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2018 간사 세미나 토론 미션 협회 55주년 슬로건 및 행사 아이디어


‘박항C’팀 55주년 슬로건
 팀명부터 팀복까지 난상토론
 사장·편집기자 맞장토론 제안



낯선 이들과의 3박5일. 조심스레 팀 명단을 살펴봤다. 종합지, 경제지, 지방지, 전문지…. 황금비율의 구성이었다. 편집기자 개인의 경험은 한계가 있지만 다양한 경험이 모였을 때 ‘스트롱 에디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경력·연령·지역 또한 황금비율이었다. 8개월차 싱싱한 편집자부터 ‘오늘 내일 한다’며 숙성된 노하우를 ‘뿜뿜’하는 고참까지. 경남 출신의 강원도 기자, 전남과 전북의 토박이, 인천, 서울, 지역도 ‘다채로움’을 자랑했다. 밤 12시가 다돼 도착한 첫날 자기소개부터 시작, ‘박항C팀’은 가열찬 세미나 속으로 들어갔다.
‘같은’ 편집기자임에도 업무환경은 많이 달랐다. 기자조판제를 적용해 직접 조판 작업을 하는 편집기자, 도르래로 대장을 전달하는 편집국, 하루 4~5판을 편집하는 기자에 주 52시간 근로제 까지 그렇게 모든 이야기는 깔때기에 흘러들어가듯 하나의 이야기로 모아졌다.
언론사 사장단과 함께하는 ‘편집 포럼’
그렇게 모아져 떠오른 사업이 ‘언론사 사장단과 함께하는 뉴스편집의 오늘과 내일’ 포럼이다. 회사 대표와 편집국장은 미디어환경의 급변을 시시때때로 강조한다. 언론사를 이끌고 있는 대표들은 모바일과 영상을 테마로 기자들에게 다양한 요구를 하고 있다. 기자들 또한 자기 자신의 비전과 목표를 토대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대표들과 현업 기자들 사이의 비전과 실천의 공감대는 부족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었다. 정말 허심탄회하게 얘기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한편에선 이해받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한 편집기자의 10여 년을 다녔던 회사를 옮길 때 사장은 작별인사도 안 받아줬다는 이야기엔 다들 공분할 수밖에 없었다.
신문사 간의 과잉된 경쟁의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편집기자들 사이 노하우와 정보의 공유는 더 좋은 결과물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 과도한 경쟁 탓인지 타지 편집기자와의 교류를 탐탁하지 않게 여긴다는 것이다. 교류와 협력은 공동의 발전을 도모할 방법이라는 기자들의 생각과 다른 것일까. ‘소통’ 이야말로 ‘스트롱 에디터’가 ‘스트롱 뉴스’를 만들 기반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진 건 당연한 결론이었다.
편집기자협회 55주년을 맞아 변화를 이끄는 두 주역인 현역 편집기자들과 언론사 대표들이 툭 터놓고 뉴스편집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나눌 기회를 제안하고 싶다.
무지개색 바지를 입게 된 이유
이튿날 격론의 시작은 팀이름 짓기부터였다. 제목 전문가라는 편집기자들이 모였으니 기대했던 자리. 토론은 ‘알쓸신잡’ 같았다. 존 레논의 노래와 낮에 산 ‘새’ 장난감, 수영의 즐거움까지. 작명은 발상의 전환을 거듭했다. 좋은 제목은 자유로운 ‘브레인스토밍’에서 나오지 않던가. 그렇게 정해진 팀명 ‘박항C’팀. 비타민처럼 상큼하고, 베트남의 ‘박항서 열풍’처럼 뜨거운 정열을 품은 편집기자들의 호기로움을 담아보자고 했다. 결정적인 이유는 팀장의 헤어스타일 때문이었지만.
팀별 미션을 놓고도 난상토론은 이어졌다. “가판 찍을 때는 확신을 못한다. 어차피 석간 보면서 참조한다”는 말이 발단이었다. 타지 가판을 보고 제목과 기사를 수정하고, 조간신문 기자가 석간을, 석간 기자가 조간을 읽고 흉내 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편집의 힘은 다채로움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로 발전했다. 결국 박항C팀이 도달한 한 가지는 ‘남들과 달라야 한다’. 박항C팀이 무지개색 바지로 개성을 ‘뿜뿜’한 건 치열한 난상토론의 결과물이었다.
55주년, 국민과 함께하는 새로운 편집
무지개처럼 다양한 편집이 편집기자만의 고유 영역은 아닐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독자들은 더 이상 하나의 채널을 고집하지 않고 신문·방송·인터넷·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비교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기자는 “일방적으로 전달하려는 편집은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항C팀의 협회 창립 55주년 슬로건은 자연스럽게 편집의 미래는 독자와 국민 사이에 있는 게 아닐까라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국민과 함께하는 새로운 편집’. 박항C팀이 도달한 ‘스트롱 에디터’의 조건은 이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