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제4회-스마트미디어시대의 뉴스가치 측정

 

뉴스가 생명력을 얻으려면 새롭다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 충분조건을 갖춰야 하는데 이를 ‘뉴스가치’라고 한다. 뉴스가치에 대한 기준은 언론사의 뉴스정책과 기자의 이데올로기, 그리고 언론이 처한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더구나 기술의 발달과 수용자 변화 등 다양해진 미디어 외생변수는 밸류(value) 측정 기준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른바 온라인저널리즘과 소셜저널리즘이 뉴스의 형식과 내용은 물론 저널리즘의 체계까지 흔들고 있는 것이다. 뉴스 플랫폼의 급격한 진화는 기자들에게 ‘무엇이 뉴스인가?’에 대해 새삼스러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뉴미디어의 발달이 뉴스의 기본 원칙마저 변화시킨 것은 아니다. 여전히 ‘무엇이 뉴스가 되는가?’에 대한 기존 논의들은 유효하다. 이번 호에서는 전통적인 뉴스가치 판단 기준(7가지)이 신문 편집과 뉴미디어에 어떻게 ‘따로 또 같이’ 적용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1.영향성(impact)

영향성은 특정 사건이나 정보, 또는 인물이 사회 구성원들의 일상생활에 끼치는 파급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회적 영향력과 뉴스가치는 정비례한다. 즉, 기사 내용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즉각적으로, 얼마나 넓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따라 그 중요도가 결정되는 것이다.

➀사례: 영향성의 ‘크기’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그것은 그 기사의 영향권 안에 있는 수용자 수에 의해서 결정된다. 어떤 기사가 멀티채널을 통해 다양한 접점을 형성하고, 그 다양한 접점은 강력한 효과를 발생해서 그 효과가 여론으로 발전하는 것을 말한다.

➁결과: 영향성이 크다는 말은 ‘의의가 있다’거나 ‘중요하다’는 말로 바꿔 표현할 수도 있다. 따라서 영향성은 ‘흥미성’ 또는 ‘중요성’과 필요충분조건을 이루고 있다.

➂신문 편집에서의 중요도(상):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시대에는 공간적 근접성보다 영향성 기준을 더 높게 평가하는 추세이다. 여전히 신문은 의제설정 기능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고, 여론을 이끌어 가는 기능을 하고 있다. 언론에서 어떤 사건사고에 의미를 부여해서 사회적 이슈로 확대 재생산하는 것은 그 사건사고나 이슈에 대한 영향성을 높이는 작업이다.


2.갈등성(conflict)

모든 인간은 갈등이라는 요소에 강력하게 반응하는 본능이 있다. 친구 사이의 경쟁, 국가 간의 전쟁, 인간과 자연의 투쟁, 권력 간의 충돌 등은 언론과 수용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갈등성이 뉴스가치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은 갈등이 폭력이나 파괴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폭력과 파괴는 사건에 대한 감정을 고조시키고 일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➀사례: 갈등과 투쟁의 요소가 들어 있는 뉴스는 손쉽게 수용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전쟁이나 각종 선거, 그리고 매일 벌어지는 스포츠 이벤트 등이 이에 해당된다.

➁결과: 인간은 제3자의 갈등을 보며 어느 한쪽을 응원하고 그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언론은 이러한 갈등에 수용자를 주인공으로 참여시켜 그들에게 대리만족을 주고 있다. 갈등성은 수용자의 주관이 많이 개입되는 것으로 똑같은 사건이라도 그들의 입장에 따라 ‘옳고 그름’과 ‘좋고 싫음’이 극명하게 갈린다.

➂신문 편집에서의 중요도(상): 갈등성은 수용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전쟁, 스포츠, 선거 등 관련 기사들은 크게 취급된다. 특히 헤드라인에는 기본적으로 갈등을 부추기고,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많이 개입된다.


