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동물원 쇠창살에 갇힌 침팬지... 인간 향한 원망, 눈물처럼 뚝뚝 


① 멋진 사진을 만들어주시는 김태형 선배께 감사드린다. 사진부 데스크를 지내셨던 선배가 작년에 필드로 돌아오면서 사진 기획을 맡으셨다. 지면 전담 편집자로 나를 찜했다. 1년 가까이 작업하면서 사진과 정말 지독하게 싸웠다. 사진편집상 수상은 두 번째다. 3년 전 시상식 때, 세종문화회관에서 수상작이 전시된 것을 봤다. 내가 만든 지면이 저 곳에 걸려있다니. 무척 감격스럽더라. 

② 수상작은 기획시리즈의 첫 번째 편이었다. 주제가 특별했다. 동물원 창살에 갇힌 침팬지. 네 가지 버전으로 작업했다. 그 중에 기획 의도와 가장 맞아 떨어졌던 게 수상작이다. 인간을 원망하듯 바라보는 침팬지와 마주할 때마다 죄스러웠다. 창살 아래로 눈물처럼 뚝뚝 떨어지듯 침팬지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심플한 구성에 의미를 꽉 채웠다. 


 기사에 매몰되지 말고 사진과 대화하라... 백마디 천마디 말보다 그 위력 더 크다 


③ 사진에 답이 있다. 기사에만 매몰되면 포인트를 못 찾고 행간에서 헤맬 때가 있다. 머리 아픈 순간을 빠져나오도록 사진이 도움을 준다. 백 마디 천 마디 말보다도 사진 한 장의 위력은 크다. 후배들에게도 늘 하는 얘기다. 사진과 대화를 하라고.

④ 사진편집은 이야기보따리다. 사진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사람도 있고, 삶도 있다. 먼 나라의 넓고 화려한 세상이 펼쳐지는가 하면,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쪽방 생활이 그려지기도 한다.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잘 살려내면 감동이 있는 지면을 만들 수 있고 재미있는 편집을 할 수도 있다. 

⑤ ‘여동생’이라고 부르는 다른 회사 후배가 있다. 이름을 얘기하면 알만한 편집상 단골 수상자다. 그 후배는 사진 편집을 굉장히 잘한다. 반대로 사진 한 장 쓰지 않고도 전면 지면을 시원시원하게 만들더라. 텍스트와 여백을 활용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실력이 뛰어난 편집기자를 보면 존경심이 든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1도 발전할 수 없는 게 편집이다. 노력을 차곡차곡 쌓으면 실력이 된다는 말을 우리 후배들에게 하고 싶다.     

매일신문 남한서 차장


기필코 하나로 벗어날 코·로·나... 색 덕분에 ‘반색’하게 될 줄은... 


① 어느 점심때 사진부 선배의 카톡, ‘축하한다 사진편집상!’ 1년 동안 간사를 하면서 이달의 편집상 박수만 쳤던 내게도 수상의 기쁨이…. 상 받을 수 있게 돕는 것만큼이나 직접 받는 상도 역시 최고, 올라가는 입꼬리를 감출 수가 없다. 엉덩이 들썩이게 멋지게 찍어온 사진부 지환이, 제목을 위해 함께 머리 싸매준 서촌 옆동네 처녀와 옆자리 강부장님과 이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다.

② 1년 전 그날, 코로나가 심해지기 시작했던 2월의 포토다큐. 전염병과 싸우는 사람들이란 주제였다. 사진은 많이 넣되 제목은 ‘코로나’로 짧게 3행시로 가자! 마음의 결정이 끝난 순간, 내 머릿속은 온통 코·로·나 3글자 뿐! 점심시간 내내 함께 머리를 맞대 완성한 제목, 근데 뭔가 임팩트가 아쉽다. 그 순간 “한 사람만 컬러로 가면 어때?” 부장의 조언, 메인 사진의 강렬함은 그렇게 탄생했다.


❝멋진 사진의 맛은 ‘제목’으로 완성된다. 합 맞추기까지... 편집이 재미있는 이유 


③ 사실 그 노하우를 나도 찾고 있다(^^;;). 아직은 나만의 노하우가 없어서 해보고 또 해본다. 간지를 맡아서 한 지 얼마 안 돼 아직은 간지나게 못 짜지만 이렇게 저렇게 해보다 보면 어느 정도 ‘길’이 보이는 듯도 하다. 뻔한 얘기지만 편집은 경험치, 많이 짜보다 보면 사진편집도 더 과감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④사진편집은 ‘제목이 반’이다. 멋진 사진과 기사도 밋밋한 제목을 만나면 ‘앙꼬 빠진 찐빵’이 된다. 사진이 메인 재료라면 그 맛을 살려 음식으로 완성하는 양념은 제목이다. 그 둘이 합쳐져야 비로소 ‘맛있는 지면’이 될수 있다. 사진과 합을 맞추고 시너지를 내는 것, 편집이 힘들지만 재밌는 이유다.

⑤ 오늘도 알아주는 사람도 없지만 마감 똥줄 벗 삼아 등줄기 땀 흘리며 편집하는 24명의 편집부님들~~^^. 아프지 마시고 조만간 마스크 벗고 술잔 기울이며 회식하는 날 빨리 오길…. 끝으로 보윤, 보경, 창준아~~이모 상 받았다! 신문지 만드는 사람으로 아는 우리 조카들, 이모가 짜장면 쏠게!         

서울신문 신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