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여름도 뜨거웠지만 신문사들의 디지털시프트도 뜨거웠다. 중앙은 편집에 탬플릿시스템을 도입해 종이에 쏟았던 편집기자들의 역량을 디지털 쪽으로 분산시켜가고 있다. 경향도 최근 디지털 드라이브에 나서며 편집부 에이스들을 온라인 쪽으로 전진배치 시켰다. 디지털은 이미 편집기자 곁에 와 있다. 곧 다가올 가까운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제 디지털에서도 편집기자의 존재감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찾아야 한다. 이건 선택이 아닌 필수다.  디지털 최전선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편집기자 둘을 만나봤다. 조선일보 김주민 소셜미디어팀장과 페이스북을 담당하는 중앙일보 박해리 기자다. 김주민 팀장은 서울경제를 거쳐 조선일보 편집부에서 근무하다 사내 공모를 거쳐 소셜미디어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박해리 기자는 한국경제를 거쳐 중앙일보 편집부에서 근무하다 디지털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조선일보 김주민 소셜미디어 팀장


서울경제 편집부에 있었다고 들었다. 

2010년에 입사했다. 첫 직장이었다. 1년 좀 넘게 있다가 조선일보 편집부로 옮겨 4년 정도 근무했다.


조선일보 ‘페북지기’로 있을때 재미있는 댓글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고 하던데 어떻게해서 페이스북 운영을 맡게 됐나. 자원 했나.
자원은 아니다. 편집부에 있다가 디지털 뉴스본부로 인사발령이 났다. 처음엔 온라인 취재팀에 있었다. 한동안 자동차 기사도 쓰고 그랬다. 이후 2015년 10월에 조직이 개편 되면서 소셜미디어팀이 새로 만들어졌다. 그때 “일해 볼 생각이 있느냐”며 제의가 왔다. 그 당시만 해도 카드뉴스가 인기를 끌던 때라 ‘재미있겠다’ 싶어 자원을 했다. 그때 마침 페이스북(이하 페북)을 관리하던 친구가 다른 팀으로 발령이 나 우연찮게 페북 관리를 맡게 됐다.


소셜미디어팀장은 어떻게 됐나. 전에 카페 운영 경험은 있나. 
페북을 관리하던 중 팀장 공모가 있었다. 지원했는데 운이 좋았다. 카페 운영경험은 없다. 블로그조차 안한다. 그런 쪽엔 관심이 없어서 제가 뭘 만들어서 하는 건 잘 하지 못한다. 다만 MLB파크 같은 곳에서 게시판 활동은 종종 했다.  


페북지기를 할 때 댓글에 답글을 참 잘달았다고 하던데. 맡고 나서 팔로워가 10만명 더 늘었다고 들었다.
재미있게 해보려 많이 했다. 관리자 계정으로 댓글을 적극적으로 다는 것은 기존 매체에서 잘 시도하지 않았던 것이다. 페북을 살아있게 만들고 싶었다. 진짜 사람이 말을 건네듯 유저들과 대화하고 싶었다. 그때만하더라도 미국에선 유저와의 커뮤니케이션에 AI(인공지능) 도입 이슈가 있었다. 미국은 AI를 한다는데 우리는 페북 운영을 오히려 ‘사람같이 해보자’라고 제안했다. 페북 개인 계정이 없다보니 회사 계정이 내 계정이나 마찬가지였다. 내 자신이 조선일보라 생각하고 페북 펜들과 대화 나누듯 운영했다. 펜들이 좋아하면 쓸데없는 이야기도 참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팔로우를 많이 해준 것 같다.


해충박멸 회사 ‘세스코’에서 댓글을 위트있게 달아주는 것처럼?
그렇다. 기존 언론사는 그런 식의 댓글을 잘 안 달았다. 약간의 보람이라면 조선일보 시도 이후 YTN, 허핑턴포스트 등 여러 매체에서도 많이 따라왔다는 것?


