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파리에 쉼표


파리, 설레는 만남이다. 첫 방문지인 개선문과 샹제리제에서 찰칵~ 찰칵~ 연이은 셔터 소리로 우리가 왔음을 알린다. 보이는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담는다. 하루 70~80장은 기본. 4일간 발길 닿는 곳마다 찍고 또 찍었다. 벨기에까지 이어진 이 여정의 사진들로 나의 화보를 만든다.
리멤버, 이 멤버! 길동무들과 함께한 순간들은 모두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리라. 화보 메인 사진은 에펠탑이다. 낮엔 웅장함에 탄성이, 밤엔 화려한 야경으로 탄성과 셔터세례를 받는다. 지면을 4단으로 나눠, 가운데 2단에 낮의 에펠탑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배치한다. 좌우 1단에는 다섯 장 정도씩 작은 사진들을 배치하고, 양쪽의 작은 사진들 아래엔 길동무 마흔네 명의 이름을 적을 생각이다.
에펠탑 주변 세느강엔 낭만이 흐른다. 세느강 밤유람선을 타고 가다 통기타를 가져오지 못한 걸 후회했다. 에펠탑 야경과 낭만이 넘치는 강 주변 풍경 중에서 석 장을 골랐다. 개선문과 샹제리제의 마로니에 가로수길 사진도 한 장씩을 넣는다. 왼쪽은 완성이다.
쉼없이 지면 속에서 살아왔다. 길동무들도 다 그러하리라. 다시 지면으로 돌아와 화보 작업을 계속한다. 몽마르뜨 언덕, 베르사이유 궁전, 루브르 박물관, 거리 풍경…. 어느 걸 넣을지 고민이다. 달팽이요리, 소고기요리 부르기뇽, 홍합요리 등 음식 사진도 넣어야 하는데. 아, 참 파리바게트도. 브뤼헤와 브뤼셀 사진도 넣어야 하고. 몽마르뜨 언덕에서 본 파리와 루브르 박물관의 비너스, 브뤼헤 운하 유람선 등 석 장을 선택했다. 나머지는 음식 사진 중 두 장을 골랐다.
표정이 여러 가지다. 사진 속의 나는 참 많은 얼굴을 가졌다. 마음에 들기도 하고, 보기 싫기도 하고. 길동무들도 여행에서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면서 나처럼 자신의 여러 얼굴들을 만났겠지. 마음에 들어도, 마음에 들지 않아도 모두 내 모습이다. 사진을 보며 지난 세월과 앞으로의 내 모습을 생각해본다. 화보 제목은 숨가쁘게 달려온 내 인생길 중 파리에서 쉼표를 찍었다는 의미로 '파리에 쉼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