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연합뉴스 주용진 차장 <세속으로 너무 달렸나… 혜민스님 ‘비로소 멈춘다’>



신문 지면을 대상으로 했던 ‘편집상’이 드디어 ‘온라인’으로 확장됐다. 온라인으로 뉴스 서비스를 제공한 지 20여년 만이다. 그동안 지면 편집기자들이 누린 수상의 기쁨은 통신 및 온라인 편집기자들에게는 딴 세상 얘기일 뿐이었다. 협회는 공평한 수상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수년간 수십 차례의 토론과 의견 수렴을 거쳤다. 그 노력의 결과, 협회 창립 56주년 만에 역사적인 첫 온라인편집상이 탄생했다.
한국편집기자협회(회장 신인섭)는 12월 28일 제1회 ‘올해의 온라인편집상’에 연합뉴스 주용진 차장의 <방송‧부동산‧사업, 세속으로 너무 달렸나… 혜민스님 ‘비로소 멈춘다’>를 선정했다.
올해의 온라인편집상은 뉴스1, 뉴시스, 연합뉴스 등 통신 3사에서 2020년 한 해 동안 편집‧유통한 뉴스들을 대상으로 4차에 걸친 심사 끝에 결정했다. 지난 12월 15일 통신 3사 각 회원사의 예심을 거친 작품 21편이 응모됐다. 뉴스1‧뉴시스 각 5편, 연합뉴스 11편.
21편의 응모작을 놓고 역대 한국편집상 수상자(김남준 동아일보 부장, 남한서 매일신문 차장, 임윤규 중앙일보 차장)로 꾸린 3명의 심사위원단이 1차 심사를 했다. 여기서 7편을 추렸다.
2차 심사는 ‘유튜브 3억 뷰의 편집장’ 강인형 머니투데이방송 콘텐츠총괄 부국장이 맡았다. 강 부국장은 2000년대 중반 중앙일보 디지털콘텐트실장 등을 역임한 온라인뉴스 1세대이다. 머니투데이방송으로 자리를 옮긴 지 1년 반 만에 ‘여의도튜브’로 3억 뷰를 달성했다. 2차 심사를 통해 뉴스1 <“밥 퍼준 아줌마, 김정숙 여사 맞지?” 철원 주민들 깜짝>, 뉴시스 <조두순 돌아오니 나영이 가족이 떠난다>, 연합뉴스 <방송‧부동산‧사업, 세속으로 너무 달렸나… 혜민스님 ‘비로소 멈춘다’> 등 세 편을 추렸다.
3차 심사는 전 회원이 나섰다. 52개 회원사 회원 전원 투표 끝에 연합뉴스가 첫 영광을 안았다.
신인섭 편집기자협회장은 “뉴스를 온라인으로 접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온라인편집상 제정을 위해 수년 전부터 검토 작업을 계속해 왔다”며 “온라인편집상을 통해 편집기자들의 영역이 지면을 뛰어넘어 온라인으로 공식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편집상에서 소외됐던 통신 3사 편집기자들과 온라인으로 이동한 지면 편집기자들에게도 공정한 수상의 기회를 제공, 온라인 편집기자들의 편집 의욕을 북돋우고 편집역량을 키워나가는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들이 말하는 향후 과제
‘1회 온라인편집상’을 결정하는 첫 걸음에서 향후 보완해야할 여러 과제들이 눈에 띄었다.
1차 심사위원들은 총 21개 응모작을 면밀하게 평가해 7편의 후보작을 압축했다. 심사위원들은 이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신문 편집의 기준으로 온라인 편집을 평가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응모 작품 중 지면에서 볼 수 있는 재미있고 재치 있는 제목들이 눈에 먼저 들어왔지만, 온라인 편집만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기준으로 삼아야할 요소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들은 논의 끝에 온라인에서의 파급 효과나 폭발력, 페이지뷰를 평가 항목에 추가했다. 여기에 지면의 레이아웃처럼 사진이나 영상, 그래픽 등 웹 편집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비주얼 효과도 더했다.
일례로 어떤 후보작은 제목으로만 따졌을 때 눈길을 사로잡지 못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뉴스가 온라인에서 단독으로 올라온 이후 얼마나 회자됐는지, 다른 매체에서는 이 제목을 어떻게 받아썼는지, 댓글은 얼마나 많이 달렸는지 등을 고려해 심사위원들은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은 1차 심사를 끝낸 뒤 몇 가지 의견을 제시했다. 온라인편집상에는 심사기준으로 꼽을 수 있는 기사의 누적 페이지뷰(PV)를 응모신청서에 반드시 표기할 것을 원칙으로 세우자는 것이다. 페이지뷰에 가점을 주는 방법도 생각해보자고 제안했다.
온라인의 특성이기는 했지만, 출품작과 링크된 주소의 제목이나 구성이 달랐던 점 또한 짚어야 할 문제로 꼽았다. 그리고 이번 회 1차 심사는 지면 편집기자 3명이 맡았지만, 다음에는 디지털뉴스 기자나 아트디렉터 등 다양한 심사위원들을 참여시키자는 의견도 덧붙였다.
신인섭 협회장은 심사위원들의 종합 의견을 검토한 뒤 “온라인편집상은 이제 첫 발자국을 찍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며 “첫 걸음으로 연 오솔길을 더욱 보완해서 온라인 편집기자들이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로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올해의 온라인편집상 시상식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