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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몽골 원정대 따라 이역만리… 소주의 고향이 중동이라고?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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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0-08-31 09: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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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7

    술술 읽히는 이야기 



    여태껏 술을 얼마나 마신 걸까. 취중에도 하지 못한 생각이 해가 중천일 때 떠오른다. 삼총사·삼세판·삼발이…. 수학적 완전수는 6이지만, 현실에서 가장 조화로운 숫자는 3이다. 이런 말장난 같은 핑계로 1주일에 술을 세 번은 마신다. 한 술자리에서 소주 두 병이 적당하다. 한 병은 아쉽고 세 병은 과하다. 1년이면 312병이다. 음주 경력이 18년이니 5,616병이 몸을 타고 흘러갔다. 대략 2,022리터. 욕조 10개 분량의 술을 들이켰다. 주당이라는 말을 들어도 반박할 수 없을 정도다.
    한국인들은 술을 사랑한다. 지난해 국내 소주 소비량은 34억 병이다. 공식적으로 술을 마셔도 되는 나이는 만 19세 이상이다. 한국의 어른 수는 4,015만 명이다. 한 사람당 1년에 85병의 소주를 소비했다. 하루 0.23병 꼴이다. 헛헛한 삶의 한편을 술로 채워 온 한국인들이다.
    이제 한국인들은 대학생·직장인 할 것 없이 바다 건너온 술 문화도 제법 즐길 줄 안다. 까르베네 쇼비뇽·쉬라즈 같은 와인 품종을 읊거나 싱글몰트 위스키의 매력을 떠들어대기도 한다. 금주법 시대와 칵테일의 역사, 니가타·아키타의 사케 얘기로 지식 보따리를 풀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 술에 대한 얘기는 없다. 희석식 소주와 밋밋한 맥주 맛에 길들여진 탓일까, 아니면 단일품목 대량생산 시스템 때문일까. 압축 성장기를 거치며 한국 술은 역사와 문화를 거세당한 느낌이다. 나를 모르면 남도 알 수 없다고 했다. 토종 술에 대해 모르는데 외국 술에 대해 자신 있게 떠들 수 있겠는가. 느릿느릿 빚어지는 한국 술 향기에 취해보는 것도 재미 아니겠는가.


    술과 함께한 민족
    우리나라 술은 농경이 시작되는 삼한시대에 접어들면서 지금과 같은 곡물을 이용한 곡주(穀酒)가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삼국지-위지동이전’에는 고구려 등 삼한에서 자연에 대한 재앙을 막고 풍성한 수확을 거두기 위해 벌인 영고, 동맹, 무천의 군중대회 때 밤낮으로 마시고 즐겼다고 하니 당시부터 이미 대규모의 술 만드는 기술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삼국사기’의 고구려 대무신환 편에서는 ‘지주(旨酒)’를 빚어서 그 효력으로 한나라의 요통태수를 물리쳤다는 이야기도 있다. 고문헌에 쓰여 있는 것과 같이 우리 민족은 술과 함께 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삼국시대에는 술 문화가 상당히 발달했던 시기다. 이미 술이 상업적으로 판매되기도 했으며 통일신라 때에는 술이 특수 계층이 아닌 일반 백성들에 의해 양조됐다. 삼국이 통일되는 과정에서 중국과 수차례 전쟁을 치렀는데 이 시기에 문명의 교류가 일어났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고려시대에는 체계적인 양조술이 정착됐고 누룩 제조법·각종 약주 제조법도 크게 발달했다. 조선시대에는 각 지방마다 유명한 토속주가 뿌리 내렸다. 대표 팔도 명주로는 경기 삼해주, 충청 소곡주, 평안도 벽향주, 영남 과하주, 호남의 호산춘 등이 있다. 구한말 주세 제도가 실시되면서 가정에서 술을 만드는 것이 금지됐다. 토속주들이 자취를 감춘 원인이다. 광복 이후 일부 민가에서 제사·혼사·회갑연 등에 사용하는 술을 밀조해 온 것이 그나마 토속주의 명맥을 이어주고 있다.


