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회원사별 코로나 대응 상황


밖이 바뀌지 않는다. 마스크 없이는 다닐 수가 없고, 사람이 많은 곳은 발걸음을 끊은 지 오래다. 바깥 공기를 코로, 입으로 느끼던 자유로움마저 거리 두게 됐다. 퇴근 후 동료나 친구들과 맥주 한잔 마시며 하루의 피로를 왁자지껄 ‘수다’로 풀던 재미는 이제 꿈같은 옛일 같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8월 30일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2.5단계로 격상됐다. 9월 셋째 주부터 다시 2단계로 완화됐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회원사들은 발 빠르게 대응했다. 재택근무에 들어가거나 부서 인원을 분리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현재 재택근무를 실시 중인 협회 회원사는 총 15곳으로 확인됐다. 모두 수도권 회원사다. 서울 경기지역에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신문사마다 적절하게 조치를 취했다. 대부분 조를 나누거나 소수 인원이 돌아가면서 탄력적으로 운영 중이다.
또, 건물 내 다른 층의 사무실이나 별도 건물에서 근무하도록 부서 인원을 분리한 회원사는 7곳이다.
중앙일보는 경제편집팀을 상암동 사옥으로 분리했다. 기존 서소문 사옥 3층과 7층으로 나눠 근무하는 정도로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원래 상암동으로 10월초 사옥 이전을 하기로 예정돼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미리 분리됐다”며 “서소문 사옥에서 층을 나눠 분리근무를 자주 하다 보니 비대면 회의에도 익숙해진 듯하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역시 부국장, 데스크, 편집기자, 조판자, 디자인 인력까지 총 13명을 용산으로 이동시켰다. 한국일보의 한 기자는 “잦은 야근에 피로감이 심하지만 근무 인원이 적다보니 조용한 분위기 속에 작업의 집중도가 높다”고 전했다.
통신사인 뉴스1은 주요 편집자들을 제외한 디자인팀, 교열 파트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디자이너들은 이틀 재택, 하루 출근 형식으로 재택근무 중이다. 뉴스1 간사인 김학진 차장은 “집과 사무실의 작업 환경이 다른 만큼 밀도 있는 작업을 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고 하더라”며 “사내 근무자도 메신저로 소통하니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의 경우 회원사 중 유일하게 편집부 전원이 재택근무 중이다. 노트북과 개인 PC로 회사 컴퓨터에 원격으로 접속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고, 부원들끼리 주로 회사 메신저와 ‘카카오톡’으로 소통하고 있다.
석간인 헤럴드경제는 오후에 작업하는 다음날 지면을 편집자와 조판자들이 재택으로 편집하고 있다. 당일 오전 지면도 한 두 명의 편집자가 재택근무로 제작하기도 했다. 원격 프로그램으로 작업하니 속도가 더디고 화면의 글자가 깨지는 등의 문제점이 있어 다른 방안을 강구 중이다.
헤럴드경제 심동열 부장은 “셧다운을 대비해서 제작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확실히 대면 작업에 비해 소통의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코로나 사태를 심각하게 겪은 대구 지역 회원사들은 현재 큰 문제없이 운영 중이다.
매일신문은 5월부터 한 달씩 유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편집부 기자들 역시 한 명씩 차례로 한 달 동안 휴식 시간을 가지고 있다. 가슴 철렁한 일도 겪었다. 9월에 사내 직원 두 명이 검진을 받았다. 회사 인근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는데, 하필 같은 시간대에 확진자도 그 곳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다행히 검진 결과는 모두 ‘음성’. 해당 직원의 검진 과정을 주말판 1면에 실었다. 어느 누구도 코로나 감염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경고의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