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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세월농단(壟斷)-2017과 2018에 부쳐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7-12-29 10: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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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406

    구름 높은 날,
    언덕 위 역린의 바람이 벼리다.
    참을 수 없는 그 가벼운 욕망이
    민초의 눈물을 삼켰다.
    또 한해를 버렸다.
    버려지지 않기 위해 버렸다.
    그렇게 버리는 동안 누군가는 또 버려졌다.
    버려질 운명이란 애초부터 있었던 것인가.
    버리는 자는 버려질 것을 알기에 먼저 버렸을 뿐이다.
    언제부터인가,
    생사(生死)와 생몰(生沒)의 연대기는 안녕을 묻지 않는다.
    줄곧 안녕을 물어왔지만,
    안녕을 묻기조차 가련해진 세상이다.


    농단과 농단이 얽히고설킨 2017의 기억은
    추억해야 할 그 ‘무엇’이 아니라
    기억조차 하기 싫은 그 ‘무엇’이 되었다.
    사람이 사람을 농단하고,
    사람이 시대를 농단하며,
    시대가 사람을 농단했던,
    이상한 세상의
    수상한 종족들.
    우린 멸족의 하루를 견뎠고,
    멸문의 부끄러움에 기나긴 하루를 살았다.
    부끄러워해야 할 자는 부끄러움을 모르고,
    부끄럽지 않은 자를 외려 부끄럽게 했으니,
    2017농단은 시대의 불치다.


    편집이라 부르는가.
    편집이라 불리우는가.
    아니면 편집이라 불릴 것인가.
    편집을 편집하며, 잘도 버텨왔다.
    질겨서 버텨온 것이 아니라
    버티다보니 질겨진 것이다.
    저만치 AI(인공지능)가 인플루엔자처럼 다가온다.
    ‘침묵의 좀비’ 디지털 바이러스는
    활자와 행간 사이에서 검붉게 절룩인다.
    가련한 포유류들은 AI(조류독감)에 걸린 듯
    자기 땅을 빼앗기고 미증유의 인디언이 돼가고 있다.
    출구도, 비상구도 없는 벼랑 끝이다.


    편집을 곡해하는 위정자들과
    편집을 폄훼하는 아류(亞流)들과
    편집을 편집하는 자들에게 고하노니
    편집은 편집의 대상이 아니라,
    편집이 세상을 편집하는 것이다.
    편집이여, 그대가 가여워질 때,
    그 이름을 한 번 더 추억하고
    그래도 눈물이 계속 나거든
    그 이름을 한 번 더 기억하라.


    햇볕 멋진 날,
    시대를 농락했던 이념의 언저리를 벗어나
    새벽의 말간 얼굴로 상서로운 아침을 맞는다.
    불친절한 세상의 린치도, 불온한 시대의 격정도
    훗날 생각하면 그저 바람이었을 뿐이다.
    지쳐 멈추지 마라,
    외로워도 가기만 하면 된다.
    옷깃여미고 다시 한 번 안녕을 묻는다.
    불멸의 편집이여, 2018도 안녕하시라.

     나재필 충청투데이 편집부국장․논설위원

    첨부파일 송년호 그래픽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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