USA투데이등 미국 신문에선 SNS로 독자와 소통하는 커뮤니티 에디터가 따로 있다고 들었다. 농담도 하고 축구 보러 가면 “여기 축구장이야”하며 사생활도 다 오픈하고 일과 놀이, 생활이 믹스된 느낌?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인가.
그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회사가 그렇게 요구를 했던 건 아닌데 일을 만들어가야 하는 입장 이다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굴러갔다. 어떻게 보면 소비자에 니즈에 많이 맞춰가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한 것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서는 펜들의 뉴스소비 기조가 많이 바뀌었다. 정권교체 영향이 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오히려 무거운 뉴스나 정론을 많이 원하는 것 같다. 페북 정책도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지금은 그렇게 재미있게 하고 싶어도 페북 정책상 여러 제약이 많다.


페북 정책이 어떻게 바뀌었길래.
지난달부터 페북 알고리즘이 많이 바뀌었다. 한번 게시된 콘텐츠 수정이 많이 힘들어졌다. 보통 링크를 붙여놓으면 자동으로 뜬다. 썸네일과 제목수정이 쉬운 편이었다. 재미있게 튜닝하는 게 가능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페북 측과 얘기해보니 가짜뉴스, 페이크뉴스의 유입을 막으려 수정하기 힘들게 해놨다고 한다. 원문에 있는 것은 아예 수정을 못하게 했다. 썸네일 위에 딱 한줄 수정이 가능하고 나머지 제목과 본문은 원천적으로 못하게 막아 놨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페이크뉴스 필터링이 화제인 것 같다. 언론재단에서도 AI를 활용해 가짜뉴스를 걸러내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편집기자가 창작해서 단 제목과 본문에 없는 제목은 다 가짜뉴스로 걸린다. 미국의 사례는 많다. 북미에서 AI를 많이 활용한다고 하는데 고충도 많다고 한다. 편집자가 단 제목은 본문에 없는 경우가 많고 어떻게 보면 창작물인데 필터링에 다 걸리기 때문이다. 기계입장에서는 왜 본문에 없는 말을 하냐고 페이크뉴스 판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기계입장에선 당연하지만 인간적 측면에서 봤을 때는 좀. 언론사 입장에서는 딜레마가 있다. 어쨌든 언론사가 페북을 직접 쥐고 운영하는 플랫폼이 아니다. 그래서 페이크뉴스 필터링에서 대해선 뭐라고 딱 말을 못한다.  

 
편집부 경험이 지금 일에 도움이 되나.
편집부 있을 때도 가급적이면 재미있게 많이 해 볼라고 했다. 제목도 유행하는 것들을 조금씩 차용하고 했는데 신문 분위기상 무거운 걸 원하니까. 편집기자 시절 많이 혼도 나고 그랬다. 디지털로 와서 느낀 건 인터넷은 제목의 길이가 제한이 없는 거다. 닷컴 편집자들은 길면 길수록 좋다고 많이 설명해주라고 했다. 취재기자들이 보통 자기제목을 써서 올리는데 닷컴편집자들이 거기서 일정 부분을 뽑아서 나열해 놓는 형태가 온라인 제목이 된다. 지면은 보통 제목 글자 수가 5단 톱기사 13자 맞춰져 있지만 여기서는 아니다. 분위기도 다르고 유저도 달라 초반 적응에 애를 많이 먹기도 했다.


편집부 경험이 특별히 도움이 됐던 건 아니네.
제목을 만드는 경험은 분명 도움이 됐지만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한참 걸렸다. 페북을 처음 관리할 때 신문에서 하던 대로 했다가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독자 반응이 많았다. 페북의 다이렉트 메시지로 독자반응을 실시간으로 살핀다. 이해를 못하겠다는 피드백이 왔을 때 ‘그럼 이건 또 아닌가 보다’하고 내려 수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편집부에 있을 때 선배들에게 많이 들었던 말이 ‘설명적으로 제목을 달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는 반대다. ‘설명적으로 안 하면 모른다’는 거였다. ‘이게 제목이 될까?’하고 마지못해 달면  사람들이 더 좋아하고 클릭도 많이 하고 약간 시적으로 창의적인 제목을 하면 그 기사를 아예 외면해버렸다.


