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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괜찮아, 잘했어… 넘어진 선수들 위로한 지면에 큰 공감”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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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8-03-30 10: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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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73

     평창올림픽 지면 편집자들이 대담을 마침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

    쪽부터 경인일보 안광열 차장, 한국일보 김승균 차장, 전자신문 김동현 기자, 경향신문 손버들 기자.


    성공적으로 끝난 평창동계올림픽은 큰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참가선수들의 땀과 성취도 빛났지만 평창의 소식을 매일 지면에 담아낸 ‘편집선수들’도 지면 위에서 빛났다. 올림픽 기간 동안 지면과 씨름했던 선수들을 만났다. 경인일보 안광열 차장, 경향신문 손버들 기자, 전자신문 김동현 기자, 한국일보 김승균 차장을 초대해 광화문 중식당서 식사를 하며 짜릿했던 순간들과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들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들로 치열하게 시작된 대화는 근처 펍으로 자리를 옮길 때까지 계속됐다.
    신인섭 중앙일보 차장(이하 신): 평창올림픽 지면을 맡아 편집하느라 고생들 많았다. 기억에 남는 타사의 지면은?
    안광열 경인일보 차장(이하 안): 경향신문의 ‘클리어 킴’이 기억에 남는다. 클로이 킴의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클리어 킴’ 이라는 재치 있는 제목과 함께 다중 촬영한 멋진 사진을 함께 편집해 임팩트를 더했다.
    김동현 전자신문 기자(이하 김): 옆에 편집자가 계셔서 말하기 좀 그런데. 경향신문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끝내준 꼴찌들’이 인상 깊었다. 굉장히 잘 풀어서 쓴 것 같다.
    손버들 경향신문 기자(이하 손): 더 크게 말씀해주셔도 괜찮다.
    김승균 한국일보 차장(이하 김2): ‘슈퍼 골든데이’라고 불린 날, 다른 신문들은 메달 후보들이 넘어진 장면을 주로 ‘참사’로 표현했는데 중앙일보는 ‘괜찮아, 잘했어’라고 편집한 부분이 마음에 와닿았다.
    : 저는 솔직히 기억력이 안 좋아서 감탄하고 다 잊는다. 이건 기억난다. 서울신문에서 개막일인가 ‘평창 평화의 문을 열다’ 부터 시작해서 뒷면까지 2, 3어절 짧은 제목으로 플레이한 게 임팩트 있었다. 콘셉트도 괜찮고 기사도 읽어보고 싶게 만든 좋은 편집이었다.
    이철민 한국경제 차장(이하 이): 여자 빙속 팀추월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2: 개인적인 의견이다. 빙상연맹에만 국한된 문제라고 보이지는 않고, 엘리트 체육에 대한 우리나라 체육계의 전반적인 문제가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 노선영에 대한 다수 국민들의 동정어린 시선이 있었고,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던 선수인데 단순히 실력만을 보고 선발한 게 아닌,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 언론이 진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논란을 부추긴 측면도 있었다. 밥 데용 코치가 홀로 노선영을 위로하는 영상도 편집 된 것이었다. 원본을 보니 밥 데용 코치가 박지우 선수를 위로하러 갔는데, 박 선수는 밥 데용 코치에게 노선영을 위로하라고 보낸다. 이러한 과정 없이 밥 데용 코치가 바로 노선영 선수에게 다가가 혼자 위로한 것처럼 편집 한 것은 분명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 김보름이 논란이 됐던 것은 경기 내용도 있지만 인터뷰 태도가 조금 아쉬웠기 때문이다.
    : 그렇다. 당시 몰랐다고 했으면 되는 일을 기록이 어쩌고 하면서 책임을 미루는 듯 한 모습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분노한 것 같다.
    :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나는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젊은세대 생각은 많이 다른 것 같다.
    : 처음에는 반대하는 여론도 많았다. 몇몇 선수들의 수년간 흘린 땀이 아무것도 못해보고 식을 수도 있는, 어찌 보면 가혹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희생이 뒤따랐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단일팀을 지도한 머리 감독이 리더십과 융통성을 발휘해 대회를 잘 마무리 한 것 같다. 성적은 안 좋았지만, 평화와 화합이라는 측면에서 볼 땐 얻은 것도 분명 있었다고 생각한다.
    김2: 대다수 국민들과 비슷한 생각인 것 같다. 처음에는 정말 왜 저러나 싶었는데, 막상 단일팀이 구성되고 보니 잘했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 양해를 구하는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엄마, 아빠가 하라고 하면 으레 해야 한다는 듯이 양해를 구하지 않은, 개인에 대한 존중이 생략된 절차상의 문제가 아쉽다.