3.저명성(prominence)

유명인(celebrity)이나 공인(public figure) 등 사회적 지명도가 높은 인물일수록 뉴스가치가 높다. 이렇게 ‘잘 알려진’ 어떤 사람이, 어떤 사회적 이슈에 대해 언급했다면 수용자들은 그 내용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 하는 뉴스적 흥미를 느낀다. 인물의 저명성과 마찬가지로 장소의 저명성도 뉴스가치를 판단하는 데 작용한다. 유명한 장소에서 일어난 사건은 비록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➀사례: 2005년 1월, 연예인 125명에 대한 평가와 소문을 담은 내부 문건(연예인 X파일)이 유출돼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➁결과: 로스코(Roschco, 1975)는 ‘이름이 뉴스를 만든다(Names make news)’라는 말로 저명성을 설명하고 있다.

➂신문 편집에서의 중요도(상): ‘이름이 뉴스를 만든다’는 ‘이름이 뉴스에 가치를 부여 한다’로 바꿔 말할 수 있다. 그만큼 뉴스가치를 평가하는 데 뉴스메이커의 저명성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의미다.


4.근접성(proximity)

뉴스가치는 물리적 거리에 비례한다. 다시 말해 사건의 발생 장소가 수용자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그 뉴스가치가 높아진다는 의미이다. 근접성이란 사람들이 먼 곳에서 일어난 사건보다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며 그에 따라 뉴스가치도 커지는 현상(지리적 접근성)을 일컫는다. 또한 수용자들은 자신과 연관된 문제나 사건(심리적 접근성)에 더 큰 뉴스가치를 부여한다.

➀사례: 아프리카에서 외국 여객기가 추락해서 승객과 승무원이 전원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면 국제면에 단신이나 사진기사 정도로 처리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여객기에 한국인 관광객 일행이 탑승했다면 그 뉴스는 즉각 주요 뉴스로 부각되어 1면이나 사회면에 사고현장 지도와 함께 실리게 된다. 또한 심리적 접근성은 건강, 부동산 가격, 물가 등 수용자의 일상생활과 연관이 높으면 높을수록 중요하게 취급된다.

➁결과: ‘뉴스의 중심은 바로 수용자 자신이다’라는 명제가 성립한다.

➂신문 편집에서의 중요도(중): 소셜미디어시대, 뉴스 밸류 측정에서 공간적 근접성의 비중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SNS를 통해 공간을 초월해서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뉴스를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공간적 거리감은 과거와 동일하나 심리적 거리감은 소멸됐다고 볼 수 있다.


5.시의성(timeliness)

시의성(시간적 근접성)은 뉴스의 상대적인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유용한 기준이 된다. 다른 조건이 같을 경우, 보다 최근에 일어난 뉴스가 더 주목받는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최근에 일어난 뉴스가 아니더라도 어떤 시점의 이슈와 맞아떨어져도 주요뉴스가 된다(적시성). 이러한 두 가지 시간적 요인을 구별하기 위해 시의성을 시사 뉴스(current news)와 적시 뉴스(timely news)로 나누기도 한다.

➀사례: 보도 시점을 기준으로 시의성을 측정해서 신선도를 부여한다.

➁결과: 뉴스는 항상 ‘새 것’이어야 한다. 타이밍을 놓친 뉴스는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뉴스처럼 썩기 쉬운 상품은 없다’는 격언처럼 뉴스의 1차 조건은 시의성이다.

➂신문 편집에서의 중요도(하): 실시간으로 뉴스를 전달하는 온라인이나 모바일이 주류 미디어로 앞서 나가면서 신문에 있어서의 ‘시의성 가치’는 상대적으로 감소되고 있다. 일본 편집기자들이 공동 연구해서 발표한 ‘신문정리의 연구’에서는 ‘신문의 속보성이 전파미디어 때문에 위력을 상실, 특종을 제외하고는 별로 의미가 없다’라고 규정지었다. 이런 이유로 일본에서는 시간적 요소를 뉴스가치의 기본요소에서 제외하고 있다.


6.부정성(negativity)

언론의 첫 번째 사명이 감시자 역할이라면 부정성은 감시자의 첫 계명과도 같은 것이다. 비판 정신은 저널리즘을 가동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그 저널리즘은 사회의 방부제 역할을 함으로써 인과관계를 이끌어 낸다.

