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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상 수상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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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제26회 한국편집상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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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0-12-03 11: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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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46

    피하고 싶은 순간에 눈이 떠졌다


    매일신문 남한서 차장


    편집이 어렵게 느껴졌던 한 해였다. 지면 하나하나가 쉽지 않았다. 노력에 비하면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그런데도 어느 해보다 열심히 만들었다.
    “왜 하필 오늘 이런 기사가…”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답이 안 나와 ‘이러다 오늘 퇴근은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에 긴 한숨이 나온다.
    텅 빈 모니터 화면 속 커서는 쉴 새 없이 깜빡깜빡. 일 안 하고 쟤는 뭐하고 있나 싶어 데스크가 힐끗힐끗 쳐다본다. 민망함에 내 눈은 그저 껌뻑껌뻑. 
    이런 날엔 다 피하고 싶어진다. 수상작 제목처럼 말이다. 사실 ‘피해야만 피해 없다’는 차선이었다. 원래는 다른 스타일의 제목을 만들기 위해서 몇 시간 동안 머리를 굴렸더랬다. 시간은 재깍재깍 흘러가는데 입은 바짝바짝 마르고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생각나는 단어로 갈겨 쓴 문장마다 입에 착 붙지 않았다. 결국 실패. 피하고 싶은 상황에서 몸서리치고 있을 때, 동물적으로 제목이 하나 떠올랐다. 말맛이 살아 있는 제목에 코로나 시대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딱 맞아 떨어진다며 취재 선배도 흡족해 했다. 덕분에 그날도 ‘피해 없이’ 무사히 지나갔다. 
    수상작은 올 봄부터 우리 신문에 연재 중인 사진 기획 시리즈 ‘시시각각’ 중 한 편이다. 직전 사진부 데스크였던 선배가 올해 다시 카메라를 들고 필드로 향하면서 이 시리즈는 시작됐다. 동물원 창살에 갇힌 침팬지를 첫 회 주인공으로, 매주 의미 있는 장면들을 지면에 채워갔다. 
    이 시리즈를 편집하면서 ‘단순함’ 하나로 이끌어 가고 싶었다. 사진 한 장에 3장 정도의 짧은 기사. 제목도 한 줄로 간결 명확하게.
    그런데 그것이 참 어려웠다.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사진마다 규격이 다르고, 무게감이 다르기 때문에 지면에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담아내는 게 쉽지 않았다. 동시에 텍스트가 놀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만들어내야 했다. 어떻게 그림을 그리고 얼마만큼 정밀하게 계산하느냐에 따라 지면이 달라졌다.
    코로나가 준 ‘한 달 휴직’ 기간 때 이 면을 대신 맡았던 후배 중 한 명은 지면이 너무 힘들었다는 얘기를 했다. 그 후배는 레이아웃이 되질 않아 이전에 나온 것 하나를 가져와 썼다고 고백을 했다. 난 이 지면을 이렇게 만들고 있다는 얘기를 해줬는데 그 후배는 어떻게 받아 들였을지 모르겠다.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유제관 선배, 이송 선배, 최현진 선배, 임은수 선배, 안영옥, 원영미, 박새롬, 임지영, 김미나, 강지현, 김학진, 노희근 기자 등등.
    코로나 때문에 마음고생 많으신 회장님을 비롯한 협회 집행부 모든 식구들. 특히 올 한해 환상의 팀워크로 똘똘 뭉친 김남준 선배, 박혜진 선배. 매일 ‘카톡’으로 인생의 단맛쓴맛을 함께 논하는 안광열 부회장. 편집의 멘토, 인생의 멘토가 되어주셨던 많은 선배들.
    끝으로, 시시각각의 먼 길을 함께 가고 있는 김태형 선배께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 상금 타면 회사 식구들과 소주맥주 섞어 맛있게 먹고 싶다.



    첨부파일 매일남한서차장.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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