댓글은 보통 어떤 식으로 다는가. 
기사의 성격에 따라 고민하는데 특별한 것은 없다. 논쟁이 첨예하게 붙는 경우는 한쪽으로 치우치면 큰일 난다. 댓글을 많이 달수록 기사는 더 많이 전파된다. 기사의 연장이 되는 화두를 던져 주면 거기에 또 댓글이 달린다. 아니면 ‘뽐뿌’ 같은 식의 재미있는 댓글도 많이 시도한다. 기사주제에 맞게 ‘움짤’ 캡처 사진같은 걸 하나 띄워두면 유저들이 많이 좋아해준다. 어떻게 보면 동질감? 그런 댓글을 달아주면 ‘뭐 기자도 우리랑 별반 다를 게 없네’하고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업무상 외국 언론사와 교류하는 건 없나?
한 다리 건너면 알고 있는 사이라. 중앙의 아이24 팀장은 잘 아는 선배인데 내가 조선에서 하는 역할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아니아니 외부 말고 외국.
하하. 외국까지는 아니다. 동향은 꾸준히 파악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버즈피드 등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변화는 뭔지 체크는 하고 있다.

 
아. 그런가. 최근에 살펴 본 외국동향은?
특정매체의 경향보다는 페북의 기조 자체가 변하고 있는 느낌이다. 페북 자체가 지금 세계의 미디어들을 태풍처럼 모두 빨아들이고 있다. 그러면서 기성매체들을 조금씩 밀어내려는 것 같기도 하다. 착각일수도 있겠지만 미국에서는 그런 경향이 감지된다. 한국도 거의 그렇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페북이 한국 진출 초기 뿌리를 내리기위해 언론사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자생적으로 클 수 있는 환경이 마련 됐다. 그러니 ‘이젠 너희들 도움은 필요 없어’라는 느낌이랄까? 그건 아니겠지만 기성언론의 도달률은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개인이나 재미있는 커뮤니티 계정들의 도달률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기성언론사의 도달률을 분석해보면 하향세가 뚜렷하다. 미국에서는 그런 경향이 좀 짙게 나타나는 것 같다. 그게 정책 때문인지 재미가 없어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알려주지를 않으니까. 알 수도 없는 부분이다.


SBS가 페북과 뉴스제휴에 적극적이었는데.
‘인스턴트 아티클’ 제휴를 맨 처음 했다. 스브스와 YTN이 적극적으로 했었다. 다른 언론사들도 지켜보다 참여 할까 말까 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안하려고 하는 편이다. 미국에선 뉴욕타임즈가 빠져나갔다. 미디어 입장에서 좋은 게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돈은 조금 벌겠지만 그걸 위해 들어간 노력과 시간 비용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그리고 페북이 링크나 사진보다 동영상 라이브 방송을 밀겠다고 작년 초부터 공언을 했다. 그때 한국에선 대선 상황과 맞물리면서 많은 효과를 봤다. 방송국들도 재미를 많이 봤지만 올 초부터인가 방송국의 영상도 예전만큼 도달이 안 된다. 그러다보니 방송국들도 조금 난처해 진 것 같다. 정책적으로 하겠다고 하면 빵빵 밀어줘야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다. JTBC도 탄핵정국과 맞물려 굉장히 급상승했지만 당시에 나오던 엔게이지먼트가 지금은 그렇게 안 올라간다. 지금은 어떻게 보면 인사이트나 위키트리 같은 유사언론들의 도달률이 높다. 뉴미디어 쪽을 많이 밀어주는 느낌이고 계속 그렇게 갈 것 같다.


네이버는 오히려 기성언론과 제휴를 많이 하는 것 같은데. 
기자페이지를 더 강화한다고 한다. 랭킹제도 하고 페이스북처럼 ‘좋아요’도 많이 하고. 다만 매체가 아니라 개별기자들에게 하는 것이라 미디어 생태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잘 모르겠다.


