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윤여광의 편집 인사이트>


모바일 혁명은 디지털화된 각 단위가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초연결 사회(hyper connected society)를 만들어가고 있다. 즉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의 단계를 뛰어 넘어 사물과 사물이 셀프 소통하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세상까지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혁신은 미디어 주권을 공급자에서 유통자로 급격하게 옮겨 놓고 있다. 전통적인 미디어가 거대 언론사(신문과 방송) 중심의 닫힌 생태계 구조였다면, 뉴미디어는 멀티채널 중심의 열린 생태계로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가 시공을 초월해서 무한대로 확장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미디어 변화의 핵심은 채널(channel), 즉 플랫폼(platform)이다. 플랫폼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콘텐츠를 하나의 기기(device) 안에서 실시간 소비하고, 공유하고, 재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라는 플랫폼은 가장 진화된 ‘생산적 소비 공간’으로 현존하는 모든 콘텐츠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포털 사이트가 뉴스를 한 곳에 모아주는 ‘가두리 양식장’ 개념이었다면 SNS는 수용자가 더 많은 소비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뉴스 낚시터’라고 할 수 있다.
Facebook/Apple/Twitter/Google 등 글로벌 ICT 기업들이 최근 모바일 뉴스 서비스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뉴스 콘텐츠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Facebook이 2015년 5월 ‘인스턴트 아티클(Instant Article)’이라는 인링크(In-link) 뉴스 서비스를 선보인데 이어, Apple이 인링크로 뉴스를 보여주는 ‘뉴스(News)’를 9월에 출시했다. 10월에는 Twitter가 뉴스를 수집해 보여주는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모멘트(Moment)’를 론칭했다.
세 번째 글은 지난 호에 이어 커뮤니케이션 관계를 밝혀주는 ‘S(Sender)-M(Message)-C(Channel)-R(Receiver)-E(Effect) 모델’ 중 C-R-E를 ‘Before & After’ 형식으로 살펴보겠다. 
3) C(Channel): 채널
디지털 미디어 혁명은 곧 채널 혁명이다. 미디어 플랫폼과 기기의 발전에 의해 송신자와 수신자의 역할, 그리고 콘텐츠의 내용과 형식이 바뀌고 있다.
(1)채널이란 매체 즉, 메시지를 전달하는 운반통로 및 콘텐츠를 구현하는 기기(device)를 의미한다.
(2)Mono-media vs Multi-media
①Mono-media는 콘텐츠(텍스트/이미지/음성/영상 등)와 채널(신문/잡지/라디오/TV)이 1대1 상호 구현되는 올드미디어를 말한다.
②Multi-media는 텍스트/이미지/음성/동영상 등 현존하는 모든 콘텐츠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동시 구현할 수 있는 뉴미디어를 지칭한다.
(3)‘Media3.0시대’ 개막
①Media1.0(매스미디어)시대: 거대 미디어 중심의 독점형 콘텐츠 생산과 일방적 배포
②Media2.0(마이크로미디어)시대: 수용자 중심의 맞춤형 콘텐츠 제작과 쌍방향 소통
③Media3.0(큐레이션미디어)시대: 1인 미디어 중심의 관점형 콘텐츠 범람과 실시간 공유
(4)미디어의 중심 플랫폼은 ‘Web’: 웹은 시간의 압축과  공간의 확장으로 콘텐츠를 시간 제약(방송)과 지면 한계(신문/잡지)로부터 해방시켰다.
(5)채널의 다양화로 ‘1인 미디어’ 활성화: Blog Journalism→UGC(User Generated Contents)→소셜미디어(Social Media) 순으로 진화
(6)미디어의 융복합(convergence): 실시간 이동형 기기(스마트폰 등)로 모든 미디어가 집적화(integration)되고 있다.
4) R(Receiver): 수용자
수용자의 경우 뉴미디어 등장 이전에는 ‘수동적 소비자’에 머물렀으나 이제는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하는 ‘생산적 소비자’로 역할과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1)Before: 올드미디어시대의 수용자
①정보에 목말라하는 수동적 수용자(독자/시청자/청취자): 미디어가 한정되고 일정한 시간에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매체 충성도가 높았다(거대 미디어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메시지 수용).
②수용자의 피드백 기능 제한: 신문이나 방송 콘텐츠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어도 피드백 통로 부족으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2)After: 멀티미디어시대의 수용자
①Prosumer→Produsage
: 콘텐츠의 생산과 사용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Produsage(Production+Usage: 소비자가 제품 개발과 유통에 참여하는 Prosumer 개념을 정보사회에 맞게 진전시킴)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 플랫폼 진입 장벽이 낮아 누구나 참여하고 공유할 수 있는 개방형 미디어 환경은 콘텐츠의 생산과 이용을 융합시키고 있다.
②능동적 수용자의 역할 강조
: 신문이나 방송 콘텐츠를 기다리던 ‘수동적 수용자’에서 적극적으로 검색하고 비교하는 ‘능동적 소비자’로 변화하고 있다.
: 댓글 기능을 통해 실시간 참여하고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③민족/국경/언어를 초월: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수용자가 동시에 실시간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5)E(Effect): 효과
(1)Before: 올드미디어시대의 효과
①미디어의 강(强)효과
: 매스미디어가 수용자의 태도나 의견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막강한 힘을 지녔었다(‘총알이 표적지에 명중’하는 것처럼 공급자의 메시지가 수용자에게 꽂혀 직접적인 영향력 행사).
: 각종 선거에서 신문과 방송의 의제설정이 유권자들 표심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②일방향(One-way)적인 효과: 거대 언론에서 만든 미디어 의제가 여론으로 확산되었다.
(2)After: 멀티미디어시대의 효과
①매스미디어 영향력 축소: 올드미디어시대처럼 공급자의 메시지가 수용자에게 강력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적으로 그들의 태도나 가치, 그리고 신념 등을 변화시키거나 강화시키고 있다.
②소셜미디어의 영향력 확대
: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용자끼리 자발적으로 이슈를 생산하고 교환하며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 매스미디어는 소셜미디어에서 만든 이슈를 보충 취재해서 확대 재생산하는 ‘2차 의제설정 기능’에 그치고 있다.
미디어 환경이 달라질 때마다 전통적인 언론사와 언론인들은 ‘생산자 입장’에서 콘텐츠 내용과 형식 변화만을 고민해왔다. ‘수용자 입장’에서 콘텐츠가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전달되는지 유통 채널과 유통 경로를 분석한 적도 없었고 분석할 수도 없었다. 콘텐츠 권력이 공급자에서 플랫폼으로 넘어간 지금, 언론사들은 다양한 멀티 플랫폼에 어떤 내용의 콘텐츠를 어떤 형식으로 어떻게 유통시킬 것인가, 그 성과를 어떻게 측정해서 뉴스 전략에 반영할 것인가, 누가 이런 임무를 전담할 것인가? 등에 관한 과제를 먼저 풀어야 플랫폼의 종속변수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