    서민의 벗, 소주
    소주는 곡물이나 과실을 발효시켜 증류한 고농도 증류주다. 기원전 3000년경에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오늘날까지도 중동 아랍 지역에서 ‘아라끄’란 이름으로 우윳빛 소주가 전승되고 있다. 몽골 서정군(西征軍)이 1258년 압바스조 이슬람제국을 공략할 때 아랍인들로부터 그 양조법을 배웠다. 이후 일본 원정을 위해 한반도의 개성과 안동·제주도 등지에 주둔하면서 이 술을 빚기 시작했다. 몽골 원정군이 가죽 술통에 넣고 다니면서 마시는 ‘아라끄’를 공급하기 위해 고려인들이 만들어낸 것이 바로 고려 소주다. 그것이 오늘날까지 전승돼 오면서 한국 3대 토주(土酒)의 하나가 됐다.
    현재의 우리나라 대중주 소주는 일본 희석식 소주를 본뜬 것이다. 1965년 정부가 식량 확보 차원에서 곡류로 소주를 제조하지 못하도록 금지한 이후 고구마 등을 발효시켜서 주정을 만들고 이것을 희석하여 제조했다. 희석식 소주에는 감미료 등 수십가지의 조미료가 들어간다. 목 넘김이 부드럽고 달콤 쌉싸름한 맛이 난다. 희석식 소주와 달리 전통 소주는 쌀·보리 등 곡류를 원료로 하며 누룩을 사용한 증류한 술이다. 향이 강렬하고 톡 쏘는 맛을 갖추고 있다.


    희석식 소주 종류와 안주
    참이슬·처음처럼. 고유명사처럼 불리는 소주 브랜드다. 서울 여느 포장마차나 고깃집에서 초록병을 흔드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다. 지역마다 차이를 살펴보면 더 재미있다. 부산에서는 “씨원 주이소” 광주에서는 “잎새주 달랑께” 한다. 지역마다 맛과 향이 다르며 종류도 다양하다. 가수 김건모처럼 떠나는 지역별 소주기행도 인생의 낙이요, 술을 마시는 재미다.
    대한민국 소주 브랜드의 대표주자는 서울의 진로 ‘참이슬’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0월 세상에 나와 실의에 빠진 많은 중년들을 달래줬다. ‘참이슬’은 지난해 1조원 어치나 팔렸다. 이제는 싱가포르 국제공항 면세점에도 당당하게 입점됐다. 소주 한류의 주인공이다. 강원 ‘처음처럼’ 충북 ‘시원한 청풍’ 충남 ‘오투린’ 전북 ‘하이트’ 전남 ‘잎새주’ 대구 ‘참소주’ 경남 ‘화이트’ 부산 ‘씨원’ 제주도 ‘한라산’ 등은 지역 대표 선수들이다.
    ‘자몽에이슬’ ‘순하리 처음처럼’처럼 단맛을 즐기는 여성들의 입맛을 겨냥해 옷을 갈아입은 소주도 제법 많이 나오고 있다. 소주는 삼겹살과 찰진 궁합을 자랑한다. 소주의 알싸한 뒷맛을 삼겹살의 기름기가 눌러준다. 입안에서 부서지는 삼겹살 사이로 퍼지는 달달한 소주 맛이 또 삼겹살을 부른다. 때로는 안주가 소주 맛을 책임진다. 한 잔 주량의 초짜라도 좋은 안주를 만나면 소주가 술술 들어간다.
    소주에는 고기와 찌개류가 잘 어울린다. 보쌈·족발·감자탕·매운탕·곱창·육회·골뱅이…. 기름기 살짝 오른 회와 쫄깃한 해산물도 참 좋은 짝꿍이다. 짜고 맵고 후루룩 넘어가는 라면은 말초적인 안주다.
    서울의 낡은 공간 을지로·충무로 뒷골목엔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가게들이 많다. 대표적 음식점으로는 감자국이 유명한 노포인 ‘동원집’, 근처엔 대창 순대로 명성이 자자한 ‘산수갑산’이 자리하고 있다. 매운 코다리찜과 소고기전이 일품인 ‘우화식당’도 찾아가볼만 하다


    .서울경제 김은강 기자

    첨부파일 서경 김은강 기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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