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원정대 ‘픽’ 백령도 냉면 맛집 2선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백령도에 간다니까 다들 냉면 얘기부터 했다. 평양냉면에 필적할 맛이라는 추천부터,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다는 조미료 섞인 발언까지. 칭찬일색이다.
쉽게 접할 수 없기에 더 간절했던 한 그릇. 이번 뉴스원정대는 오래전부터 갖고 있던 그 맛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좋은 기회였다. 웹서핑을 통해 파악한 맛집은 총 6곳. 대부분 오후 3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6곳 모두를 가보는 것은 무리였다. 가장 많이 언급된 두 곳으로 차를 향했다.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신화평양냉면’
초행길이라면 분명 가게를 지나치고 유턴할 것이다. 왜냐. 간판이 없다. 아니, 정확히는 창문 옆에 조그맣게 달려있어 주황색 지붕의 집이 나온다면 유심히 살펴야 한다. 어렵게 찾아간 그곳엔 관광객으로 보이는 여성 두 명과 어르신 네 다섯 분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앉자마자 주인장이 말을 건넨다. “반냉 드실거죠?” 반냉이란 비빔냉면에 육수를 반 정도 채워넣는 방식인데, 백령도 냉면은 이렇게 먹어야 특유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단다.
양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면 사리 두 덩어리를 따로 주면서 더 먹을지 물어보기 때문이다.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처음 입에 넣은 반냉은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비냉의 매콤한 맛도, 물냉의 시원한 맛도 없었다. 긴급처방이 필요했다. 테이블 위에 있던 소스를 약간 첨가하니 매콤한 맛이 살아나면서 입맛을 돋우었다. 다시 면발을 휘휘 저으니 살얼음이 녹으면서 메밀면이 탄력을 되찾고 사골육수의 시원함도 배가 됐다. “어라? 괜찮은데” 그때부터 젓가락이 바빠졌다. 함께 나오는 아삭한 깍두기는 반냉의 약간 슴슴한 맛을 훌륭하게 보완해 준다. ‘깍두기 맛집’ 이라는 극찬도 나왔다. 다만 옆 그릇에 있던 배추김치는 젓갈의 향이 너무 강해 손이 가질 않았다.


#한 번쯤은 가본다는 ‘사곶냉면’
방송을 통해 유명해진 덕인지 넓은 가게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처음 맛본 신화평양냉면의 반냉에 반한 터라 이곳에서도 반냉 곱빼기를 주문했다. 냉면이 나오기 전 배추김치를 하나 집어 입에 넣어봤다. 적당히 매우면서도 새콤한 맛이 일품이다. 깍두기 대신 일반적으로 냉면에 넣어먹는 네모난 무김치가 함께 나오는데 우리가 아는 그 맛이다. 김치 평을 하고 있는데 반냉이 나왔다. 양은 역시 푸짐하다. 그런데 이게 반냉인지 물냉인지 맛이 헷갈린다.
사골육수의 고소함이 안타를 치고 출루했는데, 다음 타자가 삼진을 당한 듯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프랜차이즈 식당의 음식을 접한 듯 깔끔함이 돋보였지만, 맛의 ‘깊이’에서 승부가 갈린 듯 하다. 5명 모두 신화냉면의 반냉에 손을 들어줬다. 다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까나리 액젓이다. 황해도식 냉면의 슴슴한 맛이 익숙하지 않다면 까나리 액젓으로 간을 맞추면 된다. 까나리 액젓의 그 꼬릿한 향을 즐길 수 있다면 ‘신의 한 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