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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상 수상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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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제24회 한국편집상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8-11-29 11: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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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76

    익숙한 타성에 젖어 게으르면 끝장이다


    [우수상] 기자동아일보 김남준 차장

    “편집기자는 게으르면 끝장이다.”
    수상이 확정된 직후 가진 술자리에서 편집부 한 선배로부터 들은 말이다. 술자리가 끝날 무렵 들은 그 한 마디가 죽비처럼 내 등짝을 때리는 듯해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난 그 말을 곱씹었다. 수상을 축하한다면서도 마지막에 저 말을 건넨 선배의 의중에 속깊은 뜻이 있는 것만 같았다.
    돌이켜보면 수상작 지면을 만든 그날도 난 게으름과 싸웠다. 오랜 폭염이 이어져 오던 터라 심신은 이미 지쳐 있었다. 111년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한 그날은 좋은 지면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파김치처럼 늘어지려 했다. 폭염 관련 뉴스 편집이 자주 그렇듯, 온도 숫자를 강조하는 익숙한 편집을 하려는 게으름이 지열처럼 슬금슬금 피어 올랐다.
    익숙한 제목을 달려는 게으름, 익숙한 사진을 선택하려는 게으름, 익숙한 그래픽을 익숙한 방식으로 배치하려는 게으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폭염만큼이나 집요하게 고개를 쳐드는 그 게으름들과 난 싸우고 있었다.
    매일 매일이 게으름과의 전쟁이다. 신문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지 않으려는 게으름, 뉴스 분석과 팩트 체크를 대강대강 하려는 게으름, 타성에 젖어 도전적 편집을 지레 포기하려는 게으름, 독자 반응과 피드백을 면밀히 반영하기 귀찮아하는 게으름. 이 모든 게으름을 온전히 끊어내지 못한 채 족쇄처럼 달고 백지 위에서 휘청대다 길을 잃는 게 다반사다. 가장 무서운 중증 게으름은 편집기자의 숙명인 ‘백지 공포증’마저도 둔감해져 못 느끼는 게으름인지도 모르겠다.
    그럴 때 내게 죽비를 때리는 분들이 있다. 황준하 편집부장의 사려깊은 죽비는 부드러우면서도 정확하게 내 편집의 취약한 급소를 가격한다. 그리고 내가 봐야 할 곳과 가야 할 곳을 가리킨다. 동아일보 편집부 선후배들의 촌철살인 제목과 날카로운 데스킹은 나태한 내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회초리다. 감사하다.
    그들은 내 본령을 일깨운다. 게으르면 끝장인 편집기자라는 내 본분을 늘 상기시킨다. 게으름을 끝장내고 다음 판을 바꿔봐야겠다.

    첨부파일 김남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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