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협회보 지면보기

    -

    게시판 상세
    제목 템플릿 편집, 위기인가 기회인가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7-08-01 10:16:15
    • 추천 추천하기
    • 조회수 195

     


    중앙일보가 템플릿 편집을 시작한지 한 달이 다 돼 간다. 지면에 템플릿 디자인 도입과 함께 6단에서 5단체로 편집의 기본 골격을 바꿨다. 템플릿(template)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싶어 네이버 사전을 검색해 봤다. 1. 형판(形板) 2. 본보기, 견본이란 뜻이 있었다. 그 사전적 의미에 비춰 보면 템플릿 편집은 형판과 견본에 맞춰 편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비슷한 단어로는 정형화된 양식, 견본, 무늬 등을 뜻하는 패턴(pattern)이 있었다. 

    템플릿 디자인은 보통 웹사이트의 초기화면 디자인을 말한다. 아이패드용 뉴스앱들도 대부분 템플릿 디자인이다. 한번 디자인 틀이 정해지면 변화 없이 그대로 간다. 링크를 걸어 텍스트의 양을 무한정 담는 디지털미디어의 초기화면은 정해진 틀에 텍스트만 걸어주면 끝난다. 하지만 기사의 양을 무한정 펼치기 어려운 신문지면에서 템플릿 디자인을 구현하는 데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그래서 중앙이 템플릿 디자인으로 간다고 했을 때 많이 궁금했다. 설마 웹사이트 초기화면처럼 틀이 움직일 수 없게 정해지고 매일 기사와 이미지만 교체되는 건 아니겠지 하고.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지만.


    예전과 크게 달라진 건? 
    약 3주간의 중앙일보 지면을 살펴봤다. 핵심적인 틀을 기본으로 변형을 주는 지면들이 많았다. 크게 4단과 1단, 2단과 3단, 5단, 3단과 2단의 골격을 따라 제목과 이미지의 위치가 변하는 식이다. 하지만 같은 골격의 지면도 기사와 그래픽 요소 등 따라 다르게 편집 되고 있다. 중앙의 템플릿 디자인은 ‘정해져서 움직일 수 없는’ 좁은 의미의 템플릿이 아니라 ‘정해진 몇 개의 기본 틀’에서 기사의 높낮이가 달라지거나 사진의 위치가 달라지는 넓은 의미의 템플릿인 듯하다.
    템플릿 디자인 도입에 따라 중앙일보는 편집기자가 매번 새로운 판을 짜지 않고 지면에 맞는 템플릿을 골라 조판자에게 “오늘은 A타입”하고 주문한다고 한다. 편집기자들이 레이아웃에 대한 고민할 시간은 확실히 줄었겠지만 조판자들의 수고로움은 덜 줄어든 것 같다. 가져온 타입을 텍스트에 맞춰 재조정하고 사진과 요소에 변화를 주는 작업이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의 템플릿 편집이 예전 6단 편집과 크게 달라졌거나 효율성이 높아진 것을 확인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지금까지는 모듈러 편집에서 편집 경우의 수를 바꿔주며 판을 짜는 것과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 6단의 모듈러 편집도 ‘준템플릿 편집’이나 마찬가지다. 예전 지면을 꺼내와 ‘튜닝’해 쓰고 있지않은가. 예전 지면을 꺼내오는 것과 만들어진 지면을 선택해 불러오는 것의 차이는 별로 크지는 않은 것 같다.  


    퍼스트 디자인, 세컨드 텍스트
    가디언은 템플릿 디자인의 원조 격이다. 2005년 가디언의 리디자인을 맡은 디자이너 마크포터는 “리디자인의 핵심은 컨스트럭션 키트(Construction Kit)를 만드는 일이다”라며 “함께 기존의 뉴스 생산방식이 아닌 새로운 형식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그 새로운 형식 중에 하나가 ‘퍼스트 디자인, 세컨드 텍스트’다. 디자인을 먼저하고 뉴스를 거기에 맞추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편집의 틀을 먼저 정하고 뉴스를 그 틀에다 맞추는 것이다. 브리프 뉴스를 가로로 배치하면 기사의 높이를 똑같게 했다. 신문편집의 시각적 가치를 우선한 것이다. 편집주도적 신문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 파이낸설타임즈도 7단에서 6단으로 리디자인한 이후 지면의 큰 패턴은 5~6가지로 단순화 됐지만 시각적 가치는 더 키웠다.  
    중앙일보 역시 템플릿화 하면서 시각적 리듬을 많이 고려했다. 실제로 16~17면의 ‘위크앤’ ‘열려라 공부’ 브릿지 면이나 문화 면 새터데이 면 등을 ‘디자이너스 에디션’으로 꾸며 신문이 단조롭게 보이지 않도록 ‘악센트’를 주려고한 노력도 많이 보인다. 하지만 확실하게 편집주도적인 모습은 아직은 덜한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편집의 힘이 담긴 지면이 많아졌으면 한다. 


