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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읽기 <16> 차재영 한국폴리텍대학 출판편집디자인학과 교수


 


차재영 한국폴리텍대학 출판편집디자인학과 교수는…
부경대학교 및 동 대학원 인쇄정보공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인쇄출판분야 NCS 전문위원,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기능대회 전자출판 심사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잡지 스타일의 편집을 요구 받던 때가 있었다. 차재영 한국폴리텍대학 출판편집디자인학과 교수를 찾았다.
이에 대한 담론도 활성화되었지만 뾰족한 해답은 없었다. 최근에는 모바일 편집이란 숙제를 받아들고 머리를 싸매는 경우도 있었다. 편집 스스로 “변화해야 산다”고 중얼거리지만 어디서 무엇부터 손대야 할지 어지럽다. 어쩌면 너무 늦어버린건 아닐까 자조적인 생각마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오늘 신문이 나왔고 사람들에게 전달됐으니 내일도 모레도 신문은 있을 것이고 나 또한 편집을 계속할 것이란 그 막연한 믿음…. 변화의 어지러움을 막연함으로 달래는 것. 그것이 오늘날 편집이 처한 현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환경 속에도 편집과 읽기를 고민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외치는 목소리가 있다. 그 목소리에 다시 귀를 기울여 보기로 한다. 차재영 한국폴리텍대학 출판편집디자인학과 교수를 찾았다.


-사실상 읽지 않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이 편집의 문제일까.


읽지 않는 시대…. 콘텐츠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모자람이 없어요. 독자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고요. 그 바탕이 있어야 편집의 요소들이 힘을 얻는 것이죠. 가독성을 높여주는 시선의 동선, 배치 등 말이죠.


- 신문 편집을 볼 때 읽기를 유도하는 요소들이 적절한지.


신문은 디자인이 힘을 쓰기보다 텍스트를 입력하고 사진을 배치하는 조판이라고 봐야겠지요. 그러다보니 레이아웃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고요. 사진의 변형이나 색감을 편집자의 의도대로 사용하기 어려운 점도 있어요. 신문이라는 특성을 생각한다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최적화 됐다고 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조금 변화를 준다면 인포그래픽을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건 어떨까 싶네요.


- 모듈형식의 신문편집이 독자에게 임팩트를 주기 어려운 측면도 있는데.


시각물 중심의 잡지와 달리 텍스트 기반의 편집이 제약이 많죠. 그래서 폰트를 개발하고 행간과 여백을 조정하는 등 시도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신문사에서 폰트를 개발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단을 많이 사용하는 상황에서 전체적인 레이아웃을 건드리는 것은 큰 시도라고 봅니다. 다만 실습하는 학생들에는 제약이 없지요. 실제 졸업작품 전시회 때 신문편집 작품을 출품하기도하는 데 잡지 스타일과 콜라보레이션 하는 시도들이 있습니다.


- 학생들이 신문편집을 실습하면서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나.


가장 많은 질문이 ‘기존 신문은 왜 이렇게 딱딱한가’입니다. 규격화된 틀에 내용을 담아내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죠. 그래서 잡지형 레이아웃을 접목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합니다.


- 편집기자 사이에서도 잡지 스타일의 편집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명확한 답이 없는데.


아마도 독자 타깃층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잡지는 그 성격과 타깃이 비교적 분명하기 때문에 독자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신문은 불특정 다수가 대상이다 보니 편집 콘셉트를 단순하게 가져갈 수밖에 없겠지요. 가령 젊은 20~30대 젊은 층을 독자 타깃으로 한다면 그에 맞는 편집 변화가 필요하고 신문도 변화하지 않을까요. 그것이 먼저 선행돼야할 것 같아요.


- 종이 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보는지.


물론 제 입장에서 종이로 만든 책은 필요하고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 생각해요. 모니터로 보는 텍스트는 색감의 변화, 전자파 등의 이유로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이죠. 디지털 시장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책을 대체할만한 디바이스가 풍부하지 못한게 현실입니다. 적어도 한국 시장에서 아이패드는 대표적인 실패작으로 꼽을 수 있어요. 특별한 사용용도가 없다는 것. 디바이스의 형태가 사용자가 휴대하기에 불편하고 그에 최적화된 콘텐츠 또한 부족한게 사실입니다.


- 유독 한국 시장에서 전자책의 성장이 더딘면이 있는데.


무형의 가치에 유형의 대가를 지불하는 것에 인색한 정서적인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고요. 과거 씨디롬이 유행한 때가 있었어요. 당초에는 별도 판매가 목적이었지만 이후 끼워팔기식으로 전락했어요. 어쩌면 전자책도 그런 전처를 밟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 편집에  미래가 있을까.


좀 막연한 면이 있어요. 텍스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편집이 되고 텍스트도 써주는 인공지능을 개발한다고 하니… 하지만 문화는 사람이 만드는 것입니다. 변화무쌍하게 진화하는 사대의 방향은 결국 사람이 제시하는 것입니다. 무작정 미래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결국 사람이 해야 할 몫이 있으니까요.


- 신문 편집에서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지.


제가 무엇을 바꿔야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웃음) 꼭 한가지를 짚어보자면 폰트에 관해 말하고 싶어요.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층은 고딕계열에 익숙해 있어요. 시각적으로 한눈에 들어오고 속도감도 있어요. 잡지의 경우도 고딕계열을 많이 사용해 빠르게 읽히는 면이 있거든요. 그래픽서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서체에 여백이 많아 깨끗해 보이는 장점이 있거든요. 신문에서도 서체 사용을 좀 유연하게 하면 어떨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