    여자컬링 한일전, 윤성빈 금
    가장 짜릿했던 순간 꼽아

    "김보름 사태 부추긴 측면 있다

    단일팀엔 꼰대-젊은세대 시각차


    : 올림픽 메달을 바란 게 아니더라도 열심히 땀 흘린 선수들 이었을 텐데, 모르는 북한의 선수가 갑자기 그 자리를 차지하고 같이 하라고 하니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 자꾸 꼰대 같은 발언을 해서 미안하다. 이번에 대표 팀의 경기를 보니 생각보다 한국선수들의 기본기가 많이 부족해 보였다. 특히 개인기가 많이 부족했는데, 팀 스포츠에서 개인기량이 부족하면 경기를 이끌어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 그게 더 성적 위주의 발언 아닌가.
    : 만일 북한에서 온 선수들의 기량이 엄청났다면, 그래서 단일팀이 금메달을 땄다면 어땠을까. 그럼 진짜 영화에 나올 일 아닌가.
    : 그런데 그게 단순히 북한에서 잘 하는 선수들이 들어오는 문제가 아닌, 팀 사기가 호흡의 문제가 있다. 개인기도 중요하지만 팀이 그동안 맞춰봤던 것이 있는데, 갑자기 들어온 세 명 때문에 팀워크나 전술을 새로 바꿔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신: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 여자 컬링 한일전이 가장 짜릿했다.
    : 저도 컬링 한일전이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 저는 스켈레톤 윤성빈 경기가 가장 짜릿했다.
    : 정말 여자컬링 한일전을 못 봤다면 후회했을 거다. 태어나서 컬링 경기를 처음부터 끝가지 제대로 본 것은 그 경기가 처음이었다.
    : 김은정 스킵의 마지막 스톤은 정말 최고였다.
    : 마지막 스톤으로 승부가 결정 났을 때 아파트 단지에서 환호성이 들리기도 했다. 월드컵 때나 들을 수 있던 환호성을 들으니 컬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 그 때 김은정의 표정은 정말 잊을 수 없다. 너무 멋있었다.
    : 일본 후지사와 스킵의 컨디션이 ‘미친’ 날이었다. 반면 김은정 스킵은 경기 중간 실수가 좀 있었는데 마지막에 경기를 끝내고 카메라에 잡힌 그 표정은 이번 올림픽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 막 환호하지 않고 “됐어?” 이렇게 시크한 표정을 보인 게 더 멋있었다.
    : 저는 여자컬링팀이 너무 잘하기에 준결승전은 못보고 결승은 챙겨봤는데 졌다. 한일전을 봤어야 하는데 못 봐서 정말 아쉽다.
    : 올림픽 지면을 편집하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지면은 무엇인가?
    김2: 특별히 소개할만 한 지면은 없지만, 15일자 스포츠면에 실린 사진은 신경을 많이 썼다. 장애인 알파인 스키선수가 자신을 안내하던 가이드 러너가 넘어지자 그를 돕기 위해 달려가는 장면이었는데, 세 장의 스토리를 강조했다. (김차장은 스마트폰을 꺼내 준비해 온 지면을 보여줬다)
    : 평창올림픽이 시작하기 전 ‘종목 소개’가 나갔는데, 기사도 약하고 그래픽이나 자료들도 턱없이 부족했다. 외신 사진을 끌어다쓰기도 하고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어간 시리즈였다.
    : 평창올림픽과 관련해서 편집한 지면은 ICT와 관련해서 편집한 지면이 기억에 남는다.
    : 잘하려고 크게 욕심낸 지면은 없지만 화보판에 가장 많은 시간이 걸렸다. 텍스트는 전문 몇 줄이 다였고 수십, 수 백장의 사진 중 몇 개를 골라 통판 2개 면을 작업해야 했다. 고민 끝에 ‘희로애락’으로 주제를 잡고, 그에 맞춰 레이아웃을 하고 사진을 앉혔다. 기쁠 희와 즐거울 락, 성날 로와 슬플 애가 비슷한 성격이라 사진을 구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완성된 지면을 보면 별거 아닌데, 제작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힘들었다.
    : 돌발 질문이다. 동계 올림픽 종목 중에 유일하게 쇠가 들어가지 않은 장비를 쓰는 종목을 알고 있나?
    : 혹시 컬링 아닌가?
    : 컬링 빗자루에도 쇠가 들어가지 않나?
    : 컬링 스톤 손잡이를 쇠로 만들었었나? 플라스틱이 아니었나?
    : 플라스틱인가? 스톤 가격이 꽤 비싸던데 플라스틱은 아닌 것 같다.
    : 설마 답을 모르고 물어보신건가? 아니 이게 무슨 이런 경우가 있나. 답을 알고 물어보시는 줄 알았다. (나중에 확인 결과 컬링이 답이었다)

