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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천안함 46용사’ 잊지 못할 그날의 희생과 마주서다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9-05-31 10: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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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25

    가보자! 원정대 발길을 따라서
    안타까움 담긴 방문객들의 손길에
    용사들 부조의 이마·코 ‘반짝반짝’
    심청전 속 인당수 너머엔 북녘땅이
    기암괴석 가득 ‘두무진’ 풍광 일품
      


    #심청각과 인당수
    백령도 원정대 다섯 대원들, 지난 5월 17일 우리가 오랜 시간 배를 타고 마침내 닿은 곳은 백령도의 용기포신항이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역시 비릿한 바닷내가 반겨줬다. 냉면집에서 허기를 달래고 우리가 처음으로 찾은 곳은 심청의 전설을 기리고자 지은 심청각이었다. 심청전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 전설의 무대가 백령도와 황해도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많을 것이다. 부끄럽지만 나도 여기오며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그녀가 눈먼 아버지를 위해 공양미 삼백석에 몸을 던진 인당수는 어디일까? 전설속에서 부녀를 갈라놓았던 바다는 안타깝게도 현대사 속에서는 남한과 북한을 갈라놓고 있었다. 심청각에서 멀리 바라다 보이는 땅. 그곳은 북한의 장산곶이었다. 그 사이 12킬로미터 남짓한 바다를 예로부터 인당수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날따라 날씨가 흐려 해무 너머로 보이는 북녘 땅이 나에겐 마치 어떤 환상의 대지처럼 다가왔다.


    ‘여기 오지 않고
    나의 시대를 말하지 말라
    여기 오지 않고
    나의 조국 절반도 말하지 말라…’

     

    심청각 마당에 설치된 시비의 시구를 이곳에서 직접 읽는다면 대단한 애국자가 아니라도 가슴이 살짝 뜨거워 질 것이다. 내가 그랬다. 그러나 멋있다고 생각하며 시의 서명을 보자 이내 감동은 씁쓸함으로 변했다. 고은, 그렇다 최근 불미스러운 일도 더 유명해진 바로 그 노시인이다.
    누가 알았을까? 이 비를 세우고 몇년도 되지 않아 나처럼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보는 일이 생길 줄. 그래 누가 또 알 수 있을까? 저 바다를 건너가 환상의 대지에 올라갈 날을. 최근 수년간 격변한 세상을 돌아보면 나는 그날이 불쑥 찾아와도 반가운 친구처럼, 언제든 우리에게 올 수 있다고 생각하며 발길을 돌렸다.

     

     백령도 원정대 다섯 대원들 중에 한명인 경인일보 장주석 기자가 천안함 46용사들의 부조를 쓰다듬고 있다.


    #두무진과 천안함 용사 위령탑
    우리는 용기포신항에서 빌린 낡은 렌터카를 타고 두무진으로 향했다. 중간에 양념처럼 사자바위를 구경했지만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두무진포구에 내려 야트막한 산을 오르자 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솟아 오른 기암괴석들이 눈을 가득 채웠다. 뾰족한 바위들의 형상이 장군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 두무진이라고 이름 붙여진 해안절벽과 바위들은 그야말로 비경이었다. 대한민국 명승 제 8호라고 하니 더 말해 무얼하랴. 이 작은 섬에서 거대한 스케일의 풍광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이곳에서야 비로소 여기가 관광지라는 것을 실감했다. 절벽 끝에 설치된 데크에서는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인증사진을 찍고 있었다. 400여년전 백령도로 귀양 온 어떤 이는 이곳을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며 극찬했다. 넓직한 바위가 사람의 마음도 너그럽게 했을까? 휴가나온 해병의 가족들은 기꺼이 우리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사진까지 찍어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나는 ‘두무진처럼 넓은 마음을 가져야지. 하지만 저처럼 머리가 하얗게 벗겨지면 신을 저주하겠지’라는 망상을 내려놓고 바위를 내려왔다.
    다음으로 우리는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을 찾았다. 벌써 9년의 세월이 흘렀나. 안타깝게 희생된 용사들의 부조는 가족과 방문객들이 쓰다듬은 흔적인지 이마와 코가 반짝이고 있었다. 매년 3월 말이면 이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린다. 어떻게 잊을 수 있겠냐마는 백령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곳을 꼭 찾는 듯 했다. 평일이었지만 이날도 다른 참배객들이 눈에 띄었다.


    #콩돌해변, 끝섬전망대와 백령어민
    다음날 우리는 일찍 일어나 남은 일정에 들어갔다. 콩돌해변의 돌들은 콩이 아니라 차라리 옥처럼 맨질맨질한 질감을 자랑했다. 파도에 씻겨 빛나는 색이 어찌 고운지 손이 잡고 계속 만지작 거리게 했다. 잔모래 없이 깨끗한 해변은 그냥 누워도 될 정도였다. 예쁜 녀석 하나쯤 기념품으로 가져오고 싶었지만 이곳의 돌은 천연기념물이라 반출금지라고 한다. 이어 찾아간 사곶해변은 아주 작은 모래층이 바닷물을 머금고 단단하게 뭉쳐 천연비행장으로도 쓸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있는 동안 실제로 자동차 한대가 해변으로 들어와 시원하게 달려나갔다.
    배에 오르기 전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끝섬전망대였다. 전망대에서는 바다 너머 북한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 사이에는 알 수 없는 어선 3척이 떠 있었다. 북방한계선 근처인데 대체 어떤 간 큰 사람들이 나가 있을까? 궁금해 물어보니 “저것들 벌써 몇달째 저기 있어요” 안내를 맡은 노해설사는 중국 어선들이라고 말해줬다. 다시 안타까움이 밀려오는 대목이었다. 백령도 인구 1만2000여명 중 절반 이상이 군인이고 물고기를 잡기 어려워 주민들은 대부분 농업에 종사한다는 설명에는 한이 서려있었다.
    전망대를 내려와 용기포신항에 도착한 우리는 휴가를 떠나는 해병들과 함께 뭍으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언제 여기 다시 올 수 있을까. 개성을 지나 황해도에서 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념에 빠져 잠들무렵, 저 외로운 섬이 가지 말라고 붙잡는 걸까. 돌아오는 뱃길의 파도가 유난히 높게 출렁거렸다.경인일보 장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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