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2019 한국편집상 대상의 영예는 동아일보 김남준 차장의 < 밤 10시 수능 끝! 271쪽 점자 문제 다 풀었다>가 차지했다. 사단법인 한국편집기자협회(협회장 김선호)는 지난 10월 21일 제25회 한국편집상 수상작 9편을 발표했다.
최우수상 2편은 조선일보 서반석 기자의 <“회사 갔다 올게” 집을 나선 아빠는 이 줄에 섰다>와 한국일보 윤은정 기자의 <빛은 돌아왔지만 어둠은 사라지지 않았다>가 선정됐다. 우수상에는 경향신문 유미정 기자의 <상대가 싫다는 데도… ‘열 번 찍으면’ 범죄다>, 문화일보 권오진 차장의 <미세먼지 사상 최악… ‘숨쉬는 공포’가 덮쳤다>, 중앙일보 임윤규 차장의 <내 삶이 멈췄다, 초연결사회>, 아주경제 최주흥 기자의 <米묘하네>, 경인일보 박준영 차장의 <12월… 너의 목소리가 틀려>, 매일신문 박진규 기자의 <평양이 열린다, 평화도 열릴까> 등 6편이 이름을 올렸다.
김남준 차장의 수능 지면은 편집 매너리즘을 벗고 독자 입장에서 문제를 풀었다는 점에서 대상 받을 자격이 충분한 작품이다. 기사의 주인공은 수능 시험을 전국에서 가장 긴 시간(13시간 3분) 치른 시청각 장애인 김하선 양. 일반적인 텍스트 형식의 제목이 아닌 대신 점자 형식의 제목을 주인공으로 올린 과감한 시도가 돋보였다. 김 차장은 “이런 점자 편집 시도는 유수한 편집기자들 중 어느 누군가는 이미 시도해 보지 않았을까”라며 “처음이 아니라면 내가 받는 이 상은 먼저 하고도 드러나지 않은 그분들께 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반석 기자의 최우수상 수상작 <“회사 갔다 올게” 집을 나선 아빠는 이 줄에 섰다>는 사진과 조화가 어우러진 카피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우는 작품이다. 19년 만에 최악으로 치닫은 고용 상황을, 판에 박힌 숫자 놀음이 아닌 우리 이웃의 실제 사연을 ‘말하는’ 방식을 차용해 뼈저리게 느끼게 해 준다.
또다른 최우수상인 윤은정 기자의 <빛은 돌아왔지만 어둠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지난 4월 이달의 편집상 심사에서 이미 “보석 같은 수작”으로 평가받았던 작품이다. 베네수엘라 대정전 사태를 돌아본 지면에서 복구는 됐지만 언제 끝날지 모를 나라의 어두운 현실을, 제목과 함께 사진에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편집상은 지난 1년간 신문 편집을 총 결산하는 상으로 1994년 제정해 25년째를 맞았다. 올해 한국편집상에는 이달의 편집상 수상작 49편을 포함해 전국 회원사 300여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응모작 가운데 지난 10월 8일 심사위원단의 1차 심사를 거쳐 본상작 9편을 선정했고, 이후 51개사 전체 회원 투표를 통해 대상과 최우수상을 가려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재진 한국언론학회 회장(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은 “편집의 전반적인 트렌드가 젊은 취향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번 심사에서 눈길을 한 번에 사로잡은 파격적인 작품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모두가 변해야 한다는 인식 공감대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제25회 한국편집상 시상식은 11월 6일 오후 7시30분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린다. 수상자들에겐 각각 소정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