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온라인 편집기자는 편집기자협회에 가입 안 되나요?”


 최근 온라인 편집기자가 많은 매체에서 편집기자협회 신규 회원사 가입 문의가 들어왔다. 김선호 협회장에 따르면 “온라인 편집기자가 10명이 넘는 매체에서 편집기자협회 가입조건이 뭔지,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지 물어왔다”며 “온라인 편집기자를 어떻게 할 것인지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온라인 매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온라인에서 편집기자 역할을 하는 인원들도 늘고 있다. 중앙일보, 한국일보 등 기존 신문들도 편집기자들을 디지털 편집기자로 배치하는 사례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편집기자협회’라는 단체가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활동은 없다.
편집기자협회 정관에 따르면 온라인 편집기자에 대해 회원자격의 문을 열어 놓고 있다. 협회 정관 제2장 7조 회원의 자격은 ‘협회에 가입한 국내 일간신문사 및 통신사 소속의 현직 편집기자(미술, 그래픽, 취재부서 및 유무선 인터넷 부서에서 실제 편집을 담당하고 있는 기자 포함)로 한다’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온라인 매체에 대한 신규 회원사 자격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제2장 10조에 따르면 회원사 신규가입 자격으로 ‘국내 일간신문사 및 통신사로 창간 후 1년 이상 경과 되어야 한다, 언론사의 인원은 부장(부서책임자)를 제외한 10인 이상이어야 한다’ 라고만 되어 있다. ‘회원사 3분의 2이상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조항도 큰 문턱이다. 현재 종이 편집기자가 없는 회원사는 연합뉴스와 뉴시스 두 곳이다.
‘온라인 편집기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시기 상조”라는 의견과 “빨리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다.

“편집기자협회 지속 가능성 위해 받아들여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조사한 ‘2018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종이신문 열독률(한 주간 종이신문 이용 여부)은 1996년 85.2%에서 2018년 17.7%로 급락했다. 종이신문 이용시간 역시 1996년 하루 평균 43.5분에서 2018년 5.7분으로 줄었다.[그래픽]
반면 모바일 인터넷 뉴스 이용률을 보면 2018년 80.8%로 2011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PC 인터넷은 31.7%로 2017년보다 1.1%포인트 감소했다. 뉴스 이용시간도 모바일은 하루 평균 21.2분으로 계속 늘고 있다.
연령대 별로 보면 20대의 종이신문 열독률은 5.4%, 하루 평균 열독시간은 1.1분, 30대는 열독률 9.0%, 열독시간 2.2분에 그치고 있다. 젊은 세대로부터 종이신문은 더 외면 받고 있다.
종이신문을 정기 구독하는 비율도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1996년 69.3% 였던 정기 구독률은 2017년 처음 10% 아래(9.9%)로 떨어지더니 2018년 9.5%로 조사됐다.
급락하는 열독률과 이용시간의 변화를 보면 종이신문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주일간 신문기사를 어떤 경로로든 읽었다’는 비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5가지 경로(종이신문, PC 인터넷, 모바일 인터넷, 일반 휴대전화, IPTV) 중 1가지 이상에서 이용했다는 결합 열독률은 2011년 73.6%에서 2018년 79.6%로 상승했다. 종이신문 독자는 줄고 있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뉴스 독자는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온라인 뉴스 독자가 늘어가는 추세에 맞게 온라인 편집기자에게 대폭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편집기자 출신으로 세계일보 디지털미디어국장을 맡고 있는 박광재 국장은 “편집기자의 영역을 신문으로만 좁혀서는 안 된다. 온라인 편집기자를 서둘러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피력했다.
협회 집행부 한 임원은 “고령화, 소수정예화로 축소되고 있는 편집부의 현실에서 편집기자협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라도 온라인 편집기자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온라인 매체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편집기자 10명 이상 기준과 가입비 500만원 기준을 충족할 만한 온라인 매체는 아직 많지 않다. 만약 이 기준을 충족하는 매체가 늘어난다면 온라인 편집기자의 가입과 관련 조금 더 유연한 사고를 갖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일보 편집부 A기자는 “신문 편집과 온라인 편집은 비슷한 듯 다르다. 하지만 두 영역은 떼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머지않아 이런 연관성과 상호 보완하는 부분은 더 강해질 것” 이라며 “신문 지면은 오랫동안 편집기자협회 회원들의 창조 공간이었고 놀이터였으며 동굴이었다. 이 영역에서 벗어난 온라인 매체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겠지만, 디지털이라는 커다란 흐름 앞에 언젠가는 함께 가야할 동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기준 모호…아직은 시기상조”
온라인 편집기자와 온라인 매체를 신규 회원으로 대폭 수용하는 것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매체를 무분별하게 회원으로 받아들이면 되레 편집기자협회 위상을 깎아내릴 수 있다”는 반응이다.
또 온라인 편집은 한국편집상이나 이달의 편집상을 포상할 수 있는 기준도 마땅치 않아 자칫 소외감을 부를 수 있다는 문제 제기도 있다.
온라인 부서를 신문의 서브 부서로 인식하는 것도 큰 걸림돌이다. ‘디지털 퍼스트’를 외치며 온라인을 강조하지만 기존의 언론사는 여전히 신문과 기자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인식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문호 개방에 아직 부정적인 한 협회원은 “명확한 기준 없이 온라인 편집기자를 큰 폭으로 수용할 경우 지면 중심으로 꾸려져 온 협회 정체성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자칫 기존 회원사들의 이탈을 불러 협회 결속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용주 협회 기획국장은 “회원사에 소속된 온라인 편집기자는 회원 가입에 전혀 문제가 없다. 단 온라인 매체는 정식으로 회원사 가입을 타진해 오면 정관 규정에 맞춰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선호 협회장은 “편집기자의 역할이 신문을 넘어 온라인‧방송까지 확장되는 현실에서 신문에만 협회를 묶어놓을 필요는 없다”며 “3월 총회와 4월 간사세미나 등을 통해 적극 의견을 모아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