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김창환 50대 신임 편집기자협회장 인터뷰

 

“편집의 역할이 무궁무진한 만큼 편집기자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변화를 준비한다면 더 밝은 미래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더 거세질 변화의 요구 속에서 편집과 회원들의 미래를 위해 더 가 치 있는 요소들을 찾아내 멋지게 편집해 볼 생각이다.”

 한국편집기자협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50대가 주로 맡아오던 관행을 깨고 오랜만 에 40대 젊은 협회장이 탄생한 것. 새해 44세가 되는 김창환 제50대 한국편집기자협회장이 2년의 임기를 마무리한 신인섭 전 회장의 바통을 넘겨받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이전 집행부는 크고 작은 온라인 행사 를 진행하며 쉽지 않은 여정을 거쳐왔다. 또 디지털 중심으로 바뀌어 가는 미디어 환경에서 편집 의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김 신임 회장은 “3년간 집행부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협회에 녹 아들었다”며 “코로나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새 집행부의 단합된 힘을 중심으로 많은 회원 들과 소통하며 공약으로 내건 다양한 구상들을 실현시키겠다”고 패기 넘치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김 회장은 편집상 공정성 제고를 위한 한국편집상 위원회 신설, 올해의 편집기자상 부활, 편집 아카데미 사업, 퇴직자 재취업 지원, 언론단체로서의 목소리 강화, 지역 회원들과의 소통 확 대 등 그동안 구상해 온 협회 운영 복안을 조목조목 거침없이 풀어 놓았다. 40대 젊은 협회장이 이 끌 새 협회의 모습은 어떨지 기대가 된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먼저 한국편집기자협회장 당선 소감을 부탁드 린다.

당선 이후 회장이라는 직책의 막중한 무게감을 실감하고 있다. 지금 어깨를 누르고 있는 무게가 부담이 아닌 소중한 책임이라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기에 좀 더 변화되고 발전된 편집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선거운동 기간에 전국의 회원사를 돌며 많은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도 반갑게 맞아준 회원들의 얼굴이 한 분 한 분 떠오른다. 다시 한번 분에 넘치는 환대를 해준 데스크, 간사, 회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코로나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가능한 많은 회원들과 소통하며 공약으로 내건 다양한 구상들을 실현시키도록 노력하겠다.

 

-협회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보다는 3년간 집행부로서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협회에 녹아들었던 것 같다. 회사와 집을 오가던 일상에 협회가 추가 되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정확히 비중을 나누기는 애매하지만 우선순위가 일과 아이들을 제 친 적도 있다고 한다면 얼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많은 행사를 치르지 못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못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컸고 앞으로 해보고 싶은 구상들과 마주하면서 조금씩 마음을 키웠던 것 같다. 

 

-48·49대 협회 부회장, 사무국장, 편집국장을 맡아 활동해왔다. 어려움은 없었나.

사실 역대 집행부 중에 가장 많은 보직을 맡았다.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스스로가 더 단단 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3년이라는 시간을 되돌아보면 ‘어려움’보다는 ‘새로움’의 연속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2019년 처음 부회장으로서 협회 일을 시작할 때는 모든 게 어색하고 서툴렀기에 새로웠고, 코로나 이후에는 모든 행사를 한 번 도 시도해 보지 않은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해야 했기에 역시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매 행사마다 플랜 2~3개를 준비해야 했던 만큼 49대 집행부의 단합된 힘이 있었기에 총회부터 세미나, 체육 대회까지 온라인으로 대체하며 차질 없이 진행 할 수 있었다.

내년에는 코로나가 물러가고 상황이 좋아지리라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섣불리 예단할수 없는 만큼 그간 쌓은 경험과 새롭게 출범하는 제50대 집행부의 단합된 힘을 중심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협회 집행부 활동 당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를 두 가지만 꼽는다면.

49대 집행부의 첫 행사였던 제56차 정기총회가 떠오른다. 협회 창립 사상 첫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당초 협회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올해 정기총회를 광주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여파로 인해 두 번이나 연기한 끝에 결국 전례 없이 온라인총회로 대체됐다. 지금은 프로그램도 다양해지고 온라인 행사가 익숙하지만 당시는 준비부터 진행까지 전 과정이 진땀 나는 과정이었다.

또 한 가지는 울릉도 간사세미나 답사과정이 기억에 남는다. 해외 세미나를 진행할 수 없어 국내 대체 지역을 물색하던 중 ‘울릉도․독도’를 대상지로 선정했고 1박 2일로 답사를 다녀왔다. 울릉도행 쾌속정에서 뱃멀미와 사투를 벌이고 버스를 타고 비를 맞으며 숙소와 식당을 알아보며 다니느라 고생도 많았지만, 천혜 자연의 아름다움과 독도에 입도했을 때 느낀 감동은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 꼭 ‘울릉도․ 독도 세미나’를 진행해보고 싶다. 

 

-선거 출마 슬로건을 ‘편집의 미래를 편집하겠습니다’로 정한 이유는.

