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제25회 한국편집상 수상자들이 12월 6~13일 독일, 프랑스 해외 시찰을 다녀왔다. 이번 시찰에는 편집상 수상자인 동아일보 김남준 차장(대상), 조선일보 서반석 기자, 한국일보 윤은정 기자(이상 최우수상), 경인일보 박준영 차장, 경향신문 유미정 기자, 매일신문 박진규 기자, 문화일보 권오진 차장, 아주경제 최주흥 기자, 중앙일보 임윤규 차장 등이 참석했다.
똘레랑스(관용)의 나라 프랑스는 이역만리에서 날아온 편집기자들에게 야박하고 매정했다. 하필 그때, 수도 파리에서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며칠째 이어져 일행이 타려고 했던 고속열차(테제베)는 멈춰 섰다. 지면에서나 다루던 국제뉴스 현장을 직접 마주해야 했다. 또 하필 이들에게…. 극성맞기로 소문난 파리의 도적단은 아웃렛 식당에서 여권과 지갑이 든 일행 1명의 가방을 쥐도 새도 모르게 훔쳐갔다. 일주일 간의 일정 중에 도움을 청하기 위해 프랑스 대사관을 두 번이나 방문하는 전례 없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인천공항을 떠난 시찰단 일행은 12월 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했다. 다음날 교육의 도시, 철학의 도시 하이델베르크를 구석구석 둘러본 뒤 국경을 넘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로 이동했다.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은 유럽의 도시들은 가는 곳마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창이었다. 아기자기하게 펼쳐놓은 노상 시장에서 수상자들은 따뜻하게 데운 와인(글리바인 또는 뱅쇼)을 들이키면서 유럽의 여유에 흠뻑 빠졌다.
프랑스 동부 일정을 끝내고 파리로 향하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당초 계획은 스트라스부르 역에서 테제베를 타는 것이었다. 하지만 때마침 촉발한 대규모 시위로 열차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 열차로 2시간이면 갈 곳을 버스에 앉아 6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파리의 교통도 지옥이었다. 파업으로 인해 지하철 14개 노선 중 무인 2개 노선만 겨우 운영 중이었고 노선 버스 대부분도 멈춰 섰다. 전세버스가 공항 인근 숙소에서 20여㎞ 떨어진 몽마르트 언덕까지 가는 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
고생한 보람은 있었다. 파리 여행객들의 이동수단이 줄줄이 멈춰선 덕분에(?) 에펠탑이나 베르사유 궁전을 큰 혼잡없이 둘러볼 수 있었다. 루브르 박물관의 ‘백미’ 모나리자도 다가가는 길을 쉽게 터주며 수상자들에게 위안의 미소를 건네는 듯했다.
편집상 수상자들은 먼 곳에서도 일에 대한 고민을 놓지 않았다. 수상자 9명은 파리에서 두 그룹으로 나눠, 이틀에 걸쳐 난상토론을 펼쳤다. 첫날엔 중앙 일간지 4개사의 1면 편집기자들(임윤규·권오진·김남준 차장, 서반석 기자)이 모여 간판 지면 제작자로서의 고민과 보람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두 번째 세션은 이른바 ‘청춘 기자 간담회’. 다양한 경력의 각 사 5명(박준영 차장, 박진규·윤은정·유미정·최주흥 기자)이 둘러앉아 편집의 과거·현재·미래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또한 두 번의 좌담회에선 공통적으로 협회가 검토 중인 이달의 편집상 심사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1면 좌담회’에 참석한 서반석 기자는 “1면 편집을 할 때는 기발한 제목보다 적확한 표현에 더 신경을 쓴다”며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 핵심을 찌르는 단어 하나를 찾는 싸움”이라고 매일 전쟁을 치르는 장수처럼 ‘1면 제목’을 뽑아 내는 고통을 전했다. ▶ 수상자 좌담회 4,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