➀사례: 신문에 미담기사만 싣는 것은 매일 달콤한 사탕만 먹는 것과 같을 것이다. 사탕은 금방 싫증을 느끼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많이 먹을 수 없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기사는 갓 잡은 횟감과 같아서 늘 신선하고 질리지가 않는다.

➁결과: ‘나쁜 뉴스가 좋은 뉴스다’라는 명제가 성립한다.

➂신문 편집에서의 중요도(상): 유일하게 부정성을 인정받는 곳이 언론일 것이다. 부정의 강도가 세면 셀수록 영향력과 파급력은 더 커져 수용자와 정서적 공감대를 더 넓게 형성할 수 있다.


7.흥미성(interest)

수용자가 뉴스를 읽으면서 개인적 관여감을 느낀다는 것은 그 뉴스 속에 인간적 흥미를 끌 만한 요소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적 흥미가 있는 뉴스는 수용자의 지적 경험보다는 정서적 경험에 강력히 호소한다. 따라서 이런 기사는 수용자를 무섭게 하거나, 즐겁게 하거나, 흥분시키거나, 실망하게 한다. 또는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고, 성적(性的) 욕구를 갖게 하기도 하며, 슬프게도 하고, 분노케도 한다. 수용자는 이처럼 감정적인 반응을 일으킬 때 잠시 그 뉴스 속의 사건에 대해 외부적인 관찰자가 아닌 그 사건 내용의 적극적인 참여자가 된다.

➀사례: 본드(Bond, 1961)는 흥미성의 요건으로 개인적 관심(self-interest), 금전(money), 성(sex), 투쟁(struggle), 신기성(unusualness), 영웅 숭배와 명성(hero worship & fame), 서스펜스(suspense), 인정미담(humanity), 다수와의 관련성, 경쟁(contest), 발견과 발명(discovery & invention), 범죄(crime) 등 열두 가지를 나열했다.

➁결과: 사회 구성원들의 관심이나 흥미를 유발할 만한 사건은 크게 취급되는데, 대개 진정성이나 갈등성과 같은 요소가 있을 때 더 흥미를 느낀다고 볼 수 있다.

➂신문 편집에서의 중요도(상): 수용자들은 연령, 직업, 관심 등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는 개인적 관심(personal appeal)을 불러일으키는 기사가 다른 사람에게는 무의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차적으로 편집기자가 읽었을 때 인간적 흥미를 자극하는 기사가 있다면 일반 수용자들도 흥미를 느낄 가능성이 높다. 편집기자가 흥미성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결국 인간적 흥미가 강한 뉴스는 가장 많은 수용자 층의 주목을 끌게 된다.

yyk2020@nate.com

 

    

뉴스 가치 판단 기준의 매체별 중요도와 내용

구분

매체별 중요도

내용

영향성

온라인

모바일

방송

신문

특정 사건이나 정보 또는 인물이 수용자들 일상생활에 미치는 파급력의 정도를 의미한다.

갈등성

온라인

모바일

방송

신문

갈등이 동반하는 폭력과 파괴는 사건에 대한 감정을 고조시키고 일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저명성

온라인

모바일

방송

신문

유명인이나 공인 등 지명도가 높은 인물일수록 강력한 뉴스성을 갖는다.

근접성

온라인

모바일

방송

신문

먼 곳보다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더 관심을 갖는 지리적 접근성과 자신과 관련 있는 사건에 더 흥미를 느끼는 심리적 접근성으로 나눈다.

시의성

온라인

모바일

방송

신문

조건이 같다면 최근에 일어난 뉴스가 더 중요하고, 최근에 발생한 사건이 아니더라도 그것이 현시점에서 의미가 있으면 뉴스가치가 높다.

부정성

온라인

모바일

방송

신문

언론의 기본은 ‘비판정신’이고 수용자들은 부정적인 기사에 더 쉽게 흥분하고 반응한다. ‘나쁜 뉴스가 좋은 뉴스다’라는 명제가 성립한다.

흥미성

온라인

모바일

방송

신문

금전, 섹스, 범죄 등 수용자들의 관심사나 정서를 자극해서 흥미나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