‘변화’를 강조하고 싶었다. 실제로 많은 변화들이 다가오거나 스쳐 지나가고 있지만, 변화를 모른 척하는 부분도 있고 ‘잘 되겠지’식으로 긴장 없이 바라보는 시각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편집의 역할이 무궁무진한만큼 위상을 재정립하고 변화를 준비해야 좀 더 밝은 미래와 마주 할 수 있다.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의 요구는 더 거 세질 것이다. 변화가 편집의 위기가 될 지, 기회가 될 지 불분명하지만 분명한 것은 협회는 대비를 하고 지원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편집과 회원들의 미래를 위해 더 가치 있는 요소들을 찾아내 멋지게 편집해 볼 생각이다.

 

-한국편집상 위원회 신설 및 올해의 편집기자상 부활을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구체적 구상은. 

올해 한국편집상 대상 수상자인 경향신문 임지영 차장이 수상소감에서 지적한 것처럼 수상작을 향해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이유 야 어떻든 수상작의 선정 방식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보완해나가야 한다. 한국편집상은 현재 4심제다. 회원사에서 1차, 심사위원 예심, 심사위원 본심, 회원투표 방식이다.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거쳐 안착된 시스템이다. 한국편집상 위원회는 내년 총회를 기준으로 출범해 회원들의 기대와 시대 트렌드를 심사에 반영할 논의의 장이 될 것이다. 기존 심사위원을 중심으로 새롭게 심사 위원단을 구성해 1년간 회원들의 작품들을 모니터링 하는 등 심사의 기준, 방향을 설정할 것이다. 그리고 ‘올해의 편집기자상’은 편집의 품격과 회원들의 위상 강화를 위해 부활시킬 생각이다. 다만 회원사별로 나눠주기 식이 아닌 추천서 및 공적서를 중심으로 합당한 평가가 전제될 것이다. 총회 등에서 의견 수렴을 거쳐 세부 계획을 구체화 시키겠다.

 

-편집 아카데미와 퇴직자 재취업 지원 방안에 대 해 생각해 놓은 것이 있나.

예전부터 편집기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마련에 대한 갈증이 컸다. 올해 제일 공들여 추진할 사업이다. 편집 아카데미는 두 가지 형태로 진행 할 생각이다. 기존 편집기자 재교육을 통한 역량 강화가 그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편집기자 지망생들을 교육시켜 인재풀을 키우는 것이다. 두 가지 모두 편집을 되돌아보고 원칙을 다시 세움으로써 편집기자의 위상을 높이는 밑거름이 될 것 으로 기대한다. 

퇴직자 재취업 지원과 관련해서는 DB 구축이 가장 시급하다. 다양한 정보를 갖춘 인력풀을 구축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인력을 원하는 곳과 효율적으로 매칭시킬 수 있다. 협회 차원에서 퇴직자 정보를 수집해 DB화 시켜볼 생각이다. 그뿐만 아니라 내년에는 협회 홈페이지도 대대적으로 개편하려 한다. 홈피에 퇴직자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 스스로 정보를 등록하고 재취업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도 시도해 볼 만 하다. 

 

-선거운동 기간 지방 회원사들을 돌아보고 느낀 점이 있다면. 또 지방 회원사들과 유대를 강화할 복안이 있나.

모든 회원사가 겪는 공통된 문제인 인력난이 심화됐다. 그나마 최근 몇 년 새 서울지역 회원사들은 인력충원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인력난, 업무 과중, 협회 행사 참여 저조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원 부족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가 편집의 질을 떨어뜨리는, 그로 인해 편집에 대한 열정이 식을까 우려스럽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함께 모여 의견을 나누고 서로에게 힘을 북돋아 줄 자리가 필요하다. 선거 운동 기간 회원사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의견이 지역 회원사간의 네트워크 강화였다. 모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한 만큼 협회가 구심점이 되어 지역별로 모임을 주선해볼 생각이다. 

 

-언론단체로서 대외적 목소리를 키우겠다고 했 는데 어떤 식으로 하실 건지.

편집기자협회도 내년이면 창립 58주년을 맞는다. 언론단체로서 긴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대외적 이슈에 민감하게 대응하기보다 회원들의 권익 향상에 집중해왔다. 앞으로도 이러한 스탠스는 유지하려 한다. 하지만 언론중재법과 같은 언론계 전반에 걸친 중요한 이슈가 있다면 그에 합당한 목소리를 내는 게 언론단체로서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기자협회, 신문협회 등 언론단체들과 의 교류를 늘리고 적극 소통할 생각이며, 그 안에서 편집기자의 권익 향상을 위한 논의들을 진행해 나가겠다.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하지만 기대는 언제나 변화의 원동력이다. 작년보다 올해가 더 나아갔듯이 내년도 올해보다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구상을 하고 있다. 이제 출범하는 제50대 집행부와 함께 공약을 중심으로 많은 것들을 시도 해 볼 생각이다. 새 집행부에게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