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연합뉴스 편집부에 물었다   


맞물려 돌아가는 두 톱니바퀴처럼 연합뉴스 편집부의 조·석근도 빈틈을 허락하지 않은채 쉼 없이 돌아간다.

 조근자인 성재은 차장(왼쪽)이 저녁 근무자 이원순 기자에게 홈페이지 편집을 넘기며 그 날의 회의 내용과 기사 편집의 유의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새벽 4시. 휴대폰 알람을 들으며 비몽사몽 정신을 차린다. 잠에서 깨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연합뉴스 앱을 통해 속보를 확인하는 것. 루틴하게 오는 문자 이외 별다른 게 없으면 그날은 편안하게 출근 준비를 한다. 하지만 중요 속보가 와 있으면 평소보다 출근 준비는 더 빨라진다. 연합뉴스 편집의 생명은 역시 속도다. 타사보다 빠르게 속보를 독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사건·사고는 낮밤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해 강원도 일대서 역대급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편집부도 비상 상황에 들어갔다.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상황을 밤새 뜬 눈으로 주시하며 토끼눈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27일 새벽 1시경 ‘조국 전 장관 구속영장 기각’ 속보 처리. 상보 기사는 1시10분. 상보 기사가 제법 빨리 나왔다. 퇴근 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다행히 기사를 마무리하고 퇴근을 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후속 기사를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퇴근을 하게 되는 날은 집에서 노트북을 열고 종합 기사로 업데이트(신문으로 말하면 판갈이)를 하기도 한다. 그 마저도 못하고 잠이 드는 날엔 찜찜해서 밤잠을 설친다.
콘텐츠편집부는 취재기자가 현장에서 쓴 기사들을 지체없이 온라인 독자에게 이해가 쉽도록 속도감 있게 전달하는 게 주 업무다. 최근 팬데믹이 되어버린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연합뉴스 기사는 평소보다 20% 이상 많아졌다. 전날 확진자와 사망자수를 체크하고 밤 사이 들어온 외신과 단신 등 100여건의 기사를 훑어보며 오늘의 톱 기사를 고른다. 기사를 다 읽고 제목을 고민할 틈도 없이 이 시각 주요 뉴스들이 다른 한 쪽 모니터에 쌓여간다.
톱 기사를 정하고 나면 아래에 붙일만한 관련 기사들을 찾아 클러스터링한다. 유사 기사들을 묶어 체류시간을 늘이기 위함이다.
그 동안 쌓인 기사들도 우선 순위를 정해 주요뉴스와 화제성 기사 위주로 정리를 마친다.
순차적으로 네이버 ‘채널’과 ‘연합뉴스 속보창’에도 각각의 플랫폼에 적확한 톱기사와 주요뉴스를 고르고 기사를 올린다.
연합뉴스 홈페이지와 네이버 채널ㆍ속보창의 톱이 일치할 때도 있지만 매번 똑같지는 않다. 유입하는 독자층이 다르기 때문이다. 플랫폼별 독자 맞춤형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 신문과 온라인 편집, 다르지만 또 같다
온라인은 지면과 다르게 기사 수의 제한없이 하이퍼링크를 통해 더 많은 뉴스를 제공할 수 있다.
신문 편집기자는 함축적이고 정제된 제목으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창의적인 레이아웃으로 지면을 꾸민다.
연합뉴스 편집기자는 스트레이트, 박스, 분석, 르포, 기획기사 등 개별 기사들을 하나의 이슈로 묶고 관련 사진·그래픽을 섬네일로 붙여 뉴스를 입체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한다.
연합뉴스에서 생산하는 글기사는 일 평균 1000건을 넘고 온라인의 특성상 편집 레이아웃이 고정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톱이나 특정 영역에서만 제목을 수정하고 있다.
제목을 고민할 때 염두에 두는 것은 트래픽이다. 어렵고 이해가 안되는 제목은 독자로부터 외면 받는다. 독자가 받아들이기 쉽고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제목을 달아야한다. 특히 온라인에선 쉬운 제목일수록 독자로부터 선택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 신문 기자가 묻고, 연합뉴스가 답하다
평소 만나는 신문기자들로부터 연합뉴스에서 편집기자는 무슨 일을 하는지 질문을 자주 받곤 했었다. 이들의 궁금증을 모아 문답 형식으로 풀어봤다. 경인일보 안광열 차장과 서울경제 황원종 기자가 준비한 질문지에 연합뉴스 성재은ㆍ주용진 차장이 답했다.


