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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읽기 <17> 이영비 맥심 코리아 매거진 편집상


 

이영비 맥심 코리아 매거진 편집장은…

대한민국 국적에 1982년생 미녀 편집장이다. 광주과학고를 졸업했지만 과학은 잘 모르고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했지만 역시 신문과 방송도 잘 모른다고 고백한다. 맥심 코리아 매거진 에디터를 시작으로 수석 에디터, 피처팀 팀장을 거쳐 현재 편집장으로 미친개처럼 일하고 있다.




 

“장사치를 만나러 여기까지 찾아와 주셔서 고마워요” 이영비 맥심 코리아 매거진 편집장의 첫 인사말이었다. 스스로를 장사치라 말하지만 이시대의 독자들이 무엇을 궁금해하고 보고 싶어 하는 지 그 트렌드를 읽어내는 능력자다. 맥심 코리아 매거진(이하 맥심)를 선택하는 독자들과 팬덤이 이를 증명한다. 이 편집장이 생각하는 우리시대의 읽기는 모습은 무엇일까. 그녀를 만나기 위해 홍대로 향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은데, 신문 편집 어떻게 보나


신문이라는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가장 효율적인 규칙을 갖고 있잖아요. 텍스트, 사진 등을 구성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반면에 잡지는 겉멋이 좀 있다고 할까. 미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 시선을 끌어당기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죠. 파격이라는 것을 고려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전달력이 중요해요. 매일매일 발행하는 신문의 특성을 반영해 효과적인 편집 형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잡지도 그 나름의 방식을 갖추는 것이고요.


-효율적인 편집이라고 하지만 독자는 그것을 모르지 않나


독자들이 신경 쓸 필요가 없는 편집이 가장 좋은 편집이 아닐까요. 재미와 전달력을 가졌지만 억지스럽지 않고 없는지 모르는 자연스러운 공기 같은 편집 말이죠.


-신문과 잡지의 편집 스타일을 공유할 수 있을까


잡지 입장에선 신문 스타일을 재미의 요소로 활용할 수 있어요. 단 간격 이라든지 사진과 헤드라인 배치 등 잡지 안에서 구현될 때 독자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어요. 단, 의도가 확실해야겠죠. 신문 입장이라면… 잡지의 화보 스타일이 어떨까요. 근데 신문에 섹션면이 있잖아요. 그 부분을 더 특화해서 전면에 배치할 수도 있겠고요. 어떤 표지든 많은 의미를 갖고 있고 그것을 함축하기도 하죠. 신문은 잡지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파격적으로 운용해 이슈를 만들 수 있는 만큼 오해의 소지도 따르겠죠. 굉장히 좋은 시도라 할 수 있겠지만 장난처럼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맥심의 표지는 때로 이슈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표지 작업에서 아이덴티티는


매달 고민하지만 쉽지 않아요. 맥심의 경쟁 상대는 다른 잡지가 아니니까. 페이스북, 게임, 웹툰 등 오락적인 것들, 사람들의 시간을 뺏는 모든 것들이 맥심의 경쟁 상대죠. 그것들 사이에서 세일즈를 해야 하는 것이 표지고요. 그래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야 한다는 것이 큰 핵심이죠. 1년에 12번의 기회가 있는 데 아무런 반응 없이 그냥 묻힐 때 가장 뼈아프고 마음에 남아요. 대박이 날 때는 내부에서도 대박의 징후를 느끼죠. 정인영 아나운서 경우는 정말 대박이었어요. 재판까지 찍었으니까요. 잡지를 재판하는 경우는 크게 잘못한 때가 아니면 흔한 일이 아니거든요(웃음).


-사과전문 편집장이란 말도 있는 데


제가 또 사과해야 할 때는 지체하지 않고 바로 하죠. 논란에 대해서는 우리도 작업 하면서 어느정도 논란이 있으리라 생각은 해요. 다만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논란의 수준을 고민하죠. 그것을 겁내하지는 않아요.


