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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상 수상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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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제26회 한국편집상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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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0-12-03 11:3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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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5

    편집은 늘 집단 창작 작업이다


    우수상 / 동아일보 박재덕 부장


    “스트레이트 기사로 다뤄야 하나, 기획성 기사로 접근해야 하나.” 20년 신문밥을 먹으면서도 신문은 늘 어렵다. 아니 갈수록 더 무겁고 어려운 존재다. 1면 톱기사로 최장기간 장마 관련 기사가 잡히면서 고민부터 됐다. 최장 기간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여러 차례 다뤄진 ‘뉴스 아닌 뉴스’였다. 그렇다고 기획성 톱기사로 크게 펼쳐가기엔 뭔가 힘이 부족해보였다.
    3중고를 안긴 비, 우 우 우.
    말 그대로 ‘장마’였다. 내렸다 하면 집중호우, 태풍까지 겹치면서 전국 곳곳에 피해가 이어졌다. 49일을 쉬지 않고 내린 비는 기존 최장 기록에 이미 도달해 있었다. 호우 피해도 문제지만 피해를 복구하는 일도 막막하기만 한 상황. ‘雨… 雨… 雨…’ 편집의 출발점은 거기에 있었다. 수해로 인한 쓰레기는 산처럼 쌓이는데, 코로나까지 겹치며 복구를 도울 인력은 턱없이 부족해지고, 지방자치단체들은 코로나에 대응하느라 재난관리기금이 부족해진 3중고 상태였다. 
    “요즘 누가 신문 보냐?”
    듣기 섭섭한 말이지만 딱히 부정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 된지 이미 오래다, 그렇다고 설렁설렁 대충 만들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동영상이 팽팽 돌아가고 모바일로 모든 것이 통하는 세상에서도 신문 지면이 존재감을 드러낼 방법이 있지 않을까.
    강력한 한 줄 제목, 시적인 제목으로 눈길을 잡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능력 부족이었다. 방향을 틀어야했다. 너무 가벼워 보이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머리만 쥐어뜯고 있을 수는 없었다. 기사를 세로로 배치했다. 한자 雨를 아래로 반복해 쓰고 글자마다 말줄임표를 붙었다. 글자만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욕심이긴 했지만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듯 보였다. 2칼럼 기본 단을 깨고 1칼럼 박스 형태로 길게 내렸다. 좁은 폭의 칼럼에 雨 雨 雨를 배치해서 시각적 효과를 더했다.
    하지만 아직 밋밋했다. 그렇다고 사진을 쓰기엔 부담스러웠다. 수해 쓰레기 사진 넣어봐야 별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게 뻔했다. 뉴스디자인팀에 SOS를 쳤다. 이모티콘 형태의 그래픽을 3개 각 항목마다 만들어 넣었다. ‘표현하기 쉽지는 않겠지만, 작은 크기로 가급적 단순한 톤으로’가 주문사항이었다. 덕분에 요란하지 않도록 하면서도 메시지는 더 명확해졌다. 시선이 분산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집중도가 높아진 느낌이었다. 레이아웃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 셈이 됐다. 수다스러웠던 초안 제목은 데스킹 과정을 거치면서 간결해지고 힘이 생겼다.
    “상이요? 제가요?”
    이렇듯 늘 편집은 집단 창작 작업이다. 보태고 덜어내면서 마지막 강판 때까지 다듬고 또 다듬는다. 그저 그런 편집이 될 수도 있었던 구상은 편집국 회의를 거치면서 더 짜임새 있는 모습을 갖춰갔다.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힘을 실어준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한다. 여전히 아쉽고 부족해 보이는 지면. 생각하지도 않은 큰 상을 받게 돼서 아직도 어리둥절하다. 동아일보 선후배들을 비롯해 더 훌륭한 지면을 만든 편집기자에게 돌아갔어야 할 상을 대신 받는다.




    첨부파일 동아박재덕차장.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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