“페이퍼는 죽지 않을 것… 사람들이 활자 찾는 시대 다시 와”


기자들에게 선수로 뛰라는 것 같은데.
그렇다. 제가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게 신문편집할 때 충격적인 일이 있었다. 취재 쪽에서 와서 제목이 좀 그렇다고 했다. 뭐가 그런지 말해달라고 했더니 “이런 제목으로 기사 나가면 네이버에서 잘 안 본다”고 했다. 충격 받아 조금 실랑이를 했다. “조선일보 기자가 아닙니까. 그럴 것 같으면 네이버 기자하시죠”라고 따졌다. 네이버 좋으라고 신문편집하고 제목 만드는 건 아니지 않는가. 그게 3년 전인데 이제와 현실이 돼버린 느낌이 좀 그렇다. 대부분의 미디어들이 네이버에 종속 되지 않았는가. ‘어떻게 써야 네이버가 잘 걸어줄까’ 이런 고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사실 네이버에서 잘 보여야 보다 많은 사람들이 타고 들어와 보지 않나.
그렇긴 하지만 페북, 카카오채널 등 플랫폼을 통해 유입된 사람들이 충성독자가 되긴 힘들다. 위키트리 같은 미디어들의 고민은 많은 사람들이 SNS로 타고 들어와도 정작 위키트리의 브랜드는 기억해주지 않는다는데 있다. 언론사 닷컴과 달리 밑바탕이 부족해 그리고 정작 뉴스가 필요할 때 다이렉트로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직접 닷컴을 찾는 사람이 적은 건 언론사들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지만 해결책도 뚜렷이 없다. 어떤 디지털 전문가가 나서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충성독자를 이끌어 낼 방법은 없는가. 
카카오채널 메인에 모 매체의 기자의 기사가 걸렸다고 치자. 채널을 통해 들어와 클릭 뷰는 많이 늘겠지만 기사를 본 사람이 그 매체의 브랜드를 기억을 해줄까? 그건 회의적이다. 그건 단순히 휘발밖에 안 된다. 소셜미디어로 경쟁을 많이 하는 건 좋은데 그게 해당 언론사가 커 나가는 데는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에 저는 부정적 입장이다. 일회적이고 단발성 콘텐츠가 계속 가는 건데 누적이 되질 않는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충성독자 늘리기는 매일 고민 중이다.


소셜미디어 팀원은 몇 명이고 팀장은 몇 년 했나.
한 반년 정도. 팀은 기자직, 인턴, 디자이너가 있다. 동영상 파트까지 합치면 20여명 정도 된다. 동영상 파트가 많은 편이다.


동영상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는 따로 있나.
따로 있진 않다. 조선일보 사진부가 분사한 조선영상비전을 통해 영상기자들을 따로 활용한다. 만드는 영상이 주로 나가서 촬영하는 것들이라 굳이 스튜디오가 필요하지는 않다.


근무형태는 어떻게 되나.
정시출퇴근을 하다가 한 달 전부터 2교대 근무를 시작했다. 교대 근무는 2~3명이 돌아가면서 한다. 교대근무를 시작한지는 한 달도 채 안됐다. 그전에 혼자 밤낮없이 일했다. 그러다 몸이 축났다. 그래서 팀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2교대 근무를 시작했다. 사실 디지털에선 퇴근을 해도 퇴근이 없다. 모바일로도 일이 다 가능하니까.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 페북은 펜들의 메시지가 계속 온다. 응답률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답을 계속 해줘야한다. 새벽 3시 반에 중학교 2학년애가 잠이 안온다고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다. 자다가 깨서 답한 적도 있다. 그런 적이 많다. 아침에도 매일 눈뜨자마자 모바일 쳐다봤다. 한번은 아내에게 크게 혼난 적이 있다. 얼마 전 아내가 출산을 했는데 아기 영상 찍으려고 휴대폰을 꺼냈다가 아내가 화를 버럭 냈다. 지금 그게 눈에 들어 오냐고. 아마 아내가 애가 태어나는 순간에도 모바일로 일을 한다고 오해했던 것 같다.