-성 관련 콘텐츠가 앞으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남성들은 섹스의 시각화에 흥미를 갖고 여성들은 섹스를 다룬 텍스트에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이것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죠. 우리가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과거 성적 담론이 사회문제를 해석하거나 풍자하는 도구였다면 오늘날은 다르죠. 사람들은 섹스에 관련된 것에 압도적으로 관심을 보여요. 어쩔 수 없어요. 본능이니까요. 모임에서 만난 이성에게 ‘섹드립’은 어디까지 가능한지, 클럽에서의 짝짓기 노하우… 대중 잡지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고민 할 때 적어도 우리가 선택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서 경쟁력은 유지 할 수 있겠죠.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고민도 있을 텐데


신문사도 그렇겠지만 잡지도 마찬가지에요. 비틀즈를 생각해볼까요. 그들의 노래를 MP3로 듣든지 CD, 테이프, LP로 듣든지 모두 다 좋잖아요. 사회에서 소비되는 콘텐츠라면 어디에 담기든 상관없는 것 같아요. 어느 채널을 통하든 콘텐츠만 좋으면 사람들이 알아줄 것이라는 아주 나이브한 생각을 하고 있죠. 하지만 맥심은 그런 믿음으로 지금까지 왔어요. 아! 온라인 서비스 말씀하셨죠(웃음). 우리도 온라인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잡지에 실린 콘텐츠를 모두 공개하고 있지 않아요. 온라인을 통해 잡지 콘텐츠 판매가 가능한가에 대해서 회의적이거든요. 온라인에 재미있는 볼거리가 넘쳐나요. 심지어 무료로 말이죠. 과연 이것들과 같은 공간에서 경쟁할 수 있을까요. 매체가 무료에 도전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맥심 입사 시험에 연애편지 쓰기가 있다던데


연애편지만큼 호소력 있고 전달력을 갖춘 글쓰기가 또 있을까요. 실제로 채점을 하다가 운 적도 있어요. 헤어진 여자친구의 어머니께 쓴 편지였는데 구구절절 눈물 없이는 읽을 수가 없더라고요. 한 시간 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다면 다른 원고도 문제없이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과연 우리시대는 읽기 원하고 있을까


만드는 사람이 잘해야죠. 독자들이 무슨 잘못이 있어요(웃음). 온라인에 재미있는 썰들이 많고, 영상 넘치고 이들과 맞짱뜨기 힘들죠. 독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만들어야 소비된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아요. 돈을 주고 종이를 사는 사람들을 찾기 힘들고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죠. 나무를 베어 종이에 콘텐츠를 인쇄해 판매한다는 것. 그 원시적인 방법으로 독자들에게 선택받아 회사를 유지한다는 것. 그래도 아직까지 맥심은 잘 팔리고 있어요(웃음). 팬덤 덕분인데… ‘우리시대는 읽기를 원하고 있다’ 이렇게 희망하고 있어요. 시장이 어렵지만 그래도 그렇게 믿고 싶네요.


-앞으로 프로젝트는


비록 표지는 벗었지만 속은 꽉 차야해요. 이성의 끈을 잡고 엄격하게 잡지를 만들고 있죠. 현재 미스맥심 진행하고 있어요.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모델 선발전 형식을 갖추고 있는데 벌써 8강까지 진행됐죠. 이들과 한국, 일본 오키나와, 필리핀 세부, 3개국에서 영상 촬영을 진행하고 ‘이웃집 커버걸’이란 타이틀로 조만간 방송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에요. 그리고 큰 소망인데요. 김혜수 씨, 인간적인 매력과 우아함이 넘사벽이죠. 김혜수 씨가 맥심을 통해 본인의 상징을 표현해준다면 정말 영광이죠. 김혜수 씨와 작업하고 있어요. 이를 좀 널리 알려주세요. ‘맥심은 김혜수를 원한다’ 이렇게 말이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