    : 온라인으로도 이번에 패럴림픽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 ‘우리는 썰매를 탄다’ 라는 장애인아이스하키 팀 영화는 정말 눈물이 날 정도였다. 그래서 패럴림픽 관련 기사는 좋은 자리에 넣고 많이 노출시키려고 했는데 생각처럼 잘 안되더라.
    : 확실히 패럴림픽은 관심이 덜한 것 같다. 우리가 개최국인데도 중계방송은 다른 나라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게 잡혀있는 것도 문제가 있다. 신문도 마찬가지다. 패럴림픽 관련 출고부서와 회의를 하면서 ‘오늘의 패럴림픽’을 넣을지 말지 고민하다 넣었는데, 올림픽 관련 일정은 넣었지만 패럴림픽 일정을 넣지 않은 신문이 많았다.
    : 평창올림핀 지면 편집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 동계올림픽이라 특히 힘들었던 것 같다. 종목 자체가 생소하기 때문에, 한식을 주로 만드는데 양식을 만들어야 하는 느낌? 루지, 봅슬레이 스켈레톤처럼 차이를 알기 힘든 종목도 있어 공부를 따로 해야했다.
    : 아이스하키의 ‘골리(골키퍼)’가 그랬다. 기사에는 남자 아이스하키 골리 ‘맷 달튼’으로 나와있는데 잘 몰랐을땐 이름이 ‘골리 맷 달튼’인 줄 알았다.
    : 컬링도 사실 이번에 제대로 접하기 전까지는 빗자루를 들고 바닥을 쓰는 이상한 종목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 그렇다. 나도 이번에 컬링을 제대로 알기 전까지는 스톤을 그냥 중앙에 넣기만 하면 되는 종목인지 알았다. 전략이 있는 줄도 몰랐고, 알까기 같은 경기인 줄만 생각했었다. 아마 이번에 의성 김씨들, 참고로 나도 의성 김씨다. (일동 “오” 감탄사) 그 분들 덕분에 많은 국민들이 컬링을 제대로 알게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지난 동계올림픽 때도 지금만큼은 아니지만 컬링이 이슈가 되긴 했었다. 듣기로는 당시 의성대표팀의 기량이 좋았는데 경기도대표팀에 지는 바람에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고 하더라.
    : 지금 담당하고 있는 면은 무엇인가.
    : 주로 스포츠를 짜고 있고, 부서에 휴가자나 결원이 생겼을 땐 해당 면에 투입되기도 한다.
    김2: 올림픽을 앞두고 투입돼 스포츠를 편집하고 있다. 월드컵이 남아 있어서 스포츠를 계속 하게 될 것 같다.
    : 경제‧증권을 맡아서 하고 있고 나머지는 주로 돌리는 편이다.
    : 마지막 질문이다. 나에게 편집이란 무엇인지 말해달라. 문장이 아니라 ‘편집은 사이다다 콜라다’ 라는 식으로 단어로 말해줬으면 한다.
    :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내게 편집이란 ‘놀이터’다. 편집을 직업 삼아 일을 하고 있지만 재밌다. 다른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충분히 재밌고 더 즐기고 싶다.
    : 내게 편집이란 ‘계속’이다. 김동현 기자가 얘기한 것이랑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 그럼 ‘놀이방’ 인가?
    : 놀이는 아니다. 고통 스러운데 ‘계속’ 하고 싶은. 지면이 사라지고 있는 이 시대에 마지막 편집기자라는 느낌?
    : 앞서 손버들 기자의 말에서 힌트를 얻었다. 내게 편집은 ‘운명’이다. 원래 말하려던 게 있었는데 너무 약한 것 같아서 급하게 생각했다. 처음 기자를 준비할 땐 취재 쪽으로 공부를 했었다. 당시 운이 좋게 현직에서 근무를 하고 있던 편집기자 선배를 만나서 편집에 대한 얘기를 들었고, 너무 매력적인 일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시작한 편집이 이제 나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운명처럼 된 것 같다. 편집으로 결혼까지 했다. 진짜 운명이다.
    : 점점 센 단어가 나오는 것 같다. 승균 차장에게 편집이란?
    김2: 내게 편집은 ‘폭탄주’다. 기사를 갖고 맛있게 편집할 수 있고, 마실 때 좋은 것처럼 판을 짤때도 좋다. 편집이 다 된 지면을 다른 지면과 비교하면서 괴롭기도 한데, 술 마실 때 좋고 술 깰 때 괴로운 것처럼 편집은 폭탄주와도 같다. 무엇보다 ‘매일’ 먹고 하게 되는게 비슷하다.
    : 먼 길 오시느라 다들 고생 많으셨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

    첨부파일 올림픽 대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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