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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상 수상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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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제25회 한국편집상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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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0-02-03 10: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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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23

    한가지 일 9년이나 했으면 천직이지


    우수상/ 경향신문 유미정 기자


    “선배, 선배 지면 한국편집상 올라갔어요” 옆자리 후배가 말했다,
    “응, 그래?” 무심한 듯 시크하게 대답했는데 사실 속은 달랐다.
    ‘뭔데? 뭔데? 내꺼 뭐? 뭐 올라갔는데? 올라가면 상 다 주는 거야?’ 호들갑스럽게 묻고 싶었지만 최대한 관심 없는 ‘척’ 넘기려 애썼다. 혹시 김칫국일지 모르니까, 그리고 올해 지면인지 작년 지면이었는지 조차 가물가물한 내 지면을 한 번 더 봐야겠다 생각했다.
    ‘아, 이 지면~’ 하루에 한판(요즘엔 자주 두 판) 매일 밥 먹듯 양치하듯 숨 쉬듯 짜다보니 ‘어제 점심을 뭐 먹었더라?’하고 기억이 바로 안 나는 그것처럼 이 지면도 그랬다.
    그렇다 해서 이 지면을 막, 대충, 발로 짠 건 아니었다. 지면을 보니 생각이 났다.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다’ 속담에서 가져온 제목을 달며 열 번 찍으면 ‘아프다’ ‘범죄다’ ‘넘어 올 거라는 생각은 틀렸다’  등등 쓰고 지우기를 반복 했다.
    편집을 하다 보면 늘 선택의 순간에 놓인다. 어디로 ‘가르마’를 탈까, 어떤 사진을 쓸까, 이 단어가 좋을까 저 단어가 좋을까, 이 일을 막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런 순간에 놓이는 것이 ‘무섭다’고 생각했다.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틀릴까봐 무섭다’라는 생각을 했다.
    신문편집이 정말 나에게 맞는 일일까. 슬럼프 아닌 슬럼프가 온 몇 년 전 점집을 찾아간 적이 있다. “이 일을 7년 했는데 잘 맞는지 모르겠다” 묻는 내게 점쟁이 ‘이모님’은 말씀하셨다. “한 가지 일을 7년이나 했으면 천직이지.”
    아! 그랬다. 돌이켜보니 평생 학교 다니는 것 말고는 한 가지 일을 몇 년이나 한 건 이 일뿐이었다. 점쟁이 이모님 말을 모두 곧이곧대로 듣진 않았지만 그 다음부턴 어떤 운명론(?)을 믿으며 ‘꽤 맞는 일’이라는 일념으로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다.
    ‘꽤 맞는’ 이 일을 시작한 지 어느덧 9년이 됐다. 곧 10년이다. 요즘은 점점 열악해지는 편집 환경에 ‘존버’ 정신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매일 버티다시피, 혹은 쫓기듯 일하는 편집부 선후배들을 본다. 모두가 함께 힘겨운 이 시기에 수상 소식이 들렸다. 본인이 수상한 것처럼 축하해주고 기뻐해 준 편집부 식구들이 곁에 있다. 감사한 일이다. 수상의 영광은 내게 왔지만 선후배들의 배려와 격려로 만들어진 상이다. 이 기쁨을 우리 편집부와 함께하고 나누고 싶다. 이번만큼은 90도로 허리를 굽히고 내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싶다. “정말, 너무, 억수로, 많이, 감사합니다!”

    첨부파일 경향 유미정 기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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