# 편집부 조직과 업무 형태ㆍ근무시간은
Q: 연합뉴스 편집부 총 인원과 데스크는 몇 명인가?
A: 편집팀, 사진편집팀, 온라인대응팀 등 모두 14명. 부장이 데스크 역할을 하며 총괄을 하고 있다.
편집팀은 회사의 모바일웹, PC웹, 어플리케이션 등 자체 플랫폼과 포털(네이버 채널, 속보창) 편집을 담당하고 사진편집팀은 사진 편집 및 화보 제작을 하고 있다. 온라인대응팀은 기사의 제목 수정만을 전담하고 있다.
Q: 온라인 편집은 24시간 근무 시스템이 유지돼야 할 것 같은데 출ㆍ퇴근 시간 조율은 어떻게 하고 있나? 부서 운영이 타이트할 것 같은데 연차나 반차 등 편집기자의 복지가 잘 마련돼 있는지도 궁금하다.
A: 24시간 내내 근무하지는 않고 취약시간대가 있다. 교대근무를 하고 있고, 업무시간이 아니라도 예정되었거나 돌발적인 주요 사건은 모두 처리하고 있다. 부서 운영은 다른 언론사처럼 매우 타이트한 상황이다. 연차와 반차는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사용을 독려하는 분위기다.
Q: 신문은 1면, 2면, 정치, 경제, 산업, 국제 등 지면별로 편집자가 고정이 돼 있고 일정 시기 이후 다른 지면으로 순환 배치하는데 오프라인도 편집자별로 담당 영역이 있나. 순환을 한다면 그 시기는 어느 정도 되나.
A: 편집자별로 담당 영역을 나눠 편집한다. 신문사처럼 섹션을 고정하면 전문성이 더 높아지겠지만 교대 근무 및 당직 상황에는 1인 근무를 해야 해서 담당은 순환해서 처리하고 있다.
Q: 지면을 편집할 땐 보통 한 판, 두 판 이런 식으로 업무량을 얘기하는데 연합뉴스 편집기자들은 어떻게 업무량을 책정하는지, 평균 하루에 몇 꼭지 정도 제목을 다루는지 궁금하다.
A: 연합뉴스 콘텐츠편집부는 제목달기 업무보다는 생산된 콘텐츠를 뉴스밸류와 성격에 맞춰 편집하는 업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문편집의 3가지 영역을 흔히 제목달기, 뉴스밸류판단, 레이아웃이라고 볼 때 온라인은 뉴스밸류판단 쪽 업무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겠다.
온라인 편집자는 조·석근자가 하루 800여건 정도의 기사를 모니터링하고 200여건의 기사를 톱이나 주요면에 배치한다. 기사의 양이 많다 보니 제목의 경우 톱이나 특정 영역에서 수정하기는 하지만 전체 기사에 제목을 달지는 않는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온라인대응팀에서 제목 부분만 집중적으로 봐주고 있고 또 유사한 업무를 하는 팀이 별도로 존재한다.


# 편집 가이드는 어떻게 되나
Q: 신문편집에 원칙이 있듯이 온라인 편집에도 준수할 사항이 있는가. 더불어 금기시 하는 것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신문사와 크게 다른 점은 없다. 사내 가이드라인과 부서내 가이드라인에 맞춰 편집하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특성상 과도하게 자극적인 표현 등은 지양하고 있다. 과거 제목은 신문에 맞춰서 짧은 게 좋다고 했는데 온라인에서는 거꾸로 길게 하는 경향도 있어서 통일된 원칙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Q: 온라인 뉴스 제목에 ‘공포’ ‘충격’ 등 자극적인 단어 사용을 지양하자는 목소리가 주기적으로 나오는데 연합뉴스 편집부도 이러한 자체 규정이나 불문율이 있는지 궁금하다.
A: ‘팩트’와 ‘야마’에 충실하고자 한다. 국가기간통신사라는 입장을 고려해서 지나친 ‘낚시’ 제목은 지양하고 있다.


# 신문처럼 마감시간 따로 있나
Q: 신문은 강판시간이 있는데 온라인 편집도 취재부 송고 후 ‘얼마 안에 외부노출을 해야 한다’는 시간적 제약이 있나.
A: 온라인이면서 또 통신사라는 특성상 실시간 편집이 원칙이다. 특정시점의 강판시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시 편집을 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톱뉴스가 주요, 혹은 단신으로 계속 변화하고 있다.
Q: 신문 지면은 톱, 세컨드, 사이드 기사처럼 위치나 제목의 크기 등으로 밸류를 구분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뉴스 가치판단은 어떻게 하나.
A: 온라인 편집의 경우도 상단에서부터 톱, 톱2, 주요1 등 시선의 흐름에 따른 뉴스밸류를 부여하고 있다. 실시간 편집이다 보니 뉴스의 전통적 주요도와 함께 기사 송고 시간도 가치 판단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신문처럼 강판시간 기준으로 뉴스밸류의 교통정리가 불가능하며 시간 변화에 따라 같은 뉴스라도 중요도를 조정하고 있다.
Q: 데스킹 과정은 어떻게 되나.
A: 신문사처럼 대장을 통한 데스킹은 온라인 특성상 없고 주요 내용에 대해 개별적인 데스킹이 이루어진다.
Q: 온라인 편집에 기사의 오탈자·수치 확인이나 사실관계 체크를 위한 교열팀이 있나.
A: 과거 정리부가 있어서 교열을 했었지만 지금은 별도로 운영하지는 않는다. 기사 송고 시 맞춤법 검사기를 이용하고 있다.
Q: 코로나19 같은 대형 이슈가 생기면 기사들이 쏟아지는데 누가 제목을 다는지 궁금하다.
A: 이미 말한 것처럼 콘텐츠편집부에서 모든 기사에 제목을 달지는 않는다. 취재 부서에서 송고 당시에 제목을 달고 기사가 나온다.
Q: 취재기자가 온라인 제목에 대해 의사표현을 하는가. 그래픽이나 사진 등 필요한 자료를 취재부서에 요청하기도 하나.
A: 이미 송고된 기사라 하더라도 제목을 수정해 해당 부서에 돌려보내면 해당 부서에서 원제목과 수정된 제목을 비교해서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신문의 경우 편집부가 지면에 대한 최종권한을 갖고 있어 기사나 사진, 그래픽에 대한 제작 요청 및 취사선택을 하지만 온라인 쪽에서는 각 부서에서 개별적으로 이루어진다. 물론 편집회의 등에서 전체적인 조율은 진행된다.


