‘이번 수상은 100% 멋진 모델들 덕분’이라고 꼭 말해주고 싶다. 수상을 떠나 가족들과 함께 한 짧은 시간은 분명 오랜 시간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물론 수상을 하지 못했더라도 기억은 오래도록 남았을 테지만 좋을 결과로 인해 조금 더 자주 추억을 곱씹을 수 있지 않을까. 끝으로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협회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눈뜨자마자 1면 데스킹… 떡잎부터 다른 울아들?

2등 전자신문 김태권 부국장


아이가 커가는 모습은 하루하루가 신대륙 발견에 버금가지만, 하루 중에도 손짓, 발짓, 눈빛만으로 수십번 놀라움을 발견하게 된다. 이날도 아침 출근을 서두르며 거실로 나오다 내 눈에 들어온 아이의 행동은 흡사 오늘 아빠가 만든 신문 1면에 제목이 엉뚱하진 않은지, 레이아웃은 일목요연한지 살펴보는 듯 했다. 전날 저녁 초판 발행 뒤 편집국장을 포함한 데스크들이 모여 초판 품평회를 할 때 같은 묘한 긴장감까지 느껴졌다.

이렇듯 아이 아빠로서 행복한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이런 아이의 놀라운 변화와 성장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는 것도 신문사와 편집기자란 직업이 바탕되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아이는 무럭무럭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랄 것이다. 그리고, 먼 훗날 이 아이가 아침을 맞으며 보게 될 신문은 형태와 재질의 변화는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질에 있어 하루 24시간 집밖 소식과 첫 대면이란 점은 변치않을 것이다. 

오늘 편집기자의 제목 하나가 사람들의 아침 식탁 위에서, 만남에서, 하루종일 인터넷에서 회자되고 곱씹어지듯, 미래에도 사람 사는 이야기가 글자로, 소리로 퍼져나갈 것이다. 

인공지능(AI) 비서가 하루 일정을 요약하고, 각종 예측을 내놓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과 눈은 아날로그적인 문자와 이야기에 더 끌릴 것이 분명하다. 사실, 장난처럼 신문을 뒤적여 본 이 아이가 나중에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 부모로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가능성을 다 품고 있는 아이다. 매일매일 성장하는 아이가 자기 하고 싶은 일 하고, 건강하고 즐거운 시간으로 삶을 채우길 바라는 아빠로선 어떤 지원도 다 해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단 한가지 아빠의 직업으로서 편집기자, 평생 몸담은 회사로서 전자신문사가 그 시기 가장 가치있는 뉴스와 제목으로 그 시대의 통찰력을 담고자 노력했다는 사실만은 잊지 않게 하고 싶다. 

변변찮은 폰카로 찍은 아이의 일상을 이쁘게 봐주신 심사위원과 편집기자협회 관계자분께 감사드립니다.



놀이로 배우는 신문… 37개월에겐 딱이죠

3등 충북일보 신아영 차장


마감 하루전 날 급하게 준비하느라 별 기대 없이 참가했는데 가족이라는 주제의 공모전에서 저의 사진이 수상하게 되어 더없이 기쁩니다.

이번 공모에 저보다 멋진 사진을 보내신 분들이 더 많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수상하게 되어 기쁘기도 하지만 죄송하기도 합니다.

사진을 찍는 시간동안 딸의 얼굴을 더 자세히 바라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세상 누구보다 여리고 작디작은 몸으로 험난한 시간을 지나 저에게 와준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딸인데 요즘 코로나로 힘들고 지친다는 이유로 딸과 남편에게 짜증 아닌 짜증도 자주 냈었습니다. 하지만 사진을 찍는 동안 이렇게나 사랑스러운 가족이 저를 지켜주고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제 사진의 전속 모델이자 37개월째 제 삶의 비타민이 되어주는 딸에게 이 자리를 빌려 격하게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메일을 보내놓고 ‘아 우는 사진을 괜히 보냈나? 웃으면 더 예쁜데 웃는 사진으로 보낼걸. 내 눈에만 예쁘면 어쩌지?’라며 후회도 했습니다. 울고 있는 모습이지만 예쁘게 봐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요즘 종이접기에 빠져있는 딸과 ‘신문’으로 모자와 딱지를 접으며 즐거웠던 시간이 더욱더 배가 되어 좋은 추억으로 남을 듯합니다.

코로나가 휩쓸고 있는 현재는 마음껏 누군가에게 다가갈 수 없고 나의 영역을 확장시키기도 어렵습니다. 마스크가 필수인 만큼 사진 속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다음에는 마스크를 벗고 좀 더 활짝 웃은 사진을 찍을 수 있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소중한 행사를 마련해주신 편집기자협회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세상의 모든 가족들이 무지갯빛 희망으로 언제나 행복하고 평안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딸, 엄마가 딸 덕분에 귀한 상 받았어! 갖고 싶은 장난감 말만해! 엄마가 다 사줄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