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신문편집의 이론과 실제를 담은 ‘세상을 편집하라’의 2021년 판이 내년 상반기 중에 나온다. 한국편집기자협회에서 2006년 첫 발간한 ‘세상을 편집하라’는 2011년 판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10년 만에 새로운 내용으로 발행되는 만큼 2010년대 중후반의 현대적인 편집 트렌드를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다. 어린 연차 기자들이 편집 기법을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 줄 수 있도록 다양한 지면의 예와 설명을 곁들인다. 교과서나 참고서 같은 교재인 동시에 지면을 꼼꼼하게 스크랩해두고 세세하게 내용을 정리한 ‘편집 노트’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을 편집하라’ 2021년 판은 크게 네 장으로 나눈다. 1장에서는 편집이란 무엇인지, 뉴스란 무엇인지, 편집이 걸어온 길, 편집기자의 역할과 편집의 질을 높이는 방법 등 신문과 편집에 관한 기초 지식을 소개한다. 실제적인 편집 기법은 2~4장에서 다룬다. 2장은 제목 쓰는 기술, 3장은 지면 구성 방법,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한 섹션 지면들을 살펴본다.
2장과 3장에서는 한국편집상, 이달의 편집상 수상작 일부를 포함한 500여 편의 지면을 제시하고, 편집을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기자들이 작업할 때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방법들을 모았다.
제목 기술에 대해 정리한 2장에서는 우선 제목의 형태적, 기능적 분류에 대해 알아보고 제목 표현법과 작성 원칙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다양한 기법들을 다룬 코너 제목도 재미있다. ‘의미, 재미, 흥미… 3味를 음미하다’ ‘대꾸마라해도 대구는 통한다’ ‘기사에 화날 땐 사진과 대화하라’ ‘직설화법은 가슴을 때린다’ 등이다.
‘의미, 재미, 흥미…’에서는 독특한 맛이 있는 제목들을 의미, 재미, 흥미 세 가지로 분류해 설명한다. ‘의미’는 충분한 정보 전달의 기능을 하면서 핵심을 제대로 찌르는 제목들을 예로 든다. 영화 ‘기생충’이 2020년 2월 아카데미상을 수상했을 때 다음날 조간신문의 제목들을 비교 분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이슈를 잘 녹여낸 제목들을 들여다본다. ‘재미’는 독자에게 큰 웃음을 주는 제목들을 선보인다. ‘흥미’는 기사의 맥을 잘 잡아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들을 알려준다. ‘대꾸마라해도 대구는 통한다’는 편집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대구 제목들을 정리했다. 단어를 억지로 끼워 맞춘 어색한 문장으로 데스크에게 한 소리 듣는 일이 없도록 완벽한 대구 제목을 만드는 팁을 곁들인다. ‘기사에 화날 땐 사진과 대화하라’에서는 제목이 쉽게 안 나올 때 사진에서 단어와 문장을 추출한 지면을 예로 든다. 사진과 기사가 일체를 이루는 제목의 힘을 보여준다.
지면 구성 방법을 다룬 3장에서는 신문 디자인의 구조 원리와 유형, 모듈러와 그리드, 시선의 이동에 따른 시각적 법칙 등을 살펴본다. 또 사진을 잘 활용한 레이아웃, 사진 없이 활자나 그래픽으로 강렬한 비주얼을 선보인 지면들도 소개한다.
산업재해 피해자 명단으로 한 면을 채운 경향신문 ‘오늘도 3명이 퇴근하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전문을 실은 중앙일보 ‘헌법, 대통령을 파면했다’ 같은 파격적인 1면들에 대한 해설을 싣는다. 제목 없이 살아있는 자들의 위로와 희망으로 만든 경인일보 ‘세월호 1주기’ 등의 지면들을 통해 메시지 전달의 효과를 높이는 디자인에 대해서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섹션별 다양한 편집 기법을 다룬 4장에서는 종합, 경제, 엔터테인먼트, 피처, 사진기획 면에 이르기까지 많은 지면들을 모았다. 지면을 편집한 기자들의 제작기도 간략하게 실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