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이철민의 편집이야기 <3>

사진 다루기 1


1. 좋은 사진을 찾는 법 ‘3짓’

치열하게 판을 짜는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사진편집 디자인 팁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이론적인 내용 보다 실무적인 것들을 중심으로 다뤄봤습니다. 훌륭한 제목과 멋진 사진은 이달의 편집상 수상의 지름길입니다. 후배들이 좋은 편집으로 상을 많이 탔으면 합니다.
손짓, 몸짓, 눈짓, 이 세 가지 ‘짓’이 담겨진 사진이 좋은 사진이다. 손은 제2의 표정이다. 분노도 기쁨도 다 들어있다. 손이 들어간 사진을 많이 써라. 이미지에 손짓이 들어 있으면 촉각적이 된다. 디지털 시대에 종이신문이 살아남으려면 이 촉각성을 살리는 사진 편집이 많아야 한다.

 지난 2012년 5월 통합진보당 ‘폭력사태’ 사진. 이 사진엔 손짓,

몸짓, 눈짓이 다 들어가 있지만 아래쪽 사진엔 몸짓,

손짓이 잘 표현돼 있지만 표정이 위 사진에 비해 약하다.



2. 자를수록 이미지는 커진다
 신문편집에서 사진은 잘려나가기 위해서 존재한다. 편집의 재료일 뿐 과감히 잘라라. 낯설더라도 계속 자르는 연습을 하라. 이미지는 자르면 자를수록 커진다. 베를리너 등 판형이 작은 신문이 사진 크로핑(cropping)을 많이 한다. 대판 보다 크게 보이는 효과 때문이다.


 손의 표정을 부각시키기 위해 과감한 크로핑을 했다.

손과 한쪽 눈을 클로즈업 하면 피사체가 더 다가오는 효과를 준다. 이미지가 커지는 것이다.

이 크로핑 기법도 신문이 할 수 있는 장점 중 한 가지며 디지털이 주지 못하는 ‘맛’을 줄 수 있는 무기다.

 


3. 시선이 나가는 쪽으로 여백을

인물사진을 쓸 때는 보통 시선이 나가는 쪽으로 여백을 준다. 그래야 자연스럽고 안정적이다. 반대로 쓸 땐 부자연스럽지만 역동적 힘이 생겨나기도 한다.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들에게서 힘이 느껴지는 이치와 같다.
먼저 사진을 면 분할하라. 그리고 교차점을 기준을 얼굴의 위치를 잡아라. 증명사진처럼 얼굴을 한 가운데 놓는 것은 가급적 피하라. 사진 속 얼굴이 가운데 놓이면 안정감은 있지만 지루할 수도 있다. 구석으로 놓이면 긴장감과 함께 힘이 생겨난다.

 시선이 나가는 쪽으로 여백을 잡아 준 윤도현의 사진은 시각적으로 편안함을 준다.



4. 얼굴은 구석으로 밀어라
 얼굴을 크게 작게 대비시키면 지면에 리듬이 살아난다. 신문을 보는 독자의 눈이 큰 얼굴(A)와 작은 얼굴(B)를 보고 있을 때 원근감이 생겨난다.(사진 5) 얼글 크기에 따른 시각차다. 독자의 눈에 A는 독자 쪽으로 가깝게 있는 것이며 B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얼굴을 줌인하면 내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고 줌아웃하면 반대로 멀어지는 효과다. A와 B의 거리감이 길어질수록 지면의 리듬감은 더 살아난다.


 사진 속 인물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면분할을 할때 보통 가로 세로로 3~4등분 하면 된다.

가급적 칼럼 그리드에 맞춰 분할하는 게 좋다. 사진을 다룰 땐 범생이 보다 삐딱이가 돼라.

상하좌우 가운데에 있는 박경림 사진도 트리밍해 구석으로 밀어 넣어 역동성을 살렸다.


5. 비대칭의 마법은 ‘다마’에 있다
 사진 두 장 이상이 모이면 필연적으로 스토리라는 ‘부산물’을 만들어 낸다. 우리의 시각은 무의식으로 두 장의 사진에서 시각적 연관성을 찾으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제목에서 중의어가 만들어 내는 재미와 같다. 두 페이지를 하나로 놓고 짜는 펼침면 편집에서 이 부산물 효과를 잘 활용하면 재미 있고 멋진 편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편집상을 받았던 ‘우즈 위에 매킬로이’ 같은 편집도 사진 두장이 만들어 내는 스토리가 담긴 편집이다.


 다마의 차이가 리듬을 만들어낸다. 시선도 선이다.

그리드를 위해 위 큰 사진의 눈높이가 본문 높이에 맞춰져 있다.



6. 사진은 스스로 스토리를 만든다
 사진 편집을 가장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테크닉이다. 시각적 뒤틀림을 유발할 수 있는 편집의 재미다. 예를 들어 전원주택관련 기사를 쓸 때 자연 속에 집이 있는 사진(전경사진)은 1단 등으로 작게 쓰고 집안 식탁 사진(소품사진)은 4~5단으로 크게 쓰는 식이다. 피처면과 스포츠면, 여행면 등에 자주 쓰이는 기법이다.



사진이 두 장 이상 놓이면 스토리가 생겨난다.

가디언은 남자셋이 여자를 쳐다보는 스토리가 생겨났다. 물론 기사는 연관성이 없다.

하지만 시각적으로 두면의 편집은 분명 연관성이 있다.



7. 작은 사진은 크게, 큰 사진은 작게

사진 편집을 가장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테크닉이다. 시각적 뒤틀림을 유발할 수 있는 편집의 재미다. 예를 들어 전원주택관련 기사를 쓸 때 자연 속에 집이 있는 사진(전경사진)은 1단 등으로 작게 쓰고 집안 식탁 사진(소품사진)은 4~5단으로 크게 쓰는 식이다. 피처면과 스포츠면, 여행면 등에 자주 쓰이는 기법이다.


 집안 실내 테이블 사진은 크게 키우고 바다가 보이는 전경 사진은 작게 줄였다.

현실세계에서의 실제 크기는 4단으로 쓴 테이블 보다 1단으로 쓴 바다전경이 훨씬 크지만

편집의 묘미는 이런 시각적 뒤틀림을 이용해 착시를 만들어 내는 데 있다.

 이런 시각적 재미는 모바일도 방송도 아닌 종이신문만이 줄 수 있다.




블로그에서 더 많은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blog.naver.com/presson) 다음호에도 판형 크기에 따른 사진쓰기 등 실무적인 테크닉을 중심으로 다뤄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