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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손짓·몸짓·발짓의 Three Jit이 지면을 살린다”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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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7-11-01 10: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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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1

    <이철민 한국경제 차장 ‘어제의 레이아웃, 내일의 레이아웃’>


     

    제주 출신으로 제주에 와서 세미나에 참석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한국경제에서 CI와 레이아웃 시스템을 만들고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대한민국 신문 중에서 앞서서 6단 체제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명조로 통일된 제목과 그리드 편집, 모듈 편집 등 구축했고 미니멀리즘에 바탕을 둔 선택과 집중을 추궁했다. 1년간 강남 가로수길 사무실 의자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열손가락을 가지고 기능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렇게 국내 최초로 아이패드 뉴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미국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의 이야기인데 ‘사진의 문제는 무엇을 찍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찍느냐’라는 것이다. 편집도 마찬가지다. 무엇을 편집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편집하느냐의 문제다.
    일본의 천재 편집 디자이너 마츠오카 세이코는 편집자의 주관에 따라 정보의 생김새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조선일보와 한겨레의 사진쓰기에서 다른 점을 살펴보자. 같은 내용의 사진이지만 어떤 컷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장관의 단호한 대처의지로 읽히기도 하고, 반대로 쩔쩔매는 정부로 읽히기도 한다. 이럴 때는 사진기자와 편집기자의 공모라고 할 수 있겠다. 사진설명도 신문사마다의 밸류에 따라, 매뉴얼에 따라 정보의 형태가 달라진다.
    지금은 로봇이 편집도 하는 시대다. AI도 이미 편집을 한다. 알파고 제로가 인간의 기보가 아닌 스스로 학습해서 더 진화된 궁극의 AI를 만들었다. 지금 보시는 이 지면은 영국 가디언에서 한 달에 한 번 선보이는 섹션이다. 이 지면을 로봇이 편집한다. 아직 초보 단계이지만 AI가 진화하면 인간의 가치판단 영역도 충분히 따라할 것으로 본다. 로봇이 스스로 사진도 배열하고 그래픽도 인간의 도움을 받아 멋지게 처리한다.
    신문의 역사는 여백을 향한 여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처음에는 텍스트의 시대였다. 옛날에 세로짜기 편집을 할 때는 벽돌쌓기를 하듯 여백 없이 빡빡하게 제목과 기사 박스를 촘촘하게 박아 넣었다. 이 시기는 건축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다. 텍스트를 위해 이미지가 희생되던 시기다. 사진은 한 장 처리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차라리 제목을 여러 줄 달고, 그런 제목을 이미지적인 요소로 활용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이미지는 세컨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편집자는 막강한 권력 가졌다. 연합도 보고 팩스도 받아보니까 오히려 취재기자보다 정보가 많았다.
