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아름다운 거리와 여성들...막내가 느낀 이국정취


대만은 내게 'ACER의 나라' 정도에 불과했다. 대만은 ASUS, MSI, GIGABYTE, ACER 등 유명 컴퓨터 브랜드들을 보유한 나라다. 대만에 대한 나의 관심은 딱 거기까지였다. 컴퓨터 강소기업이 많은 국가라는 정도. 심지어 작년 동남아 여행 중에는 'Taiwan'과 'Thailand'를 헷갈려 작은 창피함을 겪었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대만에 대해 많은 관심과 호감을 갖게 됐다. 대만은 아름다운 거리와 매력적인 여성들이 있는 흥미로운 나라였다.
대만의 길거리엔 중국과 일본이 혼재돼 있다. 나는 해외여행을 떠나면 필름카메라로 길거리를 찍는 걸 즐긴다. 거리에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현지인들의 행동양식 등이 녹아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난 1월 홍콩여행 중 그곳의 거리를 렌즈에 담으면서 중국과 유럽이 뒤섞여 있는 이국적인 느낌을 받아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이번 대만여행에서도 사진을 찍으며 비슷한 쾌감을 느꼈다. 화련을 가기위해 찾은 기차역은 중국어로 안내가 되어있을 뿐 곳곳에서 일본의 냄새가 났고, 잠시 주어진 자유시간에 혼자 돌아다녀 본 골목길에는 일본 느낌의 건물에 중국어 간판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일본 식민지 시절, 조선과 달리 온건통치를 받은 흔적이 이런 양태로 남아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닌 내게 대만의 장마는 약간의 걸림돌이 됐다. 비를 맞아가며, 또는 우산을 목과 어깨 사이에 끼우고 카메라를 들어보려 노력해야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비가 오히려 일부 명소에서는 멋진 풍광을 제공해주기도 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인 지우펀 거리는 붉은 홍등들과 비, 사람들의 우산이 뒤범벅되어 내 머릿속에 잊지 못할 그림을 남겼다.  
대만은 길거리 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아름다웠다. 이번 여행에서 남자 기자들 중에는 내가 가장 연차가 낮고 나이도 가장 어렸다. 남자 중 미혼인 사람도 거의 내가 유일한 듯했다. 젊은 남성이자 총각인 내게 '여성'은 언제 어디서나 큰 관심사다. 주간에 가이드를 따라 명소들을 방문하며, 야간에 선배들과 야시장과 밤거리를 돌아다니며 마주친 현지 미녀들은 계속해서 내 고개를 돌아가게 했다. "트와이스의 쯔위가 대만사람이지 않느냐"는 전자신문 조원 선배의 말을 듣고 내 고개의 움직임을 이해했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자유여행으로 대만을 다시 한번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대만에 대해 이렇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길 수 있었던 건 좋은 선배들과 함께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대만음식의 향을 힘들어하면서도 모험가 정신을 발휘해 서문정 거리에서 점심식사를 3차까지 함께한 파이낸셜 뉴스 박준서 선배와 전자신문 조원 선배. 막내라며 술자리 때마다 불러주신 김선호 회장님과 신인섭 부회장님. 담배가 떨어질 때마다 미리 챙겨온 담배를 공급해 주신 한국일보 전신재 선배. D조를 탈 없이 이끌어 주신 전북일보 김동일 선배. 곳곳에서 말동무가 되어주신 전라일보 정효정 선배까지. 이외에도 많은 선배들이 이번 대만 세미나가 좋은 기억으로 남도록 이끌어 주셨다. 앞으로 더 잦은 교류를 통해 선배들과 이런 만남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