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에세이 <1> 김묘영 바이스 버사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



정보를 시각화한다는 것에 대한 원고를 부탁받았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어렵다!’였습니다. 일이라는 건 경험이 쌓일수록 쉬워진다는데 어찌 된 일인지 정보디자인은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정보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방대한 양의 정보를 보는 순간,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콘텐츠 소비가 웹에서 모바일로 옮겨짐에 따라 ‘보는 순간 쉽고 빠르게’는 앞으로 더 강조될 것입니다. 모바일에선 눈과 손가락의 협업으로 정보를 빠르게 수용하고 반응하며 화면을 이동합니다. 그래서 1초만 늦어져도 흐름이 끊기고 집중력이 감소합니다. 모바일에서 보는 정보디자인은 웹보다 훨씬 간결하고 직관적인 동시에, 완벽한 인터페이스로 구축해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정보 디자인의 개념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정보디자인이 데이터나 개념을 그래픽으로 표현한다는 의미였다면, 요즘은 문제점을 파악하고 의사결정을 돕는 결과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운영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에도 마케팅 혹은 홍보를 위한 제작 의뢰가 많았던 반면, 최근에는 내부 문제를 파악하고 그 문제를 서로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용도의 정보디자인 문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결과물들은 의사 결정의 중요 자료로 활용됩니다.
정보디자인은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데이터만 보았을 때는 미처 알지 못한 데이터의 상관관계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데이터 혹은, 관계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다.
이제 언론의 정보디자인도 단순히 정보를 쉽게 전달하기 위한 용도에서 벗어나 특정 이슈에 대한 유저들의 의사 결정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진화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된다면, 아마도 그 첫 번째 시험대는 내년 총선이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이렇게 정보디자인이 진화해 감에 따라 책임감의 무게가 더해져 점점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그래도 어김없이 파편적인 데이터 속에서 유의미한 관계를 찾아 데이터에 올바른 생명력을 불어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그 생명력이 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