    CTS가 도입되고 컬러 사진이 많이 쓰이는 시기에는 편집의 욕심이 과잉으로 흘렀다. 이미지의 역습이자 이미지의 오버였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데코레이션의 시대다. 텍스트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텍스트를 꾸미는 시대, 기사를 포장하는 데 열심이었다. 편집자 개인기가 튀기 시작했다. 일부 편집자를 중심으로 화려한 지면 플레이가 일어났다. 팀 플레이가 없다. 
    요즘은 얇은 명조로 속삭이듯 제목을 쓴다. 견출고딕은 말하자면 프로파간다 식이다. 서체만 달리 해도 사운드가 다르게 들리는 셈이다. 이렇게 가로짜기가 한창 지나면서 절제가 시작됐고 사진도 잘 보이고 텍스트도 잘 보이게 하는 시대로 간다. 시각적인 균형, 이미지와 텍스트의 조화를 하는 꾀하는 단계다. 심플하게 짧게. 편집은 데코에서 독자와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동했다.
    이제는 탬플릿의 시대다. 선택의 시대다. 편집자 개인이 적어지고 팀플레이가 된다. 적은 편집자로도 지면을 만들 수 있다. 레이아웃 부담이 줄면서 편집자는 다른 콘텐츠 에디팅에 할애할 수 있다. 이 경우 개인기를 즐겼던 일부 편집자들은 멋 부리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수도 있다. 하지만 탬플릿을 운영할 때는 치밀한 계산과 치밀한 운영이 필요하다. 가령 킨포크라는 잡지도 탬플릿으로 운영하지만 사진을 치밀하게 써 리듬감을 준다. 킨포크는 자유롭게 편집하는 것 같지만 철저하게 탬플릿으로 이뤄진다.
    편집의 역사는 도전에 대한 응전의 역사다. 가디언은 2005년 24/7의 원칙을 발표했다. 뉴스를 7일 내내 24시간 제공했다. 신문을 컨스트럭션 키틀로 만든 것이다. 편집 디자인에 맞춰서 기사를 맞추라고 했다. 말 그대로 디자인 퍼스트, 텍스트 세컨드였다. 디자인에 텍스트를 끼워 넣는 편집이 나왔다.
    그런가 하면 2015년 파이낸셜타임즈(FT)는 into mobile을 발표했다. 사진도 기사도 SNS에서 최적화되는 것을 목표로 편집하기 시작했다. 모든 콘텐츠와 모든 그래픽은 SNS에서 적합하게 한다. 폰트 개발도 종이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에 맞췄고, 그래픽도 지면 위주가 아니라 모바일에서 가장 깨끗하게 보이는 형태에 맞췄다.
    유럽의 신문은 킨포크 스타일의 사진을 주로 쓰고 있다. 펼침면 편집을 할 때 한쪽 면은 얼굴 사진을 크게 쓰고, 다른 면은 전경을 넣는 식으로 리듬감을 준다. 타임즈·르몽드·가디언·FT·인디펜던트가 다 마찬가지다.
    이제 뉴스 사업에서 네트워크 사업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난다. 네트워크 사업이란 끊임없이 정리하는 것이다. 조이 이토가 MIT 미디어랩을 맡고 나서는 원칙이 바뀌었다. “구현하라, 구현하지 못하면 폐기하라”는 것. 이후 오바마의 조언을 받아들여서 슬로건이 “끊임없이 전개하라”는 원칙으로 수정됐다. 조이 이토의 책 ‘나인:더 빨라진 미래의 생존원칙’이 우리 편집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이제 뉴스북 말씀을 드리겠다. 콘텐츠는 장기적으로 유용하다. 뉴스북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만들 수 있다.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기사를 모아뒀다가 그것만 유형별로 분류해도 사례 분석이 자동으로 된다. 가령 사이코패스의 특징이 저절로 데이터로 묶일 것이다. 이를 취재기자들이 서버에 로우 데이터로 저장하고 편집자가 패키징을 해서 외부에 판매하면 1년에 5건만 팔아도 돈이 된다. 이런 콘텐츠가 100만 건이 있다고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이렇게 기사를 버리지 말고 굴비처럼 잘 엮는 법, 편집기자들이 잘 할 수 있고 잘 해야 하는 분야다.
    ‘쓰리 짓 Three Jit’을 기억하면 좋겠다. 손짓과 몸짓, 발짓이 좋은 사진을 기억하라. 또 인물 사진을 쓸 때는 가급적 손이 나오는 사진을 유심히 봐뒀다가 지면에 쓰면 좋다. 사진을 정중앙에 놓으면 안정감이 생기지만 구석에 두면 긴장감이 생긴다. 텍스트의 성격에 따라 편안한 느낌의 사진과 역동적인 느낌의 사진을 골라 보자.
    마지막으로 오류 가능주의다. 누군가가 믿는 것이 실제로는 틀릴 수가 있다. 조지 소르스의 말이다. 우리는 모두 선배한테 편집을 배웠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편집에 의문점을 갖고 더 좋은 방향을 찾는 게 좋겠다. 절대적인 것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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