소셜미디어팀을 운영하며 보람 있었던 일은. 
카드뉴스를 만든 적 있었다. 강남에 어느 여고 노총각 선생님의 사연을 다뤘다. “나 결혼 언제하냐. 장가 좀 보내줘” 등등 재미있는 급훈이 기억난다. 학생들의 신뢰가 많은 교사였다. 노총각 선생 장가보내기가 거의 학교의 숙원사업처럼 돼 버렸다. 사연이 짠해 ‘애인 찾아주기’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많은 연락이 왔다. SNS의 힘도 느꼈고 보람도 있었다.


소셜미디어팀의 역할을 개념적으로 얘기해보면.
우리는 어떻게 보면 중간자 역할이다. 기성매체와 플랫폼 사이에 있는 사람들이다. 왜냐면 기성매체서 만든 걸 재가공하는 입장이고 플랫폼은 그 재가공한 걸을 공급받는다. 가운데서 좌우를 다 봐야하는 입장이다. 기성매체 쪽만 봤다가는 플랫폼 쪽에서 안 걸어주면 그만이고. 그렇다고 플랫폼 쪽 입장만 고려했다가는 기성매체 쪽에서 화를 낼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양쪽을 다 지켜봐야 되고 다 들어보면서 조율해 나가고 있다. 편집국이나 기자들이 아무리 기사를 잘 쓰고 우리가 아무리 가공을 열심히 한다하더라도 플랫폼에서 걸어주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사람들도 많이 만나야 된다. 단순히 취재를 하기 위해서 만나는 게 아니라 업무협조 차원에서 만나는 입장이다. 주기적으로 네이버 다음 트위터 카카오 페이스북 등 담당자를 만나고 있다. 트렌드를 알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플랫폼과의 관계에선 별 어려움이 없나.
기존 매체들은 광고주와의 관계만 있었을 뿐 갑과 을의 관계를 명확히 따질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갑과 을이  바뀔 뿐이지만 플랫폼들과의 만남은 갑과 을이 명확하다. 우리는 플랫폼을 통해서 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을이다. 업무적으로 막혀서 플랫폼을 만나 봐도 뚜렷한 진전이 없다. 플랫폼은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미팅의 끝이 대부분 이런 식이다. 예를 들어 “잘 좀 부탁드려요”하면 “그건 저희 소관이 아닙니다. 컴퓨터에 의한 알고리즘이 제어할 뿐 이죠”라는 대답이 대부분이다. 모든 플랫폼에서 대부분 그런 답을 준다. 반대로 기성조직은 결과물과 보고서를 원한다. 플랫폼과 미팅이 끝나면 답을 내놓길 원하지만 사실 답이 없다. 그럴 때 어려움이 많다.


신문의 미래는 어떻다고 생각하나. 
페이퍼의 미래? 신문이 죽진 않을 것 같다. 사람들이 활자를 필요로 하는 시기가 다시 오게 돼 있다. 온라인과 SNS는 대부분 정크푸드다. 휘발적이며 말초적인 게 많다. 신문은 기록이며 역사다. 온라인에 남았다고 역사로 기록되긴 힘들다. 그렇기에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물론 영향력은 줄어들겠지만. 이와 별개로 카카오랑 네이버가 기성언론과 관계 재정립을 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신문사들끼리의 연대가 잘 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유료화를 어떤 식으로 찾아가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앞으로 꿈은 무엇인가.
일단은 네이버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러려면 여러 디바이스와 툴하고 제휴를 많이 해야 한다. 내가 하는 일도 그걸 위해서다. 처음에는 페북 의존도가 높았다. 그것을 다른 플랫폼이나 매체와 좀 나누고 제휴하면서 나누고 또 나누고 하다보니까 지금 다루고 있는 채널이 한 8개 정도 된다. 앞으로 더 늘릴 예정이다. 지엽적인 것이라도 계속 제휴를 해서 한군데 로 영향력이 쏠리지 않도록 하면서 포션을 점점 더 넓혀갈 계획이다. 그렇다고 해서 네이버랑 대적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완전히 찌그러져 있을 정도는 아니게 될 것 같다. 제 역할이 아마 거기까지 일 것 같다. 그리고 그 뒤는 누군가 알아서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