    템플릿이 신문편집의 미래?
    신문편집이 어떻게 변할지 쉽게 예측할 순 없지만 위에서 얘기한 ‘좁은 의미의 템플릿 디자인’도 언젠가 나올 수도 있다. 항상 그 위치와 그 카테고리에서 뉴스를 확인하는데 익숙해진 디지털 독자들이 신문을 마주할 때 ‘변화무쌍’한 편집을 보면 시각적으로 ‘혼란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즐겨 찾는 페이지에 다른 카테고리의 뉴스가 있다면 말이다. 가로짜기에 익숙한 독자가 세로짜기 신문을 볼 때 당황하는 것처럼.
    미래의 신문독자들은 아마 너무나 바빠서(시간을 쪼개 쓰기 위해) 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넘기면서 살펴보는 건 시간낭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요즘도 앞의 지면 건너뛰고 오피니언 면부터 보는 독자가 있는 것처럼. 네이버 뉴스 카테고리를 관심항목 몇 개만 추가해서 보듯 관심 없는 뉴스페이지는 다 건너뛰고 특정 카테고리 페이지로 바로가 먼저 읽고 사회 면 전국 면 등 관심이 덜 가는 페이지는 시간이 날 때만 양념으로 가끔 한 번씩 볼지도 모르겠다. 그런 독자들에겐 특정 페이지에 특정 카테고리의 기사가 있어야 마음이 편할 것이다. 그런 신문편집은 우리(편집기자)가 보기엔 참 융통성 없고 덜 인간적인 편집이 되겠지만 말이다. 


    개인플레이와 팀플레이
    신문편집은 지면 곳곳서 멋지게 튀는 개인플레이서 지면 전체적으로 리듬감을 살리는 팀플레이로 변하고 있다. 개인플레이든 팀플레이든 팀 전체적으로 컬러를 가져가야 한다. 축구에서 브라질의 개인기가 팀의 컬러와 조화를 이루고 스페인의 팀플레이가 개인기를 살려내는 것처럼. 템플릿편집은 기본적으로 팀플레이다. 하지만 그 속에 개인기도 있어야 한다. 중앙일보의 팀플레이가 편집기자들의 개인기도 살려 냈으면 한다.  


    혼란스러움을 줄여 온 신문편집
    신문편집의 시각적으로 ‘혼란스러움’을 줄이는 쪽으로 진화해왔다. 신문편집은 7단에서 7~6단 혼용으로, 7단 없애고 6단으로, 6단에서 이제는 5단까지 왔다. 단이 적어질수록 변수는 그만큼 통제된다. 다양한 편집이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뚝 떨어지는 것이다. 중앙일보의 5단 편집은 편집을 업으로 삼는 ‘쟁이’들에겐 심심한 편집이 될 수 있겠지만 원하는 뉴스를 빨리 찾고 싶은 독자들에겐 뉴스 스캔의 속도를 좀 더 높여줄 수 있는 편집이 될 수도 있다. 7단에서 6단으로 넘어올 때도 우리들 중 몇몇은 “할 게 없잖아”라며 “이게 무슨 편집이냐”고 단조로움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기도 있다. 동아일보의 5단을 봤을 때의 초기 반응도 대부분 그렇고. 5단에 눈이 익숙해 지다보면 6단이 복잡해 보일지도.   

    세로짜기의 ‘건축’, 가로짜기의 ‘조립’, 템플릿편집의 ‘선택’
    세로짜기는 벽돌처럼 쌓아 지면에서 기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는 건축의 편집이다. 쏟아져 들어오는 기사를 꽉꽉 눌러 틈을 최대한 없애는 편집이다. 가로짜기는 모듈러를 활용해 레고처럼 조립해 만드는 편집이다. 이에 비하면 템플릿은 만들어진 양식을 골라 쓰는 ‘선택’의 편집이다. 세로짜기의 건축은 시간과 품이 많이 들어간다. 그만큼 편집기자의 존재감도 컸다. 가로짜기의 조립은 시간과 품이 덜 들어간다. 편집기자의 존재감은 그 만큼 줄어들었다. 하지만 기획면 같은 영역에서 비주얼 편집으로 나름 존재감을 발휘했다. 템플릿의 선택은 시간과 품이 거의 안 들어간다. 효율 면에서는 템플릿편집이 제일 높다. 그럼 편집기자의 존재감은? 기존의 하던 방식대로는 분명 존재감은 줄어들 것이다.
    ‘퍼블리’ 같은 미디어 스타트업들이 큐레이팅 서비스를 본격화하며 커 나가고 있다. 편집기자가 디지털 시대에 존재감을 찾기 위해선 콘텐츠의 큐레이팅 능력이 점점 더 요구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기대반 우려반의 목소리들 
    사실 완벽한 템플릿 디자인은 편집 공정의 자동화다. 수정적으로 꺼내 쓰는 게 아닌 기사완성과 동시에 템플릿에 자동으로 들어가야 한다. 서울신문은 오피니언면을 템플릿화 했다고 한다. 기자입력기에서 제목과 기사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제목과 기사가 편집화면에 앉혀진다는 것이다. 스트레이트면 기획면까지 자동 템플릿화하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로봇이 공장을 돌리는 것처럼 인공지능이 지면을 돌리는 때도 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시대에도 감성적 창의적 영역의 지면은 사람 손에 남겨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템플릿 편집으로 편집기자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보는 기자들도 많고 오히려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단순 팩트뉴스 편집은 템플릿으로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겠지만 맥락뉴스 편집은 템플릿으로 처리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 뉴스의 맥락을 짚는 건 여전히 편집기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템플릿이든 다른 것이든 신문사의 편집자동화에 대한 욕구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새로운 흐름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 종이 위에 뉴스를 편집하는 게 아닌 회사의 콘텐츠를 꿰매고 큐레이팅하고 퍼블리싱하는 콘텐츠 디렉터로서의 활약상을 기대해본다. 


     



    첨부파일 1면 메인.jpg
    비밀번호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관리자게시 게시안함 스팸신고 스팸해제 목록 삭제 수정 답변
    댓글 수정

    비밀번호 :

    수정 취소

    / byte

    비밀번호 : 확인 취소

    댓글 입력

    댓글달기이름 : 비밀번호 : 관리자답변보기

    확인

    / byte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