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특강 후기 / 한국일보 김진웅 기자


협회가 회원들에게 배움 채널을 제공하고자 마련한 ‘찾아가는 특강’이 지난 5월 16일 첫 선을 보였다.

신인섭 협회장은 이날 “코로나19로 올해 협회 주요 행사가 차질을 빚어 안타깝다”라며

“이번 ‘찾특’과 같이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모두가 ‘언론의 위기’를 말한다. 언론을 둘러싼 모든 환경이 달라지고 있어서다.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수용자의 양상은 물론 저널리즘의 형태마저 변한다. 입사하고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회사 안팎에서 언론의 미래를 고민하는 목소리를 수없이 들었다. 평소처럼 제목과 사진을 고민하던 어느 날, 편집기자협회보의 1면 한편에 눈이 갔다. 장석준 중앙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의 ‘찾아가는 특강’을 예고한 알림. 강연 제목은 ‘변화하는 저널리즘 환경과 언론, 편집기자의 가치 재정립’이었다. 고민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안고 강연장을 찾았다.
3시간 가까운 특강은 현재 한국 언론이 처한 상황을 짚고, 나아갈 방향을 다루었다. 특히 비슷한 고민을 하는 해외 언론의 사례는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어플리케이션에 투자해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NYT, 시민들과 호흡하며 국회의원의 영수증 34만장을 분석한 텔레그래프 등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디지털 스토리텔링과 통합 뉴스룸 등 가시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전략들을 분석해 각각의 장단점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또한 장 교수는 포털에 묶여 있는 뉴스 유통 구조가 언론의 장기적인 발전에 얼마나 해악을 끼치는지 등 평소에 보기 힘든 점들을 짚어 줬다.
한편으로는 강연을 들으며 의문은 더 늘어갔다. 우선 해외 언론의 사례들을 한국의 상황에 얼마나 적용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어플리케이션이 좋은 방안인 듯하지만 얼마나 투자해야 하는지, 또 유료·고정 구독자를 얼마나 만들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또한 점차 디지털 뉴스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는 맞지만, 인력·시간 투입에 비해 그 파급력이 얼마나 클지도 알고 싶어졌다. 해외 언론의 시도가 갖는 의의 외에, 그에 따른 반향과 효과도 어떨지 분석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물음을 떠올리며 결국 돌파구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강연의 결론을 이해하게 된다. 장 교수의 진단대로, 현재 언론의 문제는 비즈니스 모델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신뢰도와 수익성의 선순환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가 핵심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결국 ‘언론의 위기’가 아니라 ‘언론 산업의 위기’가 본질이며, 신문방송학뿐만 아니라 경영학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편집기자’로서의 역할을 떠올려 본다. 지금의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가늠해보기 위해서다. ‘콘텐츠로서 뉴스의 가치를 판단하고, 전체적인 방향을 고민하며 전달력을 높인다’는 말은 당연해 보이지만, 구체적인 방법으로 적용하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강연이 끝나고도 만족할 만한 해답은 찾지 못했다. 하지만 덕분에 같은 고민을 하는 선배들과 동료들을 알게 됐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편집기자협회의 특강이 앞으로 더 자주 찾아오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