# 온라인·오프라인 편집의 차이점
Q: 온라인은 독자들과 피드백이 바로 된다는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제목에 대한 피드백, 즉 댓글 확인 등을 하나. 의견이 타당하다면 제목 수정도 하는지 궁금하다.
A: 댓글, 독자게시판, 전화, 제보 등으로 오는 독자 의견은 타당한 경우 사내 전파를 통해 최대한 수용한다. 특히 연합뉴스는 독자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Q: 개인적으로 기사의 클릭 수도 확인을 하나. 한번 나간 기사도 제목 수정을 하나.
A: 특정 영역에서 수정된 제목을 통해 유입된 트래픽(클릭 수)도 확인을 한다. 이미 나간 기사도 재수정 한다.
Q: 신문 편집은 다음 날 지면이 나오기 때문에(조간 기준) 기사 마감이 늦는 경우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고민할 시간이 주어진다. 온라인 편집은 실시간으로 제목을 노출시켜야 하기 때문에 마감 압박이 굉장히 심할 것 같은데 어떤가?
A: 매 순간이 마감인 셈이다. 오프라인 신문과 고민의 지향점은 좀 다를 것 같다. 신문처럼 기사 한건 한건마다 제목을 고민하고 레이아웃, 뉴스밸류 등을 판단할 시간이 부족하다. 온라인 편집은 그 시간대에 가장 중요한 기사들을 한눈에 보여줘야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편집한다.
Q: 타사의 지면을 펼쳐놓고 내가 단 제목과 비교하게 된다. 내가 단 제목과 다른 통신사의 제목을 비교해볼 때가 있나.
A: 늘 신문을 통해 정제된 제목을 확인하고 공부하고 있다. 우리 기사와 타사의 기사 제목을 비교하기도 한다.
Q: 온라인 뉴스 제목과 신문 제목은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나. 신문 편집을 하던 기자가 온라인 뉴스 제목을 다뤄야 할 경우 어떠한 점을 유의해야 하나.
A: 신문 지면에는 제목의 텍스트 외에도 레이아웃, 사진 등이 함께 노출되어 제목을 보완해주지만 온라인의 경우 포털 같은 외부 플랫폼까지 고려하면 온전히 제목 텍스트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
함축적이거나 은유적인 제목이 통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너무 적확한 제목일 경우 클릭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고려사항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온라인 쪽이 지면보다 제목이 더 중요할 수 있다.
Q: 온라인 편집상에 대해 궁금해 하는 회원들이 많다. 어떤 기준과 방법으로 선정을 하면 좋을지 의견을 말해달라.
A: 이 부분은 우리도 고민이 많다. 온라인 편집 쪽은 회사마다 상황과 업무가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온라인 편집상 신설보다는 온라인 편집 쪽의 회원사를 늘리고 그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공통 영역을 뽑아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마다 분명 상황과 업무가 상이한 부분이 많을텐데 특정 회사에 초점을 맞추면 불합리하게 보일 수 있다. 일단 온라인 편집상 제정보다는 온라인 편집 회원사에 대한 외연 확대가 우선시되면 좋겠다.
Q: 온라인 편집기자들은 뉴스 편집 업무만 하는가. 아니면 다른 일도 병행하나.
A: 몇몇 콘텐츠편집부 기자들은 타 부서로 이동해 SNS 업무나 영상 관련 분야로 경험을 확장하는 중이다. 디지털뉴스부 SNS팀에서 연합뉴스 SNS(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채널 등)를 운영 한다. 또 기사를 바탕으로 영상과 사진으로 구성해 뉴스를 전달하는 포토무비를 제작하기도 한다. 편집기자로서의 역량을 갖췄다면 영상 콘텐츠 제작도 가능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