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윤여광의 편집인사이드


<22> 뉴스 헤드라인의 울림과 떨림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송신자(편집기자)와 수신자(수용자)가 있어야 하고, 메시지(기사와 헤드라인, 그리고 이미지)가 있어야 하고,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의 의사소통 채널(신문 등 멀티미디어)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네 가지 요인 외에도 의사소통 현상을 구성하는 요인에는 공통의 생활공간(field of experience), 의사소통 효과, 의사소통 맥락 등이 있다.
송신자와 수신자는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양면적 역할을 해야 한다. 즉, 송신자(편집기자)는 수신자 역할을 해야 하고 수신자(수용자)는 송신자 역할을 해야 상호작용과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완성된다. 커뮤니케이션은 이질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공통의 생활공간에서 학습된 의사소통 채널을 통해서 성립된다. 송신자와 수신자가 공유하는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의사소통의 충실도는 높아진다. 따라서 편집기자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독자와의 정보 교집합을 넓혀줘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기능에 따른 헤드라인 역할
신문 헤드라인은 수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의 최종 목표인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신문에서의 헤드라인 효과는 수용자가 기사를 읽게 유도하고 생각이나 태도, 그리고 행동의 변화를 유발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편집기자는 헤드라인을 작성할 때 소속 신문사의 정체성을 고려하고, 목표 수용자(target audience)가 누구인가를 알고, 기사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만 미디어 의제를 확산시켜 공중 의제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헤드라인 작업 과정을 라스웰(Laswell)의 언어적 모델에 적용해보면 [표1]과 같다.
다시 말해서 헤드라인 작업이란 편집기자(who)가 목표 공중인 수용자(to whom)에게 신문(which channel)을 통해서, 여론(with what effect)을 형성하기 위해, 의제(what to say)를 만들어 헤드라인(how to say)으로 전달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송신자와 수신자의 목적에 따라 헤드라인은 다양하게 만들어져 전달되는데 ‘정보 제공’은 언론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로써 수용자들에게 이슈를 제시해서, 수용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하고, 적확한 선택을 하도록 한다.
송신자의 목적 중 ‘교육’ 부분은 ‘신문은 선생님이다!’라는 슬로건처럼 수용자를 가르치고 일깨우는 기능을 한다. 과거에는 계도 목적으로 접근했다면 이제는 쌍방향적인 참여형으로 변화되고 있다. 또 설득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헤드라인은 설득 메시지 역할을 한다. 캠페인성 기사나 기획기사의 경우 수용자들을 설득해 변화를 요구한다.
수사학 관점에서 볼 때 헤드라인은 다양한 언어적 유희를 구사하는데 이것은 헤드라인이 갖는 오락적 특성(pun)이다. 예를 들면 ‘영화 포스터나 드라마 스틸 사진의 패러디가 유행이다’라는 기사의 헤드라인을 ‘Fun Fun한 포토의 재발견’이라고 달았다면 수용자는 ‘Fun Fun’이라는 단어를 통해서는 ‘재미’를 상상하고 ‘뻔뻔한’으로 읽히는 한글 발음을 통해서는 ‘사진에 뭔가 패러디한 사람의 의도가 숨어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사자성어 등의 동음이의어나 대구법(對句法) 등을 통해 익살, 풍자, 촌철살인을 제공한다.

좋은 헤드라인은  수용자의 태도 변화 일으켜
송신자인 편집기자가 만든 헤드라인은 메시지로 기호화되어 신문이라는 채널을 통해 수용자에게 전달된다. 이때 신문의 목표인 커뮤니케이션 효과가 일어나게 된다.
기본적으로 수용자의 태도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데 여기에는 인지적·감성적·행동적 차원의 효과를 포함한다.
신문의 헤드라인 효과는 일반적으로 신문의 의제설정이 수용자의 인지 과정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로 측정할 수 있다. 편집기자가 수용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여 수용자들로부터 얻은 여러 가지 반응 중에서 편집기자나 신문사가 의도했던 반응을 주된 효과로 볼 수 있다. 편집기자가 의제설정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목표는 신문의 잠재 소비자인 수용자에게 ‘인지→이해→확신→행동’의 과정을 거쳐 일정한 수용 단계에 이르게 한다.
먼저 이슈가 무엇인지 알게 하고, 그다음 단계에서는 그 이슈에 대하여 관심을 두게 하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기사를 읽고 판단하고 선택하게 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명(resonance: 헤드라인 수사학을 통한 울림과 떨림) 현상은 인지·감성·행동 차원의 태도를 포함하여 무수히 많은 이용과 충족 효과를 발생할 수 있다. 그중에서 측정 가능한 헤드라인 공명 효과는 수용자의 메시지에 대한 ‘주의·이해·태도 변화’ 등이라 할 수 있다.
오늘도 편집기자들은 이런 ‘울림과 떨림’이라는 공명 현상을 극대화하기 위해 생명의 조각을 기꺼이 떼는지도 모른다.
스포